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빗물이 되어

서 휴 2012. 3. 25. 15:43

빗물이 되어

서 휴

 

우리의 마음이 빗물이 되어

흘러간다면

 

흘러가면서 허기진 이의 마음을 씻겨주며

굶주린 이의 배를 채워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애타게 우는 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그를 보듬어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메마른 이의 가슴을 안아주며

촉촉한 사랑을 심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먼 길을 돌아온 이의

심신을 어루만지며

 

지나온 세월을 다듬어

새로이 갈 수 있도록 해줄 수가 있을까

 

흘러가면서 서로 사랑하도록 얼싸안게 해주며

함께 노래 부르며 기뻐하며 가도록 할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방울방울 베풂을 나누어주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가게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베풀며 살아왔으며

얼마나 베풀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빗물이 되어

살아간다면

 

 

****** 부처님 오신 날 봉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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