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야기

살아가야할 돌

서 휴 2012. 3. 25. 16:00

살아가야할 돌

서길수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때립니다.

아 앙 울었습니다.

 

삼백 여일 싹이 터 형체를 만들며

엄마의 배안에서 팔 다리 힘을 길러

산고를 겪게 하며 세상에 나와

 

세상 사람들과

첫 만남이 맞는 일이라니요

 

다 뜨이지 않는 눈으로

말할 수 없어 목소리 돋우어 울었습니다.

 

세상에 나왔으니

살아가는 공부도 해야 하고

세상 물정도 알아야한답니다

 

어쩌면 시련 속에 잘 살아가라고

때리는 것 같습니다

 

흰 돌로 때리는 건지요.

검은 돌로 때리는 지요

 

아무래도 아픕니다.

아 앙 울었습니다.

                                   

'바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사해선 안 되는 물건  (0) 2013.03.23
아침마다 걷는돌  (0) 2012.03.26
사람치는 돌  (0) 2012.03.25
미소하는 돌  (0) 2012.03.25
낙옆같은 돌  (0) 201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