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비오는 날의 사랑

서 휴 2012. 3. 25. 00:36

비오는 날의 사랑

서 휴

 

그렇게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받쳐 들고

카페 앞에 서있는 나를 보며 뛰어 왔습니다.

옷자락엔 빗물이 튀어도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늦게 와 미안하다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아도

기다려주는 나의 눈빛을 보며

기다려주는 나의 마음을 보며

 

발그레한 얼굴로 나의 팔을 잡고 앉았던 그 자리에

우산을 놓았습니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우리는 커피 잔 우에 어느 이야길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마냥 시간이 흘러도

짧기만 하였습니다.

 

비오는 날의 카페는 주인도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창가에 앉으라고 마주보며 앉으라고

 

장대처럼 비가 오는 날에도 쫒아와 팔을 잡고

그 카페 그 창가에 얼굴을 마주 놓고 앉아있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고 너무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카페 주인의 말을 들으며 도

 

이것이 사랑이란 걸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이렇게 보고파 하는 것이

사랑이란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창밖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빗물에 가려 가로등이 희미할 때

우리도 돌아가야 한다는 걸 눈빛으로 주고받았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두 손으로 우산대를 같이 잡으며

포개지는 손의 열기로 따스한 몸의 열기가 되며

얼굴을 보지 않으며 도 몇 마디의 말이 아님에도

 

손을 잡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며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잡으며

우리의 몸을 잡으며

 

우리를 하나로 만들고 있다는 걸

이것이 사랑이란 걸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그 카페 그 창가에 우리의 사랑이 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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