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94 화.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서 휴 2023. 10. 13. 15:25

 294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호언(狐偃)은 다음 날 새벽녘이 되어서야 굳은 결심을 세웠다.

날이 밝자 마침 공손 고()가 문안 인사차 공관에 들렀을 때다.

 

       사마(司馬)께 죄송스러운 말씀입니다만,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여쭤야 겠소이다.

 

       아니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어서 말씀해보십시오.

 

       다름 아니라우리는 고국에 돌아가려는 일념뿐이오

       귀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송()나라는 초(나라에 폐하고 난 후

       너무 어려워져 힘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주공의 병세가 더욱 악화하여

       우리로선 군사를 동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사마(司馬)의 솔직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아니, 벌써 떠나실 작정입니까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소이다.

 

       몹시 섭섭하나, 그 뜻을 잘 알겠습니다.

       좋은 후견국(後見國)을 만나 큰 뜻을 이루십시오

 

       사마(司馬, 이해해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우리 주공께는 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날로 중이(重耳일행은 떠날 준비를 하였으며, 공손 고()

호언(狐偃)이 말한 뜻을 송양공(宋襄公)에게 그대로 보고하였다.

 

      나의 부덕으로 진(공자를 붙잡지 못하는구나

      너무나 아쉬운 일이로다여정(旅程)에 필요한

      충분한 수레와 말들을 보내주도록 하라

 

송양공((宋襄公)은 여정(旅程)에 필요한 양식과 의복과 물품 등을

충분히 챙겨주었으므로중이(重耳일행은 송양공(宋襄公)

후의에 깊이 감사드리며 정(나라와 초(나라를 향해 떠났다.

 

      세자 왕신(王信)은 잘 듣도록 하라.

      나는 목이(目夷)의 말을 듣지 않다가

      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도다

 

      세자가 군위에 오르게 되면 반드시

      매사(每事)를 목이(目夷)에게 물어 시행하라

 

      (나라는 불공대천(不共戴天)의 원수이다.

      (나라와는 절대로 우호를 맺지 말라.

 

      중이(重耳)는 천하의 패공(霸公)이 될 기상이로다.

      중이(重耳)가 돌아가면 진()의 군후가 될 것인바

 

      세자는 중이(重耳)와 친분을 두터이 하여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내도록 하라.

 

중이(重耳일행이 상구(商丘성을 떠나고 나자얼마 지나지 않아

송양공(宋襄公)은 홍수전투(泓水戰鬪)에서 초성왕(楚成王)이 쏜

화살이 공교롭게도 허벅지에 꽂혀 상처가 더욱 심하게 퍼졌다.

 

      송양공(宋襄公)은 세자 왕신(王信)에게 마지막으로

      유훈을 남기면서 안타까이 세상을 떠나가고 만다.

 

송양공이 재위 14년 만인 기원전 637년에 죽자세자 왕신(王信)

눈물로써 아버지 송양공(宋襄公)에게 재배하고 유언을 받들었다.

세자 왕신(王信)이 곧 송성공(宋成公)으로 불리게 된다.

 

중이(重耳)와 가신 일행은 송(나라를 떠나 정(나라를 향해

가면서 조쇠(趙衰)는 중이(重耳)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쇠(趙衰), 뭐가 그리 기분이 좋으시오

      공자님들어보십시오

 

      열국의 군 후들이 이제야 비로써

      공자의 영웅 됨을 알아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공자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송양공(宋襄公)은 군자의 풍모를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다만, 죽고 사는 치열한 전쟁에서

      병법이란 걸 전혀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인의(仁義)를 지키면적군도 내가 하는

      인의(仁義) 따라올 줄로 편안히 생각한 것이지요.

 

      이런 군주만 있다면 천하가 얼마나 태평하겠습니까

      송양공(宋襄公)께서 빨리 병상에서 일어나길 바라며

      앞으로 큰 뜻을 펼치시길 기원하는 바입니다.

 

길을 가다가 자기 마음을 잘 내비치지 않던 조쇠(趙衰)가 모처럼

기뻐하자가신들도 쾌활하게 떠들며 (나라에 가까워졌다.

 

      뜻밖의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오(夷吾)가 병상에 누웠답니다.

 

      그거 확실한 이야기요

      진궁(晉宮)에 들렸다 나온 사람의 이야기랍니다.

 

이오(夷吾)라면 중이(重耳)의 이복동생으로지금의 진혜공(晉惠公)

말한다어린 시절에는 형제의 우애가 남달리 깊었으나이오(夷吾)

군주가 되면서는중이(重耳)가 군주 자리를 탐낼까 걱정하여

발제(勃鞮)자객(刺客)을 시켜 죽이려고 암살까지 명했었다.

 

      진혜공(晉惠公)의 병세는 어떠한가

      금방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 합니다.

 

      만약 진혜공(晉惠公)이 죽는다면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 다가올지 모릅니다.

 

      (나라에 세자 어()가 인질로 잡혀있으니

      (나라 진목공(秦穆公)의 태도에 달려 있지요

 

      그리되면 먼 초(나라까지 찾아가

      도움받을 시간이 없지 않겠습니까

 

      (나라 대신 정(나라의 도움을 받는다면

      거리가 가까워져 더 빨리 귀국할 수 있습니다

 

      정(鄭) 나라에 도착해  상황을 살펴보면서

      도움을 받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중이(重耳일행은 정(나라에 간절한 희망을 걸면서걸음을

더욱 재촉하여드디어 정(나라 영토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정문공(鄭文公)은 정장공(鄭莊公)의 손자이다.

      정장공(鄭莊公)은 정(나라의 제3대 군주였으며

 

      주(왕실의 경사(卿士)로 있으면서

      제후들을 불러 회맹(會盟)을 주재하기도 하며,

      정(나라의 최전성기를 이끌기도 하였다.

      

돌이켜보면 춘추시대(春秋時代최초로 천하의 패권(覇權)을 쥐는

패공(覇公)의 시대를 연 것이 정장공(鄭莊公)이라 할 수도 있다.

 

      공자정장공(鄭莊公)의 화려한 전성기도

      자식들의 군위(다툼으로 완전히 멀어졌지요.

 

      정여공(鄭厲公)은 형인 정소공(鄭昭公)

      죽임으로써 끝내 군위를 차지하였지요.

 

      그러나, 정여공(鄭厲公)의 아들인 정문공(鄭文公)

      할아버지 정장공(鄭莊公)처럼 화려한 역할을

      하고 싶겠지만그 역량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정문공은 재위한 지도 벌써 36년이나 됩니다만

      그동안 초()에 붙었다()에 붙었다하며

      국력을 키우지도 못하고 소국으로 전락시켰지요.

 

      양다리 외교정책은 그 당시의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굳은 신념으로 의지를 지켜 낼 수도 있어야지요.

 

      그건 어떤 이유로 그리되었다고 봅니까

      그건 정문공(鄭文公) 줏대 없는 성격 탓이지요.

      깊은 생각 없이 약삭빠르게만 움직였습니다.

 

      정문공(鄭文公)의 성격은 참으로 이상하지요.

      자기의 아들들을 죽였다거나또 추방한 일은

      누구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마 의심 많은 성격상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의심 많은 군주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지 못하지요.

 

      진혜공(晉惠公)도 의심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정황으로 보면 그렇게 보이지요.

 

중이(重耳일행은 정(나라 도성인 신정(新鄭)에 이르게 되자

정문공(鄭文公)의 도움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게 되었다.

 

      주공신 숙첨(叔詹입니다.

      주공신정(新鄭)에 진()의 중이(重耳공자와

      가신 일행이 당도하였다고 합니다.

 

      주공, 중이(重耳)는 주공과 같은 희씨(姬氏)입니다.

      중이(重耳)가 알현을 청하니불러들이시어

      다소나마 대접하심이 좋겠습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중이(重耳)는 부왕을 거역하여 도망 다니는데

      열국의 제후들이 받아 주지 않아유랑 중에

      여러 번 굶어 죽을 뻔했다는 말도 있소.

 

      변변치 못한 위인인 것 같소이다.

      구태여 예를 갖추어 맞이할 필요가 있겠소

    

      주공어찌 된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으나

      중이(重耳)는 당대의 호걸들이 따르고

      그의 어진 행동은 하늘이 보호한다고 합니다

 

      하늘이 그자를 돕다니 그럴 리가 있겠소

      주공중이(重耳) 몸도 건강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것이 하늘이 돕는 한 가지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 어가당치도 않은 말이오

      중이(重耳)는 아버지를 배반하여 열국을 떠돌며

      거지처럼 얻어먹는 유랑자에 불과하오

 

중이((重耳공자 일행이 신정성(新鄭城)에 와있는 걸 안 숙첨(叔詹)

잘 대접해줄 것을 권하였으나, 정문공(鄭文公단호하게 거절한다.

 

 295 마지막을 기다릴 줄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