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상 석 상 石 像 서 휴 고고한 자세여 홀로 서러워하나. 고독이 벗이노라 말하며 도 하늘을 보며 목을 축이는 너 마음은 재를 넘고 산을 넘고 구름과 비와 바람과 지루한 세월을 탄하며 홀로 걷는구나. 홀로 걷는구나. 걷다가 홀로 걷다가 머무는 곳이 어디일까. 마음 이야기 2012.03.25
살아가야할 돌 살아가야할 돌 서길수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때립니다. 아 앙 울었습니다. 삼백 여일 싹이 터 형체를 만들며 엄마의 배안에서 팔 다리 힘을 길러 산고를 겪게 하며 세상에 나와 세상 사람들과 첫 만남이 맞는 일이라니요 다 뜨이지 않는 눈으로 말할 수 없어 목소리 돋우어 울었습니다. 세.. 바둑 이야기 2012.03.25
사람치는 돌 사람 치는 돌 서 길 수 상록수 기원에는 철 대문이 둘이 있다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이다 구분이 안 될 때가 더 많다 들어가는 문이 뻑뻑하여 못 들어온 손님도 있단다. 나아가 찾아온 손님과 술 한 잔 하다 기료를 못 냈다 상록수기원 홍 원장은 다 알면서도 기료 예길 하지 않는다 왜일.. 바둑 이야기 2012.03.25
빗물이 되어 빗물이 되어 서 휴 우리의 마음이 빗물이 되어 흘러간다면 흘러가면서 허기진 이의 마음을 씻겨주며 굶주린 이의 배를 채워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애타게 우는 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그를 보듬어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메마른 이의 가슴을 안아주며 촉촉한 사랑을 심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먼 길을 돌아온 이의 심신을 어루만지며 지나온 세월을 다듬어 새로이 갈 수 있도록 해줄 수가 있을까 흘러가면서 서로 사랑하도록 얼싸안게 해주며 함께 노래 부르며 기뻐하며 가도록 할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방울방울 베풂을 나누어주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가게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베풀며 살아왔으며 얼마나 베풀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빗물이 되어 살아간다면 ****** 부처님.. 마음 이야기 2012.03.25
미소하는 돌 미소하는 돌 서길수 언성을 높여도 소리를 질러도 때론 차근차근 설명하다 싸움까지 하며 말을 하여도 왜 잘 들어주지 않을까 섭섭한 마음이 따라다닌다. 상록수 기원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언성이 높은 사람 소리를 잘 지르는 사람 밉지 않게 잘 싸우는 사람 재미있는 이야기로 즐.. 바둑 이야기 2012.03.25
떠남 떠 남 서 휴 떠남이 이리 어렵습니까. 큰 그림은 허공에 사라지고 다시 그려지며 나야 나 가겠노라고 부르며 손짓하다 을쓰년히 지쳐 망설여지는 마음 하루하루가 배암처럼 감돌며 가지 말라고 오늘도 여기에 삶의 재미가 있다고 즐거움이 있다고 그래도 하루하루가 못내 역겨워 토하면서도 새 짐을 지고 힘차게 떠나기가 이리도 어렵습니까. 짐을 버렸습니다 옛 생각을 버렸습니다 옛 옷을 다 버렸습니다 그래도 밤하늘의 안개 발처럼 뭉개진 생각들이 끊어질 듯 스쳐 지나갑니다. 미련이라는 것이 떠난다는 것이 버린다는 것이 기러기처럼 훨훨 난다는 것이 이리도 어렵습니까 마음 이야기 2012.03.25
땅꾼 땅 꾼 서 휴 허리 굽은 늙은이 초라한 행색 허 어어 웃는 얼굴 사양의 걸음 오늘도 마을 따라 한술 밥그릇 찾아온 정성에 담배 올리면 닳아진 얼굴에 웃음이 가득 아들은 서울의 공공 양복점 딸 녀석은 시골집 맏며느리 따스한 이야기꽃 피우고 한 손에 든 한 자루 예닐곱 뱀이 꿈틀대다 허기져 지쳐버렸나 어제도 산 따라 오갔던 마을 허약한 이 돕겠다며 떠도는 인생 잡아야 할 좋은 뱀도 비싼 값에 살 사람도 목메어 찾지 않아 편안하다며 허허 웃는 웃음 세상 벗어나 산 넘어가네 마음 이야기 2012.03.25
구름이 가듯 구름이 가듯 서 휴 낙엽이 이는 오솔길 따라 오르내리며 땀은 흐르는 데 임은 상긋이 웃으며 오라 합니다. 가을빛 하늘에 떠가는 저 구름 바위와 숲길을 오르내리며 하얀 구름 보며 걷는 내 모습 그 임은 구름 따라가며 상긋이 웃으며 또 오라 합니다 오랜 세월 땀을 닦으며 오르내리는 산 위에서 그 임은 또 손짓합니다 기나긴 세월. 짧았던 시절 지나며 살아왔던 나날 들 가을 하늘에 하얀 구름이 가듯 모두 그냥 두고서 떠나라 합니다 세월의 마음도 가벼이 가라 합니다. 그냥 내려놓고서 가벼이 가라 합니다. 마음 이야기 2012.03.25
봄비 봄 비 서 휴 쉬엄쉬엄 봄비는 내리고 희미한 가로등은 새벽을 밝히고 스쳐 지나는 소리가 스쳐 지나는 봄비가 가로등 지나 살며시 웃으며 다가올 듯 휘파람 되어 즐거이 노래 부르며 다가올 듯 봄비 속에 보고 싶은 사람 옷깃을 여미며 다가올 듯 아침 몸단장하는 듯 그 모습 거울 보고 또 보는 듯 거울 속에도 봄비가 오고 있을까 내 마음 거울 속에 비치고 있을까 봄비야, 봄비야 봄비야 편지 되어 실어가 다오 봄비에 애타는 내 마음 봄비에 그대 마음 실어와다오 설렌다, 설렌다 그리운 봄비야 마음 이야기 2012.03.25
비오는 날의 사랑 비오는 날의 사랑 서 휴 그렇게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받쳐 들고 카페 앞에 서있는 나를 보며 뛰어 왔습니다. 옷자락엔 빗물이 튀어도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늦게 와 미안하다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아도 기다려주는 나의 눈빛을 보며 기다려주는 나의 마음을 보며 발그레한 얼굴로 나의 팔을 잡고 앉았던 그 자리에 우산을 놓았습니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우리는 커피 잔 우에 어느 이야길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마냥 시간이 흘러도 짧기만 하였습니다. 비오는 날의 카페는 주인도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창가에 앉으라고 마주보며 앉으라고 장대처럼 비가 오는 날에도 쫒아와 팔을 잡고 그 카페 그 창가에 얼굴을 마주 놓고 앉아있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고 너무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카페 주인의 말을 들으며 도 이것.. 사랑 이야기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