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떠남

서 휴 2012. 3. 25. 15:12

떠 남

서 휴

 

떠남이 이리 어렵습니까.

큰 그림은 허공에 사라지고

다시 그려지며

 

나야 나

가겠노라고 부르며 손짓하다

을쓰년히 지쳐 망설여지는 마음

 

하루하루가

배암처럼 감돌며 가지 말라고

 

오늘도 여기에 삶의 재미가 있다고

즐거움이 있다고

 

그래도

하루하루가 못내 역겨워 토하면서도

 

새 짐을 지고 힘차게

떠나기가 이리도 어렵습니까.

 

짐을 버렸습니다

옛 생각을 버렸습니다

옛 옷을 다 버렸습니다

 

그래도 밤하늘의 안개 발처럼

뭉개진 생각들이

끊어질 듯 스쳐 지나갑니다.

 

미련이라는 것이

떠난다는 것이

버린다는 것이

 

기러기처럼 훨훨 난다는 것이

이리도 어렵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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