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야할 돌
서길수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때립니다.
아 앙 울었습니다.
삼백 여일 싹이 터 형체를 만들며
엄마의 배안에서 팔 다리 힘을 길러
산고를 겪게 하며 세상에 나와
세상 사람들과
첫 만남이 맞는 일이라니요
다 뜨이지 않는 눈으로
말할 수 없어 목소리 돋우어 울었습니다.
세상에 나왔으니
살아가는 공부도 해야 하고
세상 물정도 알아야한답니다
어쩌면 시련 속에 잘 살아가라고
때리는 것 같습니다
흰 돌로 때리는 건지요.
검은 돌로 때리는 지요
아무래도 아픕니다.
아 앙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