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100

제 110 화. 자기 그릇에 따라 사람을 알아보는가.

35. 천하를 제패하는 제환공. 제 110 화. 자기 그릇에 따라 사람을 알아보는가. 제환공齊桓公이 노魯 나라에 보여준 결단은 중원中原의 제후諸侯 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며 큰 믿음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뒷날 사가史家 들은 다음과 같이 평했다고 한다. 높고 높은 기상이 노魯 나라를 삼켰으니 한낱 칼로서 항거한다고 되겠는가. 신信과 의義 로써 천하를 다스리려 하는데 어찌 작은 수遂 나라로 만족하겠는가. 무장한 군사들이 숲처럼 둘러섰는데도 망설임 없이 단도를 꺼내 위협하는 조말曺沫의 기상이 정말 놀랍도다. 조말曺沫이 칼 빼 들고 위협했으나, 조말曺沫을 용서하며 미워하지 않는 제환공齊桓公 또한 놀랍도다. 제환공처럼 상대방을 속이지 않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일로 조말曺..

제 109 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봐야 한다.

제 109 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봐야 한다. 제齊 나라와 싸워서는 안 된다는 시백施伯의 논리 정연한 말에 노장공魯莊公을 비롯한 모든 대부는 입을 다문 채 아무런 반론을 펴지 못하고 있다. 반론보다 시백施伯의 말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았으며, 다만 노장공魯莊公의 뜻이 어떠한지를 몰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을 뿐으로 그들이 서로 망설이고 있을 그때 시종侍從이 들어온다. 주공. 제환공으로부터 서신이 왔나이다. 으음. 어서 읽어 보아라. 노후魯侯는 읽어보시오! 제齊와 노魯 나라는 모두 주 왕실을 섬기는 형제의 나라요. 그런데 노후魯侯는 어찌하여 이번 북행北杏 모임에 불참하여 왕명을 어기는 죄를 범하였소이까. 과인은 왕실을 대행하는 몸으로 그 까닭을 묻는 것이오. 만일 노후魯侯께서 이해할 만한 답을 보내지 않는..

제 108 화. 무모한 돌진만이 이긴다.

제 108 화. 무모한 돌진만이 이긴다. 관중管仲은 제군齊軍을 이끌고 문수汶水를 따라 수遂 나라로 가면서, 세작과 척후병들이 알려주는 정보를 들으면서, 수遂 나라가 어떻게 나올지에 관한 판단을 예측豫測 하여 보고 있었다. 수遂 나라가 먼저 항복해올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저항하면서 노魯 나라의 구원군을 기다릴 것인가? 이제 수遂 나라의 국경을 넘었는데도 수군遂軍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구나. 문수汶水의 영郢 땅을 지나면서 이제야, 수군遂軍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저거는 수遂 나라 척후병임이 틀림없겠구나. 저 모습은 항복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수군遂軍이 항복하려 하였다면 우리가 수遂 나라의 국경을 넘자마자 영郢 땅으로 항복 사자를 보내왔을 것이다. 관중管仲의 판단은 정확하여 영郢 땅을 통과한 ..

제 107 화. 제환공, 패공이 되고자 일어서는가.

제 107 화. 제환공, 패공이 되고자 일어서는가. 제환공齊桓公은 왕명으로 제후諸侯 들을 소집하면, 많이 모일 줄 알았으나, 하루 전인 2월 마지막 날이 되도록, 송宋, 진陳, 주邾, 채蔡의 네 나라 외에는 더 오는 나라가 없어 마음 졸이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맹會盟이 아니겠소. 많은 제후가 참석하여야 우리 제齊 나라 권위가 서는 것이 아니겠소?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고작 네 나라만이 참석하다니요? 권위가 서야 패도覇道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 아니겠소? 허 어. 이래서는 패업覇業은 커녕 회맹會盟 마저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소? 더는 올 군후君侯 가 없는 것 같구려.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니겠소? 제환공齊桓公은 회맹 일이 되었는데도, 겨우 네 나라의 제후만이 모이고..

제 106 화. 올바른 군주의 자격은 어떠한가.

34. 제환공 패공이 되다. 제 106 화. 올바른 군주의 자격은 어떠한가. 동주東周 시대가 열린 후 첫 패업覇業의 야망을 품었던 정鄭의 정장공鄭莊公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후부터 여러 제후국에서 반역사건이 일어나며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되다가, 약 20년 여년 만에 이제 제환공齊桓公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가 제환공齊桓公이 자기를 죽이려 활을 쏘았던 관중管仲을 과감하게 재상으로 등용하여 어느덧 5년이 지나가는 해였다. 관중管仲은 재상직에 오르자마자, 내정에만 심혈을 기울였으며 모든 사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법과 행정을 쇄신하면서 국정 전반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또한, 백성들도 모두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게 하며 한결 더 잘 살게 해주었다. 관중管仲이 재상에 오른 지 불과 5..

제 105 화. 내 손으로 내 아내를 바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105 화. 내 손으로 내 아내를 바치는가. 채애공蔡哀公은 소녀와 초문왕楚文王을 번갈아 보면서, 기골이 건장하며 힘이 넘치면, 그러한 자는 어여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그는 자신을 속여 목숨까지 잃을 뻔하게 한 식후息侯에 대해 복수할 생각을 불현듯 떠올리게 되었다. 왕이시여,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은 남아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대왕께서는 천하절색天下絶色을 보신 일이 있으신지요? 대왕께서는 천하절색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초楚 나라에 어찌 미인이 없겠소만 천하절색 天下絶色 이라니 무슨 뜻으로 말하오? 저는 천하절색을 본 적이 있지요. 하夏 나라의 말희末喜 도, 상商 나라의 달기妲己 도 그런 여인에 비하면 아마 보름달과 반딧불의 차이일 것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

제 104 화. 힘이 좋은 남자는 미인을 좋아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104 화. 힘이 좋은 남자는 미인을 좋아하는가. 분하게 생각한 식후息侯는 채애공蔡哀公에게 혼을 내주겠다며 꾀를 내게 되었으며, 이에 은밀하게 초楚 나라에 사자를 보내어 초문왕楚文王에게 조공을 바치면서 충동질을 하는 것이다. 초왕楚王께 아뢰나이다. 채애공蔡哀公이 주周 나라 왕실만 믿고 대왕께는 조공朝貢을 바치지 않는 바인데 대왕께서는 어찌 보고만 있으시옵니까? 뭐 좀 좋은 방안이 있겠소. 한가지 계책計策을 올리겠나이다. 만약 대왕께서 우리 식息 나라를 공격하시면, 우리 식息 나라는 채애공蔡哀公에게 즉시 구원을 요청하겠습니다. 채애공蔡哀公은 원래 경망스럽습니다. 채애공蔡哀公은 의리를 지킨다면서 반드시 채애공蔡哀公은 우리 식息 나라를 구원하러 친히 채군蔡軍을 이끌고 달려올 것입니다. 그때..

제 103 화. 처제를 희롱하다 죽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33. 초문왕의 등장. 제 103 화. 처제를 희롱하다 죽는가. 제환공齊桓公이 제齊 나라 군위에 오른 다음 해부터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제齊 나라가 노魯 나라와의 두 차례 전쟁에서 모두 패하는 수모를 당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하지만 이 패배는 관중管仲의 진가를 깨닫게 해주어 모든 국정을 일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제환공이 장차 패공霸功이 되겠다며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때 남방南方에 자리 잡고 있던 초楚 나라가 힘을 키우더니 중원中原에 진출하고자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초楚 나라는 황하黃河 서쪽 끝의 진秦 나라에서 황하黃河를 따라 동쪽으로 쭉 내려오다가 중원中原에 이르기 전에 황하黃河 남쪽 편의 긴 산을 넘어 한수漢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

제 102 화. 앙갚음의 부리를 뽑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102 화. 앙갚음의 부리를 뽑는가.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와 장수 맹획孟獲이 일부의 군사를 이끌고 공자 어설御說을 잡으러 가는 사이에 소읍蕭邑의 수령으로 있는 숙대심叔大心은 그해 10월에 공실이 크게 어지러워진 것을 알게 되자마자, 급히 조曺 나라에 쫓아가 군사를 빌려오자마자, 공자 어설御說을 구원하러 박亳 땅으로 달려갔다. 공자 어설御說은 소읍蕭邑의 수령 숙대심叔大心 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자, 크게 힘을 얻었으며, 이에 남궁우南宮牛와 맹획孟獲의 군사들을 막기 위하여 박亳 땅의 백성들을 동원하여 싸움을 벌이자, 모두의 운명을 걸게 되는 때아닌 큰 혈전血戰이 벌어지게 되었다. 맹획孟獲 장수님. 아무래도 저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남궁우南宮牛 장수는 ..

제 101 화. 자기 농담에 자기가 죽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101 화. 자기 농담에 자기가 죽는가. 남궁장만南宮長萬이 창을 가지고 노는 솜씨는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실력이라, 높이도 던질 뿐만 아니라, 떨어질 때도 한 손으로 서슴없이 척척 받아내니 구경하는 사람들도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 하. 열 번째 던집니다. 휙, 하하. 열 번 다 받아냈소. 아니 열 번 중에 한 번도 실수를 안 한다니 정말 배알이 꼬이는구나. 남궁장만이 두 손을 번쩍 쳐들고 크게 포효하면서 승리를 외치자, 송민공은 은근히 밸이 틀리며 시기하는 마음이 일었다. 박국博局을 이리 가져오너라. 자, 지금부터 박국博局을 둡시다. 주공, 몇 판을 두는 겁니까. 척극擲戟 놀이를 열 번 하였으니 박국博局도 열 판을 둬야 하지 않겠소. 주공, 좋습니다. 한판이라도 이기면 되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