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32

제 90 화. 군주의 판단이 나라를 망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90 화. 군주의 판단이 나라를 망치는가. 노장공魯莊公은 제齊 나라 대부 옹름雍廩이 스스로 공자 규糾를 제후齊侯로 세우겠다며 모시러 온 바가 있었는데, 중손추仲孫湫가 나타나, 공자 소백小白을 제후로 세웠다고 큰 소리로 말하자, 몹시 화가 나 옹름雍廩을 보며 크게 꾸짖는다. 이놈 옹름雍廩 아. 네가 선봉장이냐. 너는 공손무지公孫無知를 주살하였으며 공자 규糾를 옹립하겠다고 나에게 청請 하고는 인제 와서 마음을 쉽게 바꿀 수가 있느냐. 너는 정말로 신의가 없는 놈이로구나. 노장공魯莊公이 화살을 제어 옹름雍廩을 쏘려고 하자, 옹름雍廩은 부끄러운 듯이 머리를 조아리고는 얼른 도망쳐 달아난다. 조말曹沫 장수는 저 옹름을 잡아 오도록 하라. 옹름雍廩 아, 도망가지 말고 게 서 있거라. 조말曹沫 아..

제 89 화. 먼저 온 자가 군주가 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9 화. 먼저 온 자가 군주가 되는가. 제齊 나라 조정에는 포숙아鮑叔牙와 친하게 지내는 신료들이 많았다. 만약 규糾 공자보다 소백小白 공자가 먼저 임치臨淄에 입성하게 된다면, 소백小白 공자가 제후가 된다는 걸 짐작한 관중管仲은 이를 염려하여 소백小白 공자를 죽이려 활을 쏘았다. 아 악. 허리에 화살이 꽂혔도다. 아, 사람 살려라. 사람 살려 어. 저 나쁜 관중管仲 놈이 우리 공자를 죽게 하였도다. 아, 원통寃痛 하도다. 우리 공자께서 돌아가셨도다. 저놈, 저 나쁜 원수 놈, 저 관중管仲 놈을 잡아라. 관중管仲을 꼭 붙잡아 원한怨恨을 풀어 들이자. 빨리 쫓아가 저 관중管仲을 잡아 와라. 황망해진 포숙아鮑叔牙가 화살을 빼주며, 공자 소백小白의 목숨을 구하려고 온 힘을 다하였으나, 그러나..

제 88 화. 누가 먼저 가느냐 운명이 걸린 일이다.

서휴 춘추열국지 28. 나타나는 관중. 제 88 화. 누가 먼저 가느냐 운명이 걸린 일이다. 다음 날 저녁이 되자,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 두 장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원로대신인 고혜高傒의 집에 찾아가는 것이다. 고혜高傒, 원로께서는 안녕하시온지요. 허 어, 어서들 오시 오. 원로 어른께서 먼저 이 두 사람을 불러주시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나이다. 아니요, 선군께서는 너무나 많은 실덕을 하시어 이 노부老夫가 그 일을 항상 걱정하다가 다행히 대부들께서 새로운 군주를 세우셨으니 이 노부老夫 역시 아무 탈 없이 가문의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되는 은혜를 입게 되었소이다. 원로께서는 과찬의 말씀을 하시옵니다. 이제 하루속히 조정에 나오시어 국사를 도와주시기 간절히 바라나이다. 내 나이가 많은 탓으로 가벼운..

제 87 화. 민심을 잃은 정권은 무너지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7 화. 민심을 잃은 정권은 무너지는가. 소백小白 공자님. 아버님 제양공齊襄公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저리 불륜을 저지르며 세상을 어지럽히는바. 이는 반드시 이상한 재앙이 따르고 말 것입니다. 이대로 임치臨淄 성城에 머물러 있다가는 아무래도 어떤 해를 크게 당하기 쉽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로 망명하였다가 마땅한 기회가 올 때까지 피해 있으면서, 후일을 도모하셔야 하겠습니다. 스승님, 어느 나라가 좋겠습니까. 공자의 어머니 나라인 거莒 나라로 가야 합니다. 스승님, 거莒 나라는 너무 작은 나라입니다. 위衛 나라로 가면 어떻겠습니까. 그곳은 너무 멀어 속히 돌아올 수 없으며 나라가 크면 변덕이 심합니다. 거莒 나라는 비록 소국이나 공자의 외가가 되어 언제든지 지원을 받을..

제 86 화. 때를 기다릴 줄 아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6 화. 때를 기다릴 줄 아는가. 옛날 제희공齊僖公 시절에 포숙아鮑叔牙가 먼저 벼슬길에 올랐으며 그때 관중管仲을 제희공齊僖公에게 천거하여 벼슬을 받게 하였다. 관중管仲이 마구간지기에 임명되어 며칠 만에 제 맘대로 그만두다니 관중管仲은 자기 주제를 모르는 자이다. 추천자의 체면을 봐서라도 마구간지기의 일을 열심히 해야지 않는가. 아니네. 관중管仲이 마구간지기를 그만둔 것은 당연한 일이네. 관중管仲의 진가를 알아주는 주인을 만나지 못한 탓에 벼슬에서 물러났을 뿐이네. 그의 재능은 결코 마구간지기에 합당하지 않네. 그의 재능을 알아주는 군주를 만나게 되면 관중管仲은 천하를 다스릴 능력을 발휘할 걸세. 포숙아鮑叔牙는 관중管仲을 끝까지 변명해 주었으나, 사람들은 한결같이 비웃으며 인정하지 않..

제 85 화. 세상이 혼탁해지면 새 인물이 나오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27. 새로운 인물의 등장. 제 85 화. 세상이 혼탁해지면 새 인물이 나오는가. 제양공齊襄公은 재위 13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허약했던 제齊 나라를 천하의 강대한 나라로 키워내며 여러 업적을 쌓았으나, 황음무도한 행실로 연칭連称의 칼에 비참하게 죽는다. 제양공齊襄公은 연합군을 결성하여 위衛, 노魯, 정鄭 나라를 정벌하였고, 아울러 주변의 작은 나라를 병합하며 영토를 넓혔다. 8대에 걸쳐 원수로 지내던 기杞 나라를 멸망시킴으로써 제齊 나라 조상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는 큰 업적도 남겼다. 그러나, 황음무도荒淫無道 하여, 여동생이자 노환공魯桓公의 부인인 문강文姜과 간통하면서, 이복 동생인 팽생彭生을 시켜 노환공魯桓公을 모시고 가다가 수레 안에서 모살謀殺 시켰으며, 그 죄를 모두 팽생彭生에게 ..

제 84 화. 원혼은 실제 나타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4 화. 원혼은 실제 나타나는가. 때마침 초겨울 바람은 미친 듯이 불어왔고, 불길이 맹렬히 타오르게 되자, 군사들은 신바람이 나서 함성을 질러대며 짐승들을 쫓았다. 산 짐승들은 동쪽으로 달아나다가 서쪽으로 달아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자 사냥 분위기를 한 껏 돋우는 것이다. 패구산貝邱山 사냥 분위기가 더한층 무르익어가는데, 그때였다. 별안간 커다란 짐승 한 마리가 숲속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주공. 괴상한 짐승이 나타났사옵니다. 무슨 짐승이란 말이냐. 저기 보시옵소서. 소같이 생겼으나 뿔이 없사오며, 호랑이 같으나 무늬가 없는 것이 꼭 멧돼지 같사옵니다. 불길 속에서 대단히 큰 멧돼지 같은 짐승이 튀어나와 언덕 위로 재빨리 올라오더니, 제양공이 탄 수레 앞에서 웅크리..

제 83 화.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을 아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3 화.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을 아는가. 고영考盈은 규구葵邱의 많은 참외를 싣고 가서 임치臨淄에 바치는데, 때마침 제양공을 만나게 되어, 교대하여 달라며 간곡히 요청하였다. 주공. 참외가 익었사옵니다. 주공, 일 년이 벌써 지난 것입니다. 군사들이 모두 교대하여 줄 것을 바라나이다. 허 어, 그깟 일 년을 못 참는단 말이냐. 어찌하여 그리도 보챈단 말이더냐. 주공, 군사들이 몹시 가족들을 보고싶어 합니다. 주공께서 직접 약속한 바를 지켜주셔야 하옵니다. 교대해 주고 안 해 주고는 내가 정하는 일이다. 허 어, 일 년만 더 있으라고 하여라. 참외가 다시 익으면 그때 교대시켜 주도록 하마. 부장 고영考盈은 빨리 돌아가 그리 전하도록 하라. 제양공齊襄公은 문강文姜과 실컷 놀고 돌아와 쉬려..

제 82 화. 방심한 일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26. 죽어가는 사람들 제 82 화. 방심한 일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주상, 왕사군의 일은 사마司馬께서 주관하는 일이 온대 만약 사마司馬께서 왕사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신 자돌子突의 벼슬은 미관말직이고, 재주는 보잘것없어 사마司馬의 임무를 맡지 못하나이다. 하오나. 아무도 그 일을 맡아 위衛 나라를 구원하러 가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면, 신 자돌子突이 죽음을 무릅쓰고 사마司馬를 대신하여 나가겠나이다. 짐朕이 자돌子突에게 묻겠느니. 위衛 나라를 구하러 나아가 연합군과 싸운다면 그대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신이 오늘 군사를 이끌고 출동하면 이미 승리는 취한 바와 다름이 없사옵니다. 만약에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을 위시한 선왕들의 영령에 힘입어, 의義로써 다섯 나라 제후들의 마음을 후회하게 만든다면 ..

제 81 화. 의로운 자만이 죽음을 무릅쓰는가.

서휴 춘추열국지 제 81 화. 의로운 자만이 죽음을 무릅쓰는가. 제양공齊襄公과 문강文姜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불륜을 저지르자 이들의 잘 못 된 행각으로 제齊 나라의 민심이 크게 흉흉해졌다. 이를 보다 못한 제齊 나라 백성들은 재구載驅 라는 노래를 지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 불렀다. 재구載驅 는 여기저기 수레를 몰고 다니며 노는 제양공齊襄公을 비난하는 노래이다. 이는 시경詩經 제풍齊風에서 나온다. 載驅薄薄 簟茀朱鞹 魯道有蕩 齊子發夕 (재구박박 담불주곽 노도유탕 제자발석) 말은 급하게 달리는구나, 붉은 가리개 아름답게 흔들리네. 노나라는 조용하거늘 제나라 아이들 밤늦게 놀러 나오네. 四驪濟濟 垂轡濔濔 魯道有蕩 齊子豈弟 (사리제제 수비녜녜 노도유탕 제자개제) 네 마리 검은 말 아름다운 말굴레 곱기 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