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98 화. 남매가 사련을 저지른다.

서 휴 2023. 5. 13. 16:48

  29. 제양공의 시대

 

 98 남매가 사련을 저지른다.

 

그때  제양공(齊襄公)은 군부인 송녀(宋女) 죽어 정실부인 자리가

비어 있었으므로 공실과 조정에서도 급하게 상주(上奏)하였다.

 

      주공정실부인 자리를 비워놓을 수 없나이다.

      더구나 군부인 송녀(宋女)께서 아들도 없이 떠나신바

      세자 또한 자리가 비어 있나이다.

 

      두 아들이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주공, 그러나 정실부인 자라가 비어 있나이다.

 

      어이하면 좋겠소.

      (왕실의 왕희(王姬공주가 어떠실는지요

 

      왕실의 왕희(王姬공주라.

      왕희(王姬공주는 어떤 성품이오

 

      왕희(王姬공주께서는 지조가 굳고

      말과 행동의 폭이 넓어 인자하다고 하옵니다.

 

      다들 그리 생각하는 것이오

      주공모두 들 그리 생각하나이다.

 

그 당시에 혼인하려면 반드시 중매인을 두어야 하며그 중매인은
그 혼사를 끝까지 관장하여야 하는 책임이 따르고 있었다.

 

      (나라는 원래부터 왕실과 가까우며

      더구나 문강(文姜)이 시집가게 되어

      노환공은 제양공의 매부가 되는바

      혼사의 중매를 부탁하기가 좋은 사이였다.

 

노환공은 제양공의 청을 기꺼이 받아드려 혼사가 잘 성사되도록

성심껏 노력하였던바왕실에서도 그 뜻을 받아들였다.

이에 노환공(魯桓公)은 혼례 일을 정해 왕실에 올려야 했다.

 

      그 당시 여인이 공녀(公女)로써 시집을 가게 되어,

      그 나라의 군부인(君夫人)이 되고 나면,

 

      부친이 살아있어도아무 때나 친정 나라에

      갈 수 없는 엄격한 관습이 있었다.

 

      10여 년 넘게 가지 못하였던 문강(文姜)

      친정인 제(나라에 더욱 가고 싶어졌다.

 

      더구나 그렇게 사랑하며 그리워하던

      오라비인 제양공(齊襄公)를 몹시 보고 싶어졌다.

 

제양공(齊襄公)은 노환공(魯桓公)에게 감사를 드리면서기왕이면

문강(文姜)도 함께 와주길 바란다며부부를 함께 초청하였다.

 

      주공어찌 그리 무심하시나이까

      친정에 가본 지가 14년이나 되었어요.

      이번엔 꼭 가보고 싶사옵니다

 

문강(文姜)은 제(나라의 소식을 전해 듣자자기도 친정에

꼭 가보고 싶다면서노환공(魯桓公)을 밤새도록 졸라대었다.

 

      내일은 제(나라에 부부 동반으로 떠나겠노라.

      주공신 대부 신수(申繻)이옵니다.

 

      주공여자는 내실에서 살아야 하며

      남자는 바깥채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사옵니다.

 

      이러한 예()를 지키지 않으시게 되면

      서로 존중하지 않을 수 있사옵니다.

 

      서로 존중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

      서로 간에 어려운 사태가 벌어지게 되옵니다.

 

      여자가 출가하여그 부모가 살아 계실 때는

      해마다 한 번씩은 친정을 다녀올 수 있사오나?

 

      이제 양친이 모두 돌아가신 바이므로오라비에게

      문안을 드리러 친정에 가는 법은 없사옵니다.

 

      예로부터 우리 노(나라는 예의를 숭상하옵는데

      어찌 예()를 떠나 동행하려 하시나이까

 

      신수(申繻)는 너무 염려치 마시오

      14년 만에 친정에 간다니 말릴 수가 없었소.

 

      혼사 문제만 정리하고 금방 돌아올 것이오.

      별문제가 없을 것이니 세자 동()과 잘 있소!

 

노환공은 대부 신수(申繻)의 간청을 이해시키며 어가(御駕)에 올라

어느덧 락수(濼水땅에 이르게 되었으며먼저 와서 기다리던

제양공(齊襄公)을 만나게 되어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노후(魯侯매부님어서 오십시오.

      제후(齊侯), 환영해주시어 고맙소이다.

 

      노후(魯侯매부님께서 성심껏 애써준 덕분에

      왕희(王姬공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노후께서 여러 가지로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허허너무 과다히 칭찬하지 마시오.

 

노환공은 제양공에게 주장왕(周莊王)의 명을 전하고, 왕희(王姫)

공주의 혼사 문제를 간단히 의논하였다.

 

그들은 서로의 어가에 올라 천천히 제(나라 임치(臨淄)

입성하게 되며미리 준비하여놓은 큰 연회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제양공(齊襄公)은 그때야 비로소 문강(文姜)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 얼굴인가.

      옛날보다 이제는 한껏 무르익어 농염(濃艷해졌구나.

      아름답구나무르익은 모습이 너무 아름답구나.

 

제양공은 문강(文姜)의 모습에 감탄하면서, 노환공 부부를 극진히

환대하여 주었으며,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며 모두 술에 취하여

거나해지자, 문강文姜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이야기를 걸었다.

 

      문강(文姜오랜만에 친정에 왔으니

      궁을 들어가 한번 둘러보면 어떻겠냐

 

      오랜만에 연빈連嬪을 만나보면 어떻겠냐

      어유오랜만에 좋지요오라버니

 

문강(文姜)은 연빈(連嬪)과 궁녀들을 만나보라고제양공(齊襄公)

기분 좋게 제안을 하자기다렸다는 듯이 서슴없이 대답하였다.

 

      오라버니가 나를 잊지 않고 있었구나.

      그래옛날의 꽃 시를 잊지 않고 있는거야.

 

문강(文姜)은 옛날의 일이 솟구치면서 몸이 달아올랐으며잠깐만

다녀오겠다며 노환공(魯桓公)의 허락을 받자마자 얼른 따라나선다.

 

      문강(文姜노환공과 지내기가 어떠하냐.

      어 휴나이가 많아 별로 재미가 없어요.

 

      이곳은 아무도 모르는 밀실이야

      듣거나 보는 사람이 없으니 안심해라

 

      문강(文姜너무 보고 싶었단다.

      오빠저도 무척이나 보고 싶었어요.

 

      우리가 헤어진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

      아유, 오라버니 10년이 뭐예요.

      ()이가 13살이니 벌써 14년이나 되었지요.

 

      이 좋은 술을 마시며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보자.

      좋지요오라버니

 

      오라버니자꾸 만지지 말아요

      아이옷을 벗기면 어떻게 해요.

 

      부끄러워해우린 알걸 다 알잖아.

      가만있으라니까잠깐만 참아봐.

 

서로는 제양공(齊襄公)이 미리 준비한 밀실에서 술을 주고받다가,

욕정을 참지 못하여 뜨거운 정을 나누면서 밤을 새우고 말았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을 사련(邪戀)이라 한다.

      도리에 벗어난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 이복형제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리라.

 

      이복 남매는 서로 사랑하며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실로 14년 만에 만나 모든 욕정에 불을 지른 것이다.

 

      이들은 한 나라의 군주며한 나라의 군부인 이란

      사실을 잊은 채 애타는 마음으로 서로의 몸을 덮쳤다.

 

노환공(魯桓公)은 영빈관의 홀로 앉아 기다렸으나문강(文姜) 

돌아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으며어느새 삼경이 지나가고 있었다.

 

      제양공의 술 취한 눈빛이 이상했었지

      남매 지간인데 설마 그럴 리야 있겠는가

 

      내가 문강(文姜)을 무척 사랑하지만

      이렇게 마음 설레 보기는 처음이로구나

 

      설마, 아무 일이 야 생기겠는가

      아무렴 아무 일이 없어야 하지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가며새벽닭이 울고 동틀 무렵이 되자,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노환공은 시종을 불러 조용히 명했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구나.

      제궁(齊宮)에 들어가 조용히 좀 알아보아라.

 

      주공이제 돌아왔나이다.

      그래 좀 알아보았느냐

 

      제후께서는 송녀가 죽은 이래로

      오직 연빈(連嬪만을 후궁으로 두고 있을 뿐이옵니다.

 

      연빈(連嬪)은 대부 연칭(連稱)의 여동생이 돼 오며

      연빈(連嬪)과는 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하옵니다.

 

      하온데제양공(齊襄公)과 문강(文姜)

      오누이끼리 밀실에서 정겹게 술을 마시며,

      단둘이 밤을 지새웠다고 하옵니다.

 

      뭣이라고 밤새 제공(齊公)과 단둘이 술을 마셨다고.

      그럴 수가 정말 기분 나쁘구나

 

노환공은 영빈관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시종을 일찍 제궁(齊宮)

들여보내둘 사이의 은밀한 관계를 알게 되자치솟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는데, 그때야 문강(文姜)이 핼쑥한 얼굴로 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제 오시 오.  

      연빈(連嬪)과 같이 있으면서 술을 좀 마셨사옵니다.

 

      그대의 오라비도 같이 술을 마신 것이오

      아니요오라비는 없었사옵니다.

      여인네 술자리에 어찌 남정네가 끼겠습니까?

 

      언제 술자리가 끝났소?

      오래간만에 만난 탓으로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아마도 밤이 제법 깊었을 겁니다.

 

99 . 불륜으로 지아비를 죽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