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32

제 80 화. 시가의 귀신이 되고 말리라.

서휴 춘추열국지 제 80 화. 시가의 귀신이 되고 말리라. 기杞 나라가 망하자, 기후杞侯의 동생 영계嬴季는 기杞 나라의 묘주廟主라 불리게 되었다. 막상 기杞 나라가 망하고 남편인 기후杞侯 마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자, 너무나 놀라고, 너무나 애통하게 생각하던 기후杞侯의 부인 백희白姬는 그만 갑자기 까무러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기후杞侯의 부인인 백희白姬를 후하게 장례를 잘 치러드려라. 백희白姬의 동생인 숙희叔姬는 노魯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보살펴라. 나, 숙희叔姬는 사양하노라. 원래 제후諸侯의 부인이란, 그 나라에 한번 출가出嫁 하면, 그 지아비를 따르게 되어있노라. 기후杞侯의 부인으로 살아왔으니 죽어서도 기후杞侯의 귀신이 되겠노라. 일부종사 만이 부인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제양공齊襄公은 노장공..

제 79 화.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25. 아름다운 모습들 제 79 화.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가. 고거미高渠彌는 보았는가. 너의 군주는 이미 죽었도다. 너는 아직도 살기를 바라느냐. 내가 저지른 죄가 중한 것을 알고 있소. 인제 와서 목숨을 구걸하겠소이까. 자, 다들 보아라. 신하 된 자로 마음대로 자기 주군을 죽인 자를 어찌 단칼에 목을 벨 수 있겠는가. 한칼에 죽인다면 너에게는 과분한 벌이 되리라. 저자. 공자 미亹는 이미 죽었으니 고거미高渠彌는 임치臨淄 성城으로 압송하여 남문의 저잣거리에서 거열형車裂刑에 처하도록 하라. 거열형車裂刑 이란, 죄인의 머리와 사지四肢를 다섯 개 수레의 끌채에 묶어, 소에게 각기 한 방향으로 수레를 끌고 가도록 하면, 사람의 목과 팔과 다리가 다섯 조각이 되고 마는 형벌이다. 속칭 오우..

제 78 화. 정들면 사리를 분별 못하나.

서휴 춘추열국지 제 78 화. 정들면 사리를 분별 못하나. 대부 전손생顓孫生은 왕희王姬 공주를 모시고 노魯 나라를 거쳐 제齊 나라에서 혼례를 치러드렸다. 이로써 노환공魯桓公 사건은 정리되고, 제양공齊襄公은 예정대로 왕희王姬 공주를 맞이하였다. 이제는 문강文姜을 모시고 제齊 나라의 임치臨淄 성을 떠나려고 귀국 준비를 서두르고, 대부 전손생顓孫生은 제양공齊襄公을 찾아가 작별인사를 올린다. 제양공齊襄公은 문강文姜이 떠나가는 걸 너무 아쉬워하며 보내지! 않으려 하였으나, 조정의 공론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 나는 어찌 지아비인 노환공을 죽게 하였느냐. 나는 왜 오빠인 제양공과 떨어지길 싫어하느냐. 아아, 나는 노魯 나라에 왜 돌아가야 하나. 아아,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아아, 알 수 있는..

제 77 화. 음탕이 놀다가 지아비를 죽이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77 화. 음탕이 놀다가 지아비를 죽이는가. 제양공은 팽생彭生에게 귓속말을 해두고, 우산牛山의 연회장에서 환송 잔치를 연다며, 노환공魯桓公을 정중히 초청하였으나, 허락을 받아내지 못하자 사람을 또 보내 계속해서 초청하는 것이다. 환송 잔치에 정말 가고 싶지가 않구먼. 그래도 할 수 없이 가보긴 가봐야겠지. 환송 잔치는 성대하게 열려 노래와 춤이 흥겹게 이어갔으나, 마지못해 연회장에 들어온 노환공魯桓公은 입을 다문 채 말도 건네지 않았으며, 우울한 김에 권하는 데로 술을 받아 마시니, 몹시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여 비틀거리게 되는 것이다. 팽생彭生은 무얼 하는가. 어서, 노후魯侯를 잘 모셔드려라. 팽생彭生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노환공을 안다시피 수레에 태우고 영빈관 쪽으로 가다가, 곯아..

제 76 화. 이복 남매끼리 사랑하면 행복한가.

서휴 춘추열국지 24. 제양공의 시대 제 76 화. 이복 남매끼리 사랑하면 행복한가. 주공, 정실부인 자리를 비워놓을 수 없나이다. 더구나 군부인 송녀宋女께서 아들도 없이 떠나신바 세자 또한 자리가 비어 있나이다. 허, 어이하면 좋겠소. 주周 왕실의 왕희王姬 공주는 어떠실는지요. 왕실의 왕희王姬 공주라. 왕희王姬 공주는 어떤 성품이오. 왕희王姬 공주께서는 지조가 굳고 심지心志 마저 깊으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말과 행동의 폭이 넓어 인자하다고 하옵니다. 다들 그리 생각하는 것이오. 주공, 모두 들 그리 생각하나이다. 그 당시에 혼인하려면 반드시 중매인을 두어야 하며, 그 중매인은 그 혼사를 끝까지 관장하여야 하는 책임이 따르고 있었다. 노魯 나라는 원래부터 왕실과 가까우며 더구나 문강文姜이 시집..

제 75 화. 나쁜 근원은 미리 잘라라.

서휴 춘추열국지 제 75 화. 나쁜 근원은 미리 잘라라. 주공. 송장공宋莊公은 연합군과 함께 물러갔습니다. 그러나, 쫓겨난 정려공鄭厲公이 아직 력성櫟城에 살면서 호시탐탐 복위를 노리고 있사오니, 이 우환을 하루속히 없애야만 하옵니다. 상경의 말이 맞소이다. 그러나 어찌하면 좋겠소. 당장 쳐들어가 물리칠 수도 없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정말 큰일이오. 주공, 이번 연합군과 싸웠듯이, 이들 네 나라는 송宋, 노魯, 위衛, 채蔡 나라이옵니다. 이 모두 우리와 등을 지고 있으니 이 모두 적국이라고 보아야 하옵니다. 주공, 이를 한마디로 말하여 우리 정鄭 나라는 주변의 적들에게 포위당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주공, 이를 잘 헤쳐 나가지 않으면 언제 또, 침공 당할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입니다. 정소공과 제족은 진지하..

제 74 화. 원한을 맺으면 보복 당한다.

서휴 춘추열국지 제 74 화. 원한을 맺으면 보복 당한다. 한편 정소공鄭昭公의 동생인 정려공鄭厲公이 정鄭의 군주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4개국 연합군을 만들어 쳐들어오는 것이다. 주공. 파발이옵니다. 정려공鄭厲公이 복위를 하겠다며 송宋, 노魯, 채蔡, 위衛, 네 나라 연합군을 만들어 지금 우리 정鄭 나라에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다급해진 정소공鄭昭公은 급히 제족祭足을 불러 대비책을 묻게 된다. 이에 제족祭足은 상황을 살펴보고 4개국 연합군의 결성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자 자신감을 가지고 대답하는 것이다. 주공.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이 제족祭足이 대릉大陵을 지키는 대부 부하傅瑕와 힘을 합쳐 반드시 물리치고 돌아오겠나이다. 제족祭足은 대부 부하傅瑕와 함께 대릉大陵 언덕에 진채를 세우고 다양한 참호를 길..

제 73 화.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내야 한다.

서휴 춘추열국지 23. 죽이고 또 죽이고 제 73 화.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내야 한다. 제齊 나라의 요청을 받은 위혜공衛惠公은 아버지 위선공衛宣公에 대한 상례도 치르지 않고, 친히 위군衛軍을 이끌면서 송宋, 제齊 와 함께 기성杞城 전투에 출정하였으나, 정鄭, 노魯의 연합군에 패하여 할 수 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우리 위군衛軍이 정鄭, 노魯에 패하다니 또 참여하여 이 원한을 갚고야 말겠노라. 위衛 나라는 정장공鄭莊公 때 나빠졌던 사이가, 정여공鄭厲公으로 인해 기성杞城 전투가 벌어졌으며, 더구나 패하게 되자, 그 사이가 더욱 나빠지게 되었다. 그때 마침 정鄭 나라에서 내분이 일어났다. 정여공鄭厲公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제족祭足을 제거하려다 실패하고 오히려 채蔡 나라로 망명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정鄭 나..

제 72 화. 어린 막내가 둘이나 형을 죽이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72 화. 어린 막내가 둘이나 형을 죽이는가. 위衛 나라 사신 일행은 신야莘野 포구에 당도하자마자, 미리 매복하고 있던 험상궂은 도적들이 칼을 휘두르며 죽이는 것이다. 사신을 따라온 자들은 그 내력을 알지도 못한 채 도망쳤으나, 가엾게도 공자 수壽의 머리는 땅으로 떨어져 나갔다. 세자의 머리를 목갑木匣에 담아라. 백모白旄를 잘 간직하고 거슬러 올라가자. 이 두 개가 있어야 상금을 받을 수 있도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술에서 깨어난 급자急子가 기지개를 켜면서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니 동생인 공자 수壽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 허, 공자 수壽는 어디 있느냐. 알리옵니다. 세자께옵서 깨어나시면 이 봉함된 죽간竹簡을 드리라 하였나이다. 그 죽간竹簡을 이리 가져오너라. 弟已代行 兄宜速避 (제..

제 71 화.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71 화.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먼저 세자 급자急子부터 죽여야 한다. 이를 목표로 삼아 어떤 음모든 꾸며보자. 공자 삭朔은 형이며 세자인 급자急子의 생일 축하 장소에서 형들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자,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며,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바로 어머니 선강宣姜에게 달려가 몹시 분하다는 듯이 두 눈에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천연덕스레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공자 삭朔 아, 무슨 일이 있었느냐. 아니, 왜 그리 우느냐. 어머니. 수壽 형님과 함께 급자急子 형님에게 생일 축하의 잔을 올렸습니다마는 급자急子가 술에 취하여 저를 희롱하면서 저를 아들이라고 불렀사옵니다. 제가 참고 앉아 있는데 계속해서 어머니는 원래 내 마누라였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