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땅꾼

서 휴 2012. 3. 25. 15:10

땅 꾼

서 휴

 

허리 굽은 늙은이

초라한 행색

 

허 어어 웃는 얼굴

사양의 걸음

 

오늘도 마을 따라

한술 밥그릇

 

찾아온 정성에 담배 올리면

닳아진 얼굴에 웃음이 가득

 

아들은 서울의 공공 양복점

딸 녀석은 시골집 맏며느리

 

따스한 이야기꽃 피우고

한 손에 든 한 자루

 

예닐곱 뱀이 꿈틀대다

허기져 지쳐버렸나

 

어제도 산 따라 오갔던 마을

허약한 이 돕겠다며 떠도는 인생

 

잡아야 할 좋은 뱀도

비싼 값에 살 사람도

목메어 찾지 않아 편안하다며

 

허허 웃는 웃음

세상 벗어나 산 넘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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