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02 화. 앙갚음의 부리를 뽑는가.

서 휴 2022. 4. 28. 17:31
서휴 춘추열국지

 

102 . 앙갚음의 부리를 뽑는가.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와 장수 맹획孟獲이 일부의

군사를 이끌고 공자 어설御說을 잡으러 가는 사이에

 

      소읍蕭邑의 수령으로 있는 숙대심叔大心

      그해 10월에 공실이 크게 어지러워진 것을 알게 되자마자,

      급히 조나라에 쫓아가 군사를 빌려오자마자,

      공자 어설御說을 구원하러 박땅으로 달려갔다.

 

공자 어설御說은 소읍蕭邑의 수령 숙대심叔大心 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자, 크게 힘을 얻었으며, 이에 남궁우南宮牛와 맹획孟獲

군사들을 막기 위하여 박땅의 백성들을 동원하여 싸움을 벌이자,

모두의 운명을 걸게 되는 때아닌 큰 혈전血戰이 벌어지게 되었다.

 

       맹획孟獲 장수님. 아무래도 저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남궁우南宮牛 장수는 열심히 싸우기만 하면 됩니다.

 

      이놈 아, 남궁우南宮牛 야.

      나는 숙대심叔大心 이다.

      어찌 나와 대적하려 하느냐.

 

숙대심叔大心과 공자 어설御說이 안팎으로 협공하며 맹렬한 혈전을

벌이자,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숙대심叔大心

창에 찔려 죽고 만다.

 

이에 견디지 못한 장수 맹획孟獲은 위나라로 달아나고, 남은

군사들은 모두 엎드려 항복함으로써, 공자 어설御說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그때 대부 대숙피戴叔皮가 한 계책을 내놓는다.

 

       이제 모두 도성으로 올라갑시다.

       항병降兵 한 군사들이 공자 어설御說

       사로잡았다고 큰소리로 외쳐대면

       저들은 의심치 않고 성문을 열어줄 것입니다.

 

       그때 몰려 들어가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잡아 죽이면

       모든 것이 일시에 해결될 것입니다.

       좋은 계략計略 이오그렇게 합시다!

 

       항병降兵 들은 다들 잘 들어라.

       이번 난은 박국博局을 두다가 남궁장만南宮長萬

       화를 내며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애통하게도 주공이 돌아가시게 되었고

       대부 구목仇牧도 억울하게 죽었으며

       심지어 태재 화독華督 임까지 죽여버린 사건이다.

 

       너희들은 아무런 죄가 없도다.

       역적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죽이고

       하루빨리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무술武術을 잘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

       공을 세우면 후한 상을 주겠노라.

 

공자 어설御說은 대부 대숙피戴叔皮의 계책에 따라, 항병降兵 중에서

잘 싸우는 갑병甲兵을 앞에 세우고상구商丘 성문 앞에 다다랐다.

 

       어서 성문을 열어라.

       우리가 공자 어설御說을 사로잡아 왔노라.

       빨리 성문을 열도록 하라.

 

도성 밖에 이르러 항병降兵 들이 싸움에 이겼다고 큰소리치자

과연 성을 지키던 군사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성문을 열어주었다.

  

공자 어설御說은 항병降兵 들과 같이 활짝 열린 성문으로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백성들에게 큰소리로 외쳐대는 것이다.

 

       백성들은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역적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잡아 죽여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보고를 받은 남궁장만은 어찌할 바를 모르며,

자신이 내세운 주군인 공자 유를 모시고 달아나려 하였다.

 

       어서 공자 유를 모시고 오너라!

       장수님공자 유는 이미 피살被殺 되었습니다.

       아니 벌써 죽었단 말이냐!

 

남궁장만南宮長萬은 눈앞이 캄캄해졌다가 정신 차리며무엇보다

빨리 탈출하여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 급해졌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나라로 달아나는 것이 좋겠는가?

       예전부터 가까운 진 나라는

       우리 송 나라와 사이가 좋았습니다.

 

       그래 진 나라 쪽으로 달아나자.

       잠깐, 어머니가 계시다.

       어머니팔십 넘은 우리 어머니가 있도다!

 

       노모를 혼자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도다!

       수레를 돌려라집으로 가자!

 

남궁장만은 원래 효자인지라가족보다는 늙으신 어머니를 먼저

수레에 태운 후한 손에는 긴 창을 비켜 들었고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이 덤벼들었으나 휘두른 창에 모두 목이 떨어져 나갔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진 나라로 달아나고

       맹획孟獲은 위 나라로 달아났도다.

 

       이제 공실公室이 수습되었으니,

       빨리 새 군주를 세워야 한다.

       누구를 받들어 군위에 세워야 하겠는가?

 

       숙대심叔大心과 여러 공족公族이 모두

       공자 어설御說을 받들기로 합의하였소이다.

 

즉시 그 날로 공자 어설御說을 받들어 나라 군주로 모시게

되니그가 곧 송환공宋桓公이 되는 것이다.

 

       송환공은 공신들에게 벼슬과 영토를 내려주면서

       그중에 특별히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숙대심叔大心의 공로에 보답하기 위하여

       소읍蕭邑을 부용附庸으로 승격시켜 읍주邑主로 삼았다.

 

       부용附庸 이란, 속국屬國 이란 뜻으로

       일반 읍 이나 성 과는 그 개념이 다르며

       하나의 나라의 형태를 띠게 되나

 

       식민지처럼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행정권 만을 가진 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당시 이웃 소국小國을 병탄倂呑 하여 부용국附庸國 으로 삼는 경우는

많았으나나라 안의 한 읍을 부용附庸으로 삼는 경우는 매우 드믄

경우이므로소읍蕭邑을 부용附庸 으로 승격시킨다는 것은, 숙대심

공로에 보답하는 조처로 매우 파격적인 포상褒賞 이라 할 수 있겠다.

 

       두 놈을 잡아 죽여야 하지 않겠소.

        나라에서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잡아 오고

        나라에서 맹획孟獲을 끌고 옵시다.

 

이제 송환공宋桓公은 맹획孟獲과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잡아 들이기

위하여 진 나라와 위 나라로 사신을 보내게 되었다.

 

        나라는 남궁장만을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누가 말했느냐?

       아바마마, 소자 목이目夷 이옵니다.

 

       어린 네가 그것을 어찌 아느냐?

       사람들은 힘센 장수를 공경합니다.

 

        나라는 반드시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빈손으로 가서 청하면 진 나라가 어찌

       우리를 위해 남궁장만을 내놓겠습니까?

       어 허네 말이 맞는구나.

 

송환공宋桓公이 고개를 돌려보니 다섯 살 밖에 안 된 어린 아들

목이目夷가 송환공宋桓公의 곁에 앉아 있다가 불쑥 중신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또랑또랑한 음성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말이라송환공은 새삼 어린

아들 목이目夷의 총명함에 감탄하였으며그러고는 진 나라로 

떠나는 사자에게 특별히 많은 예물을 실려 보내주게 되었다.

 

       , 진선공陳宣公은 천하장사로 소문난 그대

       남궁장만을 기꺼이 잘 대접할 것이며

       우리 진 나라의 장수로 삼을 생각이오.

 

       남궁장만 장수는 마음 놓고 푹 쉬시오.

       정말너무나 고맙사옵니다.

 

진선공의 배려로 남궁장만이 마음을 놓고 어머니를 모시고 쉬고

있을 때 나라 사신이 귀중한 보물을 듬뿍 내놓는 것이다.

 

       아니 웬 보물을 이렇게 많이 가져왔소?

       저희 주공께서 드리는 예물이옵니다.

       아무쪼록 남궁장만을 우리에게 내어주십시오!

 

진선공은 많은 예물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져 욕심이 앞서게 되자

그는 마음을 바꾸어 송 나라 사신의 청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동생공자 결 은 잘 들어라.

        나라에서 보내온 예물의 반을 주겠노라.

 

       주공 형님무슨 일이시옵니까.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송 나라에 넘겨줘야겠는데

       남궁장만은 천하가 다 아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고분고분 밧줄에 묶일 위인이 아니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주공신이 한번 해보겠나이다.

 

공자 결은 궁리 끝에 한 가지 계책을 세우고며칠이 지나자

진수성찬珍羞盛饌을 차려놓고 남궁장만을 초청하여 술을 마신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이까?

       우리 진 나라는 남궁 장수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허 어이렇게 초청해주시어 정말 고맙소이다.

 

       우리 주공께옵서는 열 개의 성을 얻은 것보다

       그대를 얻은 것이 더 크다고 하시면서

       우리 진 나라를 떠나 다른 곳에 꼭 가시려 한다면

       수레를 준비해드리겠다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십니다.

 

       진후께서 이렇게 베풀어주시니 무엇을 더 바랍니까?

       나는 진 나라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오.

 

       장수께서 우리 진 나라에 꼭 계시겠다면

       우리나라 군부를 맡아 우리 진군陳軍을 키워주시오.

       그야있는 힘을 다하여 충성을 맹세하겠소이다.

 

       좋습니다우리 영원히 변치 않도록

       의형제義兄弟의 연을 맺으면 어떻겠소?

       하하좋습니다.

 

       의형제 결연結緣을 흔쾌히 받아주시어 고맙습니다.

       형님자 술 한 잔 받으시지요.

       좋소그대 공자 결 과는 이제 한 형제 요.

 

남궁장만은 서로 결의형제結義兄弟까지 맺게 되자 더욱 안심하며

아름다운 기녀妓女 들까지 술을 권하자모처럼 기분이 좋아져 권하는

대로 술을 마시다가끝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코를 골았다.

 

       다들 들어오너라.

       이자를 저 큰 부대에 넣고

       소의 힘줄로 만든 밧줄로 꽁꽁 묶어버려라.

 

미리 기다렸던 장정들이 공자 결의 지시에 따라 큰 부대에

집어놓고 쇠 끈으로 꽁꽁 묶어 꼼짝을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아니, 이게 뭐냐

       나를 이렇게 묶어 송 나라로 보내다니

       공자 결 이란 놈이 나를 완전히 속였구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넘어가 인사불성이 되었던 남궁장만은 술에서

깨어나 몸부림쳤으나꽁꽁 묶인 소의 힘줄 끈이 꼼짝을 않으니 

어쩌지 못하고 늙은 어머니와 함께 송 나라로 소환되고 말았다.

 

       맹획孟獲을 돌려보내 달라고 하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위급을 모면謀免 하려고 도망쳐 온 자를

       어찌 돌려보내 죽게 할 수 있겠나이까?

 

       맹획孟獲은 천하장사이오니

       차라리 우리 군부에 쓰심이 좋겠나이다.

 

       주공공손 이 이옵니다.

       천하의 악은 어디 가나 마찬가지이옵니다.

 

        나라의 역신逆臣을 살려 두시면

       우리나라에서도 역신逆臣이 생겨날까 두렵나이다.

 

       이번에 맹획孟獲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나라와의 관계만 나빠질 뿐이옵니다.

 

위혜공衛惠公도 위 나라로 도망쳐온 맹획孟獲을 간신히 붙잡아

밧줄로 꽁꽁 묶어서 나라 사신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

 

        나라에서 끌고 온 맹획孟獲

        나라에서 끌고 온 남궁장만南宮長萬 인가?

 

       주공그러하옵니다.

       저 두 놈을 역신逆臣의 본보기로 삼아야 하겠도다.

 

       저잣거리에 끌고 나가 원통하게 죽은 사람들의

       원한을 풀도록 쇠막대기를 준비해 놓아라.

 

그 둘은 시장 한복판의 기둥에 묶어두고원한이 맺힌 백성에게

쇠막대기를 맡기자. 삽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들은 사장

없이 두들기며, 뻘건 고깃덩어리로 만들었고남궁장만의 팔십

노모 또한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화가 덜 풀린 송환공宋桓公은 두 사람의 살점으로 포를 떠서

소금에 절인 후 그 포를 모든 신하에게 나누어주며 말했다.

 

        신하 된 자로 역모逆謀를 꾸미는 자는

        이 소금에 절인 고기가 되고 말리라.

 

        송민공宋閔公은 재위 10년 만에 실없는 농담으로

        이렇게 커다란 내란이 일어나게 하였으며

 

        또한, 한순간의 판단을 잘못한 사람들이

        그 일생을 죽임으로 끝내면서

        송나라의 반란은 겨우 수습하게 되었다.

 

어지러운 춘추시대에는 이처럼 신하가 군주를 죽이기를 마치

닭 모가지를 비틀 듯이 자주 일어났었다고 한다.

 

 102 처제를 희롱하다 죽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