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98 화. 정도를 벗어나면 어찌 되는가.

서 휴 2023. 10. 14. 20:57

 298 정도를 벗어나면 어찌 되는가.

 

한편 진(나라에서는 진목공(秦穆公)이 조례(朝禮)를 연다고

하자신료들이 모두 모여들며 서둘러 결단을 촉구하게 된다.

 

      주공(나라 양공(梁公)은 장기간

      토목공사를 터무니없이 많이 벌리고 있는바

      부역에 시달린 유민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차제에 민심이 이반 된 양(나라를

      점령하여 우리와 합병시켜야 하겠습니다.

 

      좋소그동안 많이 기다려 준 것이오

      이제는 아예 점령해버리시오.

      

진군(秦軍)이 양(나라를 기습적으로 쳐들어가자오히려 성난

백성들이 양공(梁公)을 죽여손쉽게 점령하며 합병시킬 수 있었다.

 

       나의 외할아버지인 양공(梁公)을 난민(亂民) 들이

       학살하게 한 것은 진(나라가 선동 질한 것이며,

       이는 나를 업신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볼모로 와있는 진혜공(晉惠公)의 아들 어()는 어머니의 나라인

(나라가 망하는 모습을 보고는 몹시 원망하고 불안해하였다.

 

       진목공(秦穆公)은 진혜공(晉惠公)을 돌려보내는 대신으로

       볼모로 와있는 세자 어()의 앞날을 대비하여

       아끼는 큰딸 희영(懷嬴)과 혼인시켰다.

 

진혜공(晉惠公)은 세자 어()를 진(나라에 볼모로 잡혀놓고

풀려나 다시 군위에 올랐으나형인 중이(重耳)가 군위를 넘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면서중이(重耳)를 죽이려 책()나라 

땅으로 내시 발제(勃鞮)를 두 번이나 보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만약 진목공(秦穆公)이 중이(重耳)를 불러들여

       언제든지 진(나라의 군주로 세운다면,

       자기가 쫓겨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나친 생각을 하게 되며 몹시 불안해했다.

 

진혜공(晉惠公)은 이런 불안 증세가 생겨나면서자기가 죽여 버린

신하들이 귀신(鬼神)이 되어 밤만 되면 찾아오고 있었다.

 

       주공어찌 저를 죽이셨습니까

       주공너무나 원통하옵니다

 

       아이고너희들은 또 어찌 왔느냐

       어유 우어서들 돌아가거라

 

머리를 산발한 귀신들이 매일 밤 번갈아 가며꿈자리에 나타나

울어대자, 이에 견디지 못하면서 우울증마저 걸려 시름시름 앓더니

이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세자 어(본국에서 몰래 사자가 왔습니다.

      사자로 발제(勃鞮)가 몰래 왔다고 하였느냐

      세자 어(신 발제(勃鞮)이옵니다.

 

      세자주공께선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세자께선 하루빨리 귀국하셔야 합니다.

 

      주공께서 병상에 오래 누워 계시는바,

      여러 가지 안 좋은 분위기가 일고 있습니다.

 

      안 좋은 분위기라니 무슨 말이오

      만일 주공께서 세자가 없는 가운데 떠나신다면

      중이(重耳)를 귀국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사오며

      옛날 이극(里克)의 난이 다시 일러 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되면 세자께서는 군위에 오를 수 없습니다.

      빨리 좋은 대책을 마련하셔야 합니다.

 

      중이(重耳)를 찾아 죽여 버리거나

      모반을 꾀하는 자들을 제거하면 되지 않겠소

 

      세자그런 방법은 정말 힘듭니다.

      중이(重耳)를 고대하는 자들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그들을 모조리 색출하여 처형한다면

      모든 백성이 들고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은 절대로 안 되오!

      다음 군위는 내가 반드시 이어받아야 하오

      중이(重耳)에게 빼앗긴다는 건 말이 안 되오

 

      세자차라리 진목공(秦穆公)에게 잘 말하여 오시든가

      그렇지 않으면 세자께서 이곳을 탈출하여

      강성(絳城)으로 돌아오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때가 기원전 636년으로 주양왕(周襄王) 15년이며, 진목공(秦穆公

24년차이며, 진혜공(晉惠公)이 즉위한 지 14년째 되는 해이면서,

이 해에 진혜공(晉惠公)은 몹시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다.

 

발제(勃鞮)가 몰래 다녀가고 나자세자 어()는 몹시 불안해지면서

긴급히 가신들을 불러들이며, 연일 비밀회의를 열게 되었다.

 

      세자주공께서 병석에 누우신바

      이곳에 머물고만 있으면 아니 됩니다.

 

      만약 강성(絳城) 내부에서 중이(重耳공자를

      귀국시켜 군주로 세워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강성(絳城)에서 더는 연락이 없었는가

      발제(勃鞮)가  후에 더는 연락이 없습니다.

 

      우리가 빨리 돌아가고자 한다면

      진목공(秦穆公)에게 무어라 말해야겠는가

 

      우리나라에서 모시러 오지 않으면

      아무리 말해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양(나라까지 멸망시킨바,

      우리는 더는 갈 데가 없습니다.

 

      중이(重耳공자는 백성들이 모두 따르고 있으며

      그의 가신들도 하나같이 만만치 않습니다.

 

      만약 백성이 중이(重耳공자를 내세운다면

      우리는 백성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어떡하던 먼저 빨리 귀국하셔야

      군위를 안전하게 승계 받을 수 있습니다.

      좋다이 옹성(雍城)을 빠져나갈 계획을 세워라

 

세자 어()는 진목공(秦穆公)의 큰 딸이며 아내인회영(懷贏)

도움을 받던가아니면 마지막 통보를 해주려고 하였다.

 

      세자 서방임 매일 밤 시녀들 방에만

      드나들더니 내방엔 웬일이세요

     

      허 어평소 섭섭하더라도 이러지 마시오.

      나는 그래도 회영(懷贏)을 사랑하오.

 

      며칠 전에 진(나라 사자가 왔다 갔소

      아버님께서 병세가 심상치 않은 모양이오.

 

      내가 가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일어날 것 같소.

      이 혼란할 때 중이(重耳)가 갑자기 온다면 큰일이오 

 

      내가 빨리 가지 않으면 군위 다툼에 문제가 생기며

      또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오 

 

      하루빨리 귀국해야 하는데

      진목공(秦穆公)이 나의 귀국을 허락하겠소

 

      아버님께 직접 말씀해보시지그래요

      (나라에서 뚜렷한 연락이 오지 않는 한

      아무래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 하는 말이오.

 

      그래서 어쩌려 하시는데요

      진목공(秦穆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탈출하여 도망가기로 했소

 

      이에 다른 것은 큰 문제가 없으나,

      다만 회영(懷贏)이 마음에 걸리는구려.

 

      나와 함께 도망쳐 진(나라로 가면 어떻겠소

      가려면 할 말 다 하고 떳떳이 떠나야지!

      왜 도망치려 하는 것이에요

 

      겁내지 마시고 용감하게 아버님께 말해보세요

      나도 그렇게 하려 하였소.

 

      그러나 만약에 허락하지 않는다면

      감시가 심해져 어떻게 할 수도 없을 것이오

 

      아버님은 세자 서방님을 잡아두기 위해

      나와 혼인시킨 게 아니겠어요

 

      만일 내가 당신을 따라 강성(絳城)으로 도망가면

      그것은 아버님의 뜻을 배반하는 것이며

      친정과는 영원히 등지게 되지요

 

      저는 아버님께 말없이 떠날 수는 없어요.

      그러면 어찌하겠소

      마지막까지 아버님의 승낙을 받아내야지요

 

      하지만, 정이 세자가 몰래 떠나려 한다면

      나는 당신의 갈 길을 막지는 않겠어요

 

      세자가 몰래 진(나라로 돌아가

      혼자서 즐기며 잘 산다고 하더라도

      나는 원망 따위는 결코하지 않을 것이에요

 

      나는 오늘 얘기를 못 들은 것으로 하겠어요.

      그냥 조용히 혼자서 도망치세요

 

세자 어()는 가신들이 자꾸 급하게 부추기자, 진목공(秦穆公)에게

말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은 하루빨리 진(나라

도성을 벗어나 ()의 강성(絳城)으로 도망치기로 결정하였다.

 

세자 어()는 심복 가신들과 비밀리에 야반도주를 하게 되면서,

한밤중이라 옹성(雍城) 성문을 열어주지 않자성문 지기 들을

칼로 쳐 죽이면서까지 진(나라로 도망치고 말았다.

 

      용납할 수 없는 큰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 당시로서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국가 간의 신의는 목숨보다 중히 여겼고, 볼모로 잡힌 인질은 서로

간의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귀국하는 것이 국제간의 법도였으므로

어겨선 안 되는 큰일이었다.

 

       인질은 인질이 머무는 그 나라 제후와의

       신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러한 일은

       참을 수 없는 커다란 모욕을 주는 것과 같다.

 

 299 중이드디어 때가 찾아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