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사랑
서 휴
그렇게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받쳐 들고
카페 앞에 서있는 나를 보며 뛰어 왔습니다.
옷자락엔 빗물이 튀어도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늦게 와 미안하다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아도
기다려주는 나의 눈빛을 보며
기다려주는 나의 마음을 보며
발그레한 얼굴로 나의 팔을 잡고 앉았던 그 자리에
우산을 놓았습니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우리는 커피 잔 우에 어느 이야길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마냥 시간이 흘러도
짧기만 하였습니다.
비오는 날의 카페는 주인도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창가에 앉으라고 마주보며 앉으라고
장대처럼 비가 오는 날에도 쫒아와 팔을 잡고
그 카페 그 창가에 얼굴을 마주 놓고 앉아있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고 너무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카페 주인의 말을 들으며 도
이것이 사랑이란 걸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이렇게 보고파 하는 것이
사랑이란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창밖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빗물에 가려 가로등이 희미할 때
우리도 돌아가야 한다는 걸 눈빛으로 주고받았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두 손으로 우산대를 같이 잡으며
포개지는 손의 열기로 따스한 몸의 열기가 되며
얼굴을 보지 않으며 도 몇 마디의 말이 아님에도
손을 잡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며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잡으며
우리의 몸을 잡으며
우리를 하나로 만들고 있다는 걸
이것이 사랑이란 걸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그 카페 그 창가에 우리의 사랑이 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