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300 화. 선택은 한순간에 오고 가는가.

서 휴 2023. 10. 16. 21:07

 300 선택은 한순간에 오고 가는가.

 

()의 공손지(公孫枝)는 중이(重耳일행을 안내하며, 한 달여

동안의 긴 여정 속에서, 서로는 원래부터 친한 사이처럼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주고받으면서, 옹성(雍城) 가까이 다가간다.

 

      공손지(公孫枝저 난진(欒軫이옵니다.

      아니 언제 이렇게 빨리 왔느냐

 

      옹성(雍城)에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났으나

      궁금하여 더는 참지 못하고 모시러 나왔습니다.

      으음허허고맙네. 앞장서서 안내하게나

 

난진(欒軫)이 안내하여, 중이(重耳일행이 드디어 옹성(雍城)

도착하자, 진목공(秦穆公)은 극진한 예우로써 영접하여 주었으며

다음날이 되자 성대한 환영연을 베풀어주었다.

 

      이제 아무 걱정 없이 편안히 있으시오.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이오.

 

진목공(秦穆公)의 부인 목희(穆姬)는 진()의 세자였던 신생(申生)

친누이 동생이었으므로비록 중이(重耳)가 이복 남매이긴 하였지만,

어릴 때부터 형제 중에서도 오누이로 유별나게 가까이 지냈었다.

 

      오라버니너무 반가워요.

      백희(伯姬너무 반갑구나.

      오라버니지금부터는 걱정치 마세요.

 

목희(穆姬)는 진(나라로 시집오기 전의 이름이 백희(白姬)이며,

더구나 진혜공(晉惠公)과 그 아들 어()에게 크게 배신당한 

있었기에믿을 수 있는 중이(重耳)가 오자 더욱 반가워하였다.

 

      목희(穆姬)는 중이(重耳)와 일행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여러 편의를 제공하면서 잘 보살펴주며 극진히 대접한다.

    

급한 여러 날이 지나자목희(穆姬)는 딸 회영(懷嬴)을 불러여러

이야길 나누다가 주위를 물리치고 나서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세자 어()가 군위에 오르면 너를 찾겠느냐

      아닙니다안 찾습니다

 

      왜 그리 생각하느냐

      그는 생각이 좁은 사람입니다.

 

      저를 원수로 생각하여 사사건건 부딪쳤으며

      첫날부터 부부의 인연도 없는 사이가 되어

      그렇게 지내 온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없었느냐

      진작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

 

      너는 이제 세자 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마마마소녀는 그자를 마음에서 지웠습니다.

      그 자를 가슴속에서 지워낸지 오래 되었습니다.

 

희영(懷嬴)이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지난 이야기를 솔직히 하자,

목희(穆姬)는 한숨을 내리 쉬며 진목공(秦穆公)에게 이야기하게 된다.

 

      희영(懷嬴)이가 불쌍해 어쩌지요

      왜 무슨 일이 있었소

 

      마음속에 세자 어() 지우고 지금까지

      혼자서 냉가슴 앓으며 살아왔다고 하는군요.

 

      어질고 영특한 우리 회영(懷嬴)이가 너무 불쌍해요!

      자식 중에 제일 똑똑한 맏딸인데 요.

 

      내 참어떡하면 좋겠소

      그놈을 잘못 믿은 나의 잘못이 아니겠소.

      배은망덕한 어()를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오

 

      좋은 방법이 있어야 하겠는데, 부인은

      회영(懷嬴)을 어떡하면 좋은지 잘 생각해보시오.

 

목희(穆姬)는 진목공(秦穆公)과 의논하고 나서딸 희영(懷嬴)

불러 주위를 물리치고는단둘이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희영(懷嬴. 사람은 고난을 겪으며 사는 거란다.

      과거의 일이란 다 지나간 것이란다.

 

      희영(懷嬴.

      사람은 과거를 지난날의 거울로 삼으며

      다시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것이란다.

 

      이번엔 이 어미 말을 잘 듣도록 하여라.

      너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겠지만,

      중이(重耳공자는 어질고 좋은 사람이다.

 

      중이(重耳)의 가신들도 기상이 뛰어나니

      반드시 진(나라를 평정하고 말 것이다.

 

      희영(懷嬴중이(重耳) 공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머니소녀는 세자 어()에 시집간 몸이옵니다.

      안다()도 이제는 지나간 날의 사람이 되었다.

 

      희영(懷嬴

      네가 마음만 고쳐먹으면 중이(重耳공자를 모시고

      두 나라 사이를 돈독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

 

      희영(懷嬴선택은 한순간에 오고 간단다.

      (그놈이 다시 돌아오겠느냐

      희영(懷嬴잘 생각해 결정하여라.

 

      어마마마의 마음이 진실로 그러하시다면

      어마마마어찌 이 한 몸을 아끼겠나이까

      희영(懷嬴울지 마라잘 결심하였다.

 

어찌 보면 정략결혼이긴 하나달리 생각하면 과부(寡婦)가 된 딸을

위한목희(穆姬)가 한 수 높은 모정을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목희(穆姬)의 시녀인 백소아(百素蛾)가 백리해(百里奚)를 찾아갔으며

목희(穆姬)와 딸 희영(懷嬴),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공손지(公孫枝장수어서 오시 오.

      좌서장 님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군부인께서 큰 따님인 희영(懷嬴)

      몹시 걱정하고 있는 모양이오.

 

      세자 어()가 부르지 않는 답니까

      둘 사이가 깨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하오.

 

      상경님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중이(重耳공자와 연을 맺어주면 어떻겠소

      예에중이(重耳공자 와요

 

      놀라는 것이오

      쉬운 일은 아니나 해보면 어떻겠소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좋습니다적극적으로 추진해 보겠습니다.

 

공손지(公孫枝)는 백리해(百里奚)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가신들의 좌장 격인 호언(狐偃)과 조쇠(趙衰)을 만나러 간다.

 

      무엇들 하고 계십니까

      어서 오십시오무슨 좋은 일이 있으십니까

 

      좋은 일이지요곧바로 이야기하겠소.

      중이(重耳공자와 우리 공주가 혼인을 맺으면 어떻겠소

 

      공주중에 누굴 말함이오

      재색을 겸비한 어여쁜 공주가 있지요.

 

      우리 공자께서는 나이가 많아

      어린 공주와는 마땅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요.

      아니어느 공주를 말하는 것이오.

      답답하오. 어서 말씀해보시오.

 

      나이가 연만하고 영특한

      우리 회영(懷嬴공주가 어떻겠소

 

      회영(懷嬴공주라면 세자 어()와 혼인하였잖소

      허 어, 하긴 그렇소이다.

      허 어어려운 말을 꺼내시는군요.

 

      진작부터 세자 어()와 관계없이 헤어져

      살아온 바라아이도 만들지 않았소이다.

 

그날부터 중이(重耳)와 가신들은 연일 회의를 열어가며찬반으로

갈리면서 열띤 논쟁을 벌이게 되었다.

 

      동성(同姓간의 혼인도 피하거늘,

      내가 어찌 조카딸과 살 수 있겠는가

 

      더구나 조카 어()의 아내였던 여인이 아닌가

      어떻게 데리고 살 수가 있더란 말이오

      일이 꼬여도 묘하게 꼬였구려.

 

중이(重耳)는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진목공(秦穆公)으로부터 연락이

오자찾아가 조용히 만나게 된다.

 

      조용히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었소.

      대답하지 못하여 송구스럽습니다.

 

      아니 오오히려 과인이 실수한 듯싶소.

      회영(懷嬴)은 내가 가장 아끼는 맏딸이오.

 

진목공(秦穆公)이 중이(重耳)를 만나 혼사를 포기하는 듯이 말하자,

이에 가신들도 포기하려고 하였다이때 좌장 격인 호언(狐偃)

조쇠(趙衰)가 적극적으로 나서며혼사를 이뤄내기로 결심하였다.

 

       공자옛날 말에 동성(同姓이란동덕(同德)을 말함이지

       공자동족(同族)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옛날 황제(黃帝헌원씨(軒轅氏)

염제(炎帝신농씨(神農氏)는 모두 웅국(熊國)

임금인 소전(小典)의 같은 자식으로서

 

       황제(黃帝)는 희수(姬水)를 낳고

       염제(炎帝)는 강수(姜水)를 낳았습니다.

 

       두 임금의 덕()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황제(黃帝)는 희성(姬姓)을 갖게 되고,

       염제(炎帝)는 강씨(姜氏)를 취했습니다.

 

       그 후에 희족(姬族)과 강족(姜族들은 대대로

       서로 혼인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25명에 달하는 황제(黃帝)의 아들 중에

       성씨(姓氏) 얻은 자는 14명이나 되었습니다.

 

       그중 오로지 희()와 기(),

       두 성씨만이 동덕(同德)이 되었습니다.

 

       ()도 같고()도 같다면 비록

       먼 종족 간이라 할지라도 혼인을 할 수 없습니다.

 

       ()도 다르고()도 다르다면,

       비록 가까운 종족이라 할지라도

       서로 남녀의 혼인은 꺼리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제곡(帝嚳임금의 아들이고

       또한황제(黃帝) 5대손입니다.

 

       그리고 순(임금은 황제(黃帝) 8대손이라

       (임금의 딸은 순(임금께는 고모할머니가 됩니다.

 

       (임금이 자기의 딸을 순(임금과 혼인을

       시키려고 하자(임금은 사양하지 않았습니다.

 

       옛날 성인들이 행한 혼인의 도가 이러할 진데,

       세자 어()의 덕()이 어찌 공자님과

       같은 덕(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친척 간이라는 말은 진(군주의 딸인데

       어찌 고모할머니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어()가 아끼는 여인을 빼앗는 것도 아니며

       그가 버린 여인을 거두어들이는 일입니다.

       공자이를 어찌 윤리를 해친다고 하겠습니까

 

중이(重耳)는 조쇠(趙衰)의 권유를 다 듣고도 마음이 풀리지 않자,

호언(狐偃)을 불러 이를 어찌하면 좋은지, 그의 의견을 묻게 된다.

 

 301 중이, 권토중래를 하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