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100

제 120 화, 제환공, 북방을 평정하는가.

제 120 화, 제환공, 북방을 평정하는가. 관중管仲의 이 같은 설명에 제환공齊桓公은 문득 깨달으며, 미안한 듯 얼굴을 붉히면서, 태도를 고치고는 관중管仲에게 말한다. 허 어, 패업覇業의 길이 멀고 멀 거를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여 미안하오. 중보仲父의 말씀대로 산융山戎을 쳐서 배후를 안정시키고, 초楚 나라를 제압해야 만이 우리 제齊 나라가 진정한 패자국이 된다는 말이 맞을 것이오. 제환공은 관중의 마음을 확실히 깨달으면서, 제군齊軍을 대대적으로 일으켰다. 영척寧戚 만이 임치臨淄에 남게 하고, 친히 중군中軍을 이끌면서 연燕 나라를 향하여 제수濟水를 건너갔다. 관중管仲은 좌군과 우군을 이끌며 포숙아鮑叔牙, 공손습붕恭遜襲封, 왕자 성보成父, 빈수무賓須无 장수, 등 대부분 중신 들도 종군시켰다. 밀로密盧 ..

제 119 화. 강한 자에게는 아첨꾼이 따르는가.

38. 북방, 융족을 침공한다. 제 119 화. 강한 자에게는 아첨꾼이 따르는가. 왕명을 받으시오! 이제 회맹의 맹주가 된 제공齊公을 방백方伯으로 삼고자 방백方伯의 직위를 내리노니 제공齊公은 불의不義를 정벌하는 데 온 힘을 쏟아라! 지난날 위衛 나라 위혜공衛惠公은 짐을 몰아내고 왕자 퇴頹를 도와 왕위에 앉힌 일이 있었노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위衛 나라를 징벌치 못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탄恨歎 스러울 따름이로다. 다행히 제공齊公이 맹주盟主의 자리에 올랐으며 이제 방백方伯이 된 바이라, 위衛 나라를 토벌討伐 하여 짐의 분한 마음을 씻어주기를 바라 노라! 주혜왕周惠王이 칙서勅書 로써 방백方伯 이란, 칭호를 내렸다. 방백方伯 이란, 제후諸侯 들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일찍이 주周 왕조를 세울 무렵에 주무왕..

제 118 화. 문강, 음기를 버리지 못하는가.

제 118 화. 문강, 음기를 버리지 못하는가. 제환공齊桓公 13년이며 기원전 673년인 이해에 노장공魯莊公의 생모인 문강文姜이 세상을 떠난다. 문강文姜은 천성적으로 음기陰氣가 많은 여인인가 보다. 그녀의 음탕淫蕩 한 모습을 잠시 들여다 보자. 연인이자 오라비인 제양공齊襄公이 비참하게 죽자, 애통한 나머지 그녀는 몸까지 쇠약해져 천식喘息 병에 걸려 병석에 눕는 일이 잦았었다. 효성이 지극한 노장공魯莊公은 어머니인 문강文姜의 병을 고쳐주기 위하여,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에 어렵게 거莒 나라의 명의名醫를 불러오게 하였다. 어마마마. 거莒 나라의 명의名醫를 불렀나이다. 주공. 정말 고맙소. 명의名醫 임, 어서오세요. 명의名醫 라 하여 나이가 많은 줄 알았더니 젊기도 하고 건장健壯 하며 잘 생겼구려! 마마, 신..

제 117 화. 섣부른 욕심으로 자기가 죽는가.

제 117 화. 섣부른 욕심으로 자기가 죽는가. 정鄭 나라 대부 사숙師叔이 주혜왕周惠王을 알현하러 낙양洛陽으로 떠나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금방 돌아와 자세한 보고를 올리는 것이다. 어찌하여 이리도 빨리 다녀왔는가? 왕실에 난이 일어나 왕성王城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나이다. 왕실에서 난이 일어나다니 아니 무슨 난이 어떻게 일어났단 말인가? 사숙師叔은 그간에 왕실에서 일어났던 일과 자기가 수집한 정보를 꺼내 들며 차근차근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주장왕周莊王이 총애寵愛 하던 후궁後宮이 있었사온데, 그녀의 이름은 요희姚姬 이오라, 사람들은 그녀를 왕요王姚 라 불렀나이다. 왕요王姚의 소생으로 퇴頹 라는 왕자가 있었는데 주장왕周莊王은 왕자 퇴頹 를 몹시 사랑하여 특별히..

제 116 화. 자신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제 116 화. 자신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초문왕楚文王이 홧김에 채蔡 나라와 정鄭 나라를 난데없이 침공하여 복속시키며 중원을 어지럽혔다. 제환공齊桓公은 정鄭 나라의 숙첨叔詹이 찾아와 변명하는 말이 너무 괘씸하여 옥에 가두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숙첨叔詹이 옥을 탈출하여, 본국으로 도망치는 일이 생기면서 제齊와 정鄭, 두 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된다. 그런 와중에 주희왕周僖王이 죽고 아들 낭閬이 주혜왕周惠王이 된다. 이때가 기원전 676년의 일로 제환공齊桓公 10년에 해당한다. 그 해에 초楚 나라의 속국屬國 인 파巴 나라 군주가 분노하여 초나라 땅인 나처那處를 갑자기 쳐들어오자, 이에 초楚 나라는 커다란 변란을 겪게 된다. 방금, 뭐라 하였느냐? 파巴 나라가 쳐들어온단 말이냐? 왜 쳐들어오는 ..

제 115 화. 아름다운 여인이 말이 없다니.

37. 별은 뜨고 별은 지고. 제 115 화. 아름다운 여인이 말이 없다니. 제齊 나라에서는 신료들이 모두 조당朝堂에 모여 관중管仲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천하태평 시대를 추진하고 있으면서, 그해 7월을 맞이하였다. 그때 남방의 초楚 나라가 느닷없이 채蔡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였으므로, 천하는 다시 뜻하지 않은 일로 시끄러워 진다. 도화桃花 부인 식규息嬀는 여러 해를 초문왕楚文王과 살면서도, 멸망한 식息 나라를 잊지 못하여 한 번도 그와 말을 나누지 않았다. 남녀 간의 사랑이란 그렇지 않은가? 언제나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며 웃으며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 초문왕楚文王은 그대 도화桃花를 너무 사랑하거늘! 도화桃花는 나를 보고 왜 한 번도 웃지를 않는가? 도화桃花의 웃는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고..

제 114 화. 17년 만에 복귀하는가.

제 114 화. 17년 만에 복귀하는가. 부하傅瑕 야, 네 말을 믿으라는 것이냐? 주공, 믿어도 되옵니다. 제 가족은 모두 대릉성大陵城 안에 있사옵니다. 만일 제가 일을 성사시키지 못할 때는 성안에 있는 제 가족을 모두 죽이십시오. 주공. 하늘을 향하여 맹세하겠나이다. 좋다. 너를 단 삼 일간만 풀어주겠노라. 부하傅瑕가 자기 가족의 목숨을 걸고 굳게 맹세하자, 정여공鄭厲公은 그제서야, 부하傅瑕의 말을 믿고 풀어주게 되었으며, 부하傅瑕는 그날 밤이 되자, 눈에 띄지 않도록 대릉성大陵城을 떠나 신정新鄭 성안으로 들어갔다. 숙첨叔詹은 집에 계시오. 아니. 부하傅瑕 장수 웬일이오, 그대는 대릉성大陵城을 지키지 않고 어째서 이 신정新鄭으로 들어왔는가? 열심히 싸우다가, 갑자기 제군齊軍이 뒤로 공격하는 바람에 패하..

제 113 화. 지극 정성에는 하늘도 감명받는가.

36. 제환공의 나아가는 길 제 113 화. 지극 정성에는 하늘도 감명받는가. 중보仲父는 무얼 하시오? 어 허. 영척寧戚 도같이 있었소이까? 주공. 어서 오십시오. 다 같이 중원中原의 지도를 보고 있었나이다. 주공, 이제 남은 것은 정鄭 과 초楚 뿐입니다. 반드시 초楚 나라를 꺾어 놔야 천하가 태평하게 되옵는데, 먼저 정鄭 나라가 문제이옵니다. 주周 왕실이 동쪽 낙양洛陽으로 도읍을 옮긴 후로 정鄭 나라보다 강한 나라는 없었사옵니다. 정무공鄭武公 때는 동괵東虢을 멸망시켜 흡수하였고 정장공鄭莊公 때는 왕실이 이끄는 왕사군王師軍 마저 격파시켰나이다. 그런 정鄭 나라가 지금은 안타깝게 둘로 갈라져 골육상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나이다. 주공께서 중원中原의 진정한 패자覇者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반드시 정鄭 나라의 ..

제 112 화. 말로써 한 나라를 굴복시키는가.

제 112 화. 말로써 한 나라를 굴복시키는가. 제환공齊桓公은 이미 먼저와 있던 진선공陳宣公과 조장공曺莊公을 만나게 되어, 선백單伯과 함께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난 후에, 모두 자리에 앉게 하였으며 차를 마시면서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게 된다. 송환공宋桓公은 북행北杏 회맹會盟 에 참석하였다가 그 이익利益 만을 취하고 떠나간 자이오. 맹세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자에게는 엄한 벌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대군을 휘몰아 송宋 나라 도성을 단숨에 칠 것인가? 아니면. 사자를 보내어 먼저 항복을 권할 것인가? 제후諸侯 들의 생각은 어떠시오? 저희 들은 제후齊侯 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모든 병거兵車 를 동원하여 송나라 도성을 향하여 쳐들어갑시다. 제환공齊桓公이 격앙激昻 되어 동맹 군주들을 선동煽動..

제 111 화. 큰마음은 큰 사람을 얻는가.

제 111 화. 큰마음은 큰 사람을 얻는가. 그 촌부는 자신을 영척寧戚 이라 밝히면서 고개만 숙일 뿐으로, 공손히 절을 올리지 않았기에 건방지게 보였으나, 관중은 그에 개의치 않으면서 또 물어보는 것이다. 영척寧戚, 그대는 내게 할 말이 있는가? 어서 말해보시오. 상군相君께선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선비를 예의로 대접한다기에 항상 사모하였던바 산 넘고 물 건너 제齊 나라까지 찾아와 요행히 이곳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관중管仲은 시험 삼아 그 촌부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아무런 막힘도 없으면서 청산유수처럼 해박該博 하게 답변함으로, 속 깊은 인재인 것을 알게 되어 크게 감탄하였다. 호걸豪傑이 진흙 속에 묻혀있으니 찾아내 닦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찌 참다운 가치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