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95 화. 원한을 사면 보복 당한다.

서 휴 2023. 5. 10. 16:40

95 . 원한을 사면 보복 당한다.

 

좌공자 예()와 우공자 직()은 위선공(衛宣公), 세자 급자(急子),

공자 수(), 이 세 사람에 대한 헛소문이 그럴듯하게 먹혀들어 가자

(왕실에  사자를 보내 공자 검모(黔牟)를 모셔왔으며

새로운 위후(衛侯) 세워버렸다.

 

신료들이 새로 즉위한 검모(黔牟)를 알현하고 충성을 맹세하자,

공자 검모(黔牟)는 지난 일을 정리하고자 다음과 같이 명했다.

 

      급자(急子)와 공자 수()를 위하여 새롭게 상()

      발하고, 두 공자의 묘를 다시 개장해 주도록 하라.

 

      사자를 주(왕실에 보내어 공자 검모(黔牟)

      위후(衛侯)에 즉위하였음을 알리도록 하라.

 

      영궤(寧跪)는 변경에 나아가 길목을 지키며

      위혜공(衛惠公)이 돌아오는 길을 막도록 하라.

 

      주공,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선강(宣姜때문입니다.

      급자(急子)와 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여자를 죽이지 않고는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선강(宣姜)의 죄는 죽어 마땅하나?

      제후(齊侯)의 누이동생이라만약 죽인다면

      제후(齊侯)가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올 수도 있소이다.

 

      주공, (나라와 수교를 맺을 때를 대비하여

      당분간 살려두기로 하십시오.

 

조정의 논의가 합의되자, 좌공자 예()와 우공자 직()은 별궁에

선강(宣姜)을 머물게 하였다.

 

한편 정소공(鄭昭公)의 동생인 정려공(鄭厲公)이 군주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4개국 연합군을 만들어 쳐들어오고 있었다.

 

      주공파발이옵니다.

      정려공(鄭厲公)이 복위를 하겠다며

      (), (), (), ()와 연합군을 만들어

      지금 우리 정(나라에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다급해진 정소공(鄭昭公)은 급히 제족(祭足)을 불렀다.

이에 제족(祭足)은 상황을 살피고 난 후, 4개국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자. 자신감을 가지고 대답하였다.

 

      주공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신이 대릉(大陵)을 지키고 있는 대부 부하(傅瑕)

      힘을 합쳐 반드시 물리치고 돌아오겠나이다.

 

제족(祭足)은 대부 부하(傅瑕)와 함께 대릉(大陵언덕에 진채를

세우고, 빈틈없는 방어 계획을 세우면서, 다양한 참호를 길게

파게 하면서, 장기전까지 펼쳐낼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군사들은 잘 듣도록 하라

      우리 정군(鄭軍)은 진채를 굳게 지켜야 한다.

 

      송(나라를 뺀 노(), (), (),

      세 나라는 자기들과 관련된 싸움이 아니므로

      기를 쓰고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나라는 우리와 싸워보았자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이 언덕바지에 성벽처럼 길게 참호를 만들어

      공격과 후퇴를 반복하는 전술을 펼칠 것이다.

 

      우리는 장기전을 펴야 하므로

      모두 일당백의 용기로 싸워야 한다

 

한겨울 12월에 출병한 연합군은 제족(祭足)의 전술에 말려들어

무려 6개월간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지칠 대로 지치고 말았다.

 

어느새 해를 넘겨 여름이 다가오나 끝내는 지루한 장기전을

펼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되었으며 더구나 장마철이 다가왔다.

 

      지칠 대로 지친 4개국 연합군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이때 노(나라가 먼저 철군하자이어서

      (), (), (나라도 각자 회군함으로써

 

      정소공을 제거하고자 연합군까지 동원하였던

      정여공의 침공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송장공(宋莊公)은 아무 이득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면서

오히려 정소공(鄭昭公)과 제족(祭足)에게 원한만 더 산 셈이 된다.

 

연합군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회군하게 되나! 뜻밖에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위혜공(衛惠公) ()이 된다.

 

      주공급한 파발이옵니다.

      국내 사정이 긴박하옵니다.

      새로운 위후(衛侯)에 검모(黔牟)를 세웠습니다.

 

      아니뭐라고 검모(黔牟)라고 하였느냐?

      아니나 위혜공(衛惠公)이 있는데

      새 군주를 세우다니 말이 되느냐?

 

      주공그렇사옵니다

      좌우 두 공자가 배반하였사옵니다

 

      허 어이거 큰일이다어찌하면 좋겠냐.

      주공후일을 기약하시옵소서.

 

      허 어할 수 없구나

      (나라 임치(臨淄)로 가야겠다

 

위혜공(衛惠公)은 귀국하려다가, 검모(黔牟)를 새로운 위후(衛侯)

세웠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깜짝 놀라면서 몹시 당황하였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 선강(宣姜)의 오빠가 되며, 외숙이 되는

제양공(齊襄公)에게 몸을 의탁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눈물을 뿌리며 (나라 임치(臨淄)로 떠나가게 되었다.

 

      위혜공(衛惠公()이 망명을 왔단 말인가?

      제후(齊侯)께옵서는 절을 받으시옵소서.

 

      위혜공어서 오시 오.

      위혜공은 내 누이의 아들이 아닌가?

      아무 염려 말고 이곳에 있도록 하라

 

제양공(齊襄公)은 위혜공(衛惠公) 삭(朔)을 조카라 부르면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불편이 없도록 보살펴주기로 하자위혜공은

크게 감격하여 눈물부터 뿌리면서 맹세하는 것이다.

 

      외숙부삭(朔) 이옵니다.

      이 삭(朔)이 다시 위후(衛侯) 자리에 오르게 되면

      위(衛) 나라 부고(府庫)에 있는 모든 보물과 재화를

      외숙부 임께 모두 바치겠나이다.

 

제양공(齊襄公)이 삭(朔)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노환공(魯桓公)이 보낸 사자가 당도하여 뵙기를 청한다.

 

      저희 주공께서 제후(齊侯)께 아뢰라 하였나이다.

      저희 노후(魯侯)께서 왕실과 혼인(婚姻)을 중재한바

      왕실에서 하가(下嫁)를 허락받았나이다.

 

      또한저희 노후(魯侯)께서 혼사를 주관하도록

      왕께서 명하셨다며 이에 전하라 하였사옵니다.

 

제양공은 얼마 전 군부인 송녀(宋女)가 죽고 정실부인 자리가 비어

있었으므로,  이에 문강(文姜)이 노(魯) 나라에 시집가게 되어 매부가

된 노환공(魯桓公)에게 청혼을 부탁한바왕실의 왕희(王姫 ) 공주를 

제양공(齊襄公)에게 시집보내기로 허락을 받아 낸 것이다.

 

      저희 노후(魯侯)께옵서 혼사를 상의하러

      제 나라에 오시겠다는 뜻을 전하라 하셨사옵니다.

 

      좋소그리 합시다?

      어느 날짜가 좋겠소?

 

이 일로 제양공(齊襄公)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였던 이복 여동생

문강(文姜) 생각이 떠올랐으므로, 기왕이면 문강(文姜)함께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고별도의 사자를 노(魯) 나라에 

보내면서또한 특별히 문강(文姜)을 초청하였다.

 

      주공위혜공(衛惠公) 삭(朔)이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어서 들어오라고 하라.

 

       나라 정벌은 언제 하시겠사옵니까?

      은 나의 말을 듣도록 하라.

 

       나라의 검모黔牟는 주 왕실의 사위로

      나와는 장차 동서지간이 될 사람이다.

 

      (왕실에 혼사를 청하고 있으므로

      (나라 정벌은 잠시 뒤로 미루도록 하겠노라.

 

      외숙부제후(齊侯,

      기쁜 경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으나?

      어머니의 안위가 걱정되어 마음을 놓을 수 없나이다.

 

      주공신 공손무지(公孫无知) 이옵니다.

      위혜공(衛惠公)의 말과 같이

      지금 시급한 일은 선강(宣姜)의 일입니다.

 

      위(衛) 나라 검모(黔牟)가 선강(宣姜)

      죽이지 못하도록 꼭 막아내야 하옵니다.

 

      으흠옳은 말이로다. 좋은 방안이 있겠는가?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어서 묘책을 말해보라.

 

      주공위(衛) 나라 검모(黔牟)의 동생인 공자 석(碩)

      우리 제() 나라에 망명하여 살고 있사옵니다.

 

      공자 석(碩)은 부인과 사별하여 홀몸이 되어있습니다.

      공자 석(碩)을 선강(宣姜)과 부부의 연을 맺게 한다면

 

      선강(宣姜)이 검모(黔牟)의 제수씨가 되는 것이므로

      그리되면 선강(宣姜) 쉽게 죽이지 못할 것입니다.

 

      주공, 그리된다면 위혜공(衛惠公)이 복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허 어좋은 방안이로다.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알아서 잘 하고 돌아오라.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제양공(齊襄公)의 명령을 받자마자,곧바로

수레의 예물을 싣고는 공자 석(碩)을 데리고위(衛)에 갔으며

새로 즉위한 검모(黔牟)를 알현하게 되었다.

 

      제후(齊侯)께서 위후(衛侯)의 즉위를 축하드리라 하옵니다.

      반갑고 고맙소다른 내용은 없소.

 

      한 가지 부탁이 있사옵니다.

      공자 석()과 선강(宣姜)

      좋은 인연을 맺게 되길 바라나이다.

 

      허 어그게 될 수 있는 일이겠소?

      선강(宣姜)과 석(碩)은 서모와 아들 사이가 아니오?

 

      위후(衛侯)께옵서는 우선으로 위(나라 신료들이

      이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봐 주십시오.

 

96 . 서모와 아들이 같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