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73 화.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내야 한다.

서 휴 2022. 4. 20. 18:46
서휴 춘추열국지
 

23. 죽이고 또 죽이고

 

73 .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내야 한다.

 

나라의 요청을 받은 위혜공衛惠公은 아버지 위선공衛宣公

대한 상례도 치르지 않고, 친히 위군衛軍을 이끌면서 송宋, 제齊 와

함께 기성杞城 전투에 출정하였으나, , 의 연합군에 패하여

할 수 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우리 위군衛軍이 정, 에 패하다니

      또 참여하여 이 원한을 갚고야 말겠노라.

 

나라는 정장공鄭莊公 때 나빠졌던 사이가, 정여공鄭厲公으로

인해 기성杞城 전투가 벌어졌으며, 더구나 패하게 되자, 그 사이가

더욱 나빠지게 되었다. 그때 마침 정나라에서 내분이 일어났다.

 

      정여공鄭厲公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제족祭足을 제거하려다 실패하고 오히려

      채 나라로 망명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나라 영토를 확장하면서 천하를 주름잡던 정장공鄭莊公

죽고 나자, 그의 말대로 그의 똑똑한 아들들이 서로 들고 일어나

서로 군주가 되겠다며 반목하고 싸우면서 나라를 망치고 있었다.

 

 

이에 제족祭足은 정장공鄭莊公의 유명을 받들어 정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였으나 이번에는 정여공鄭厲公이 채 나라로 달아

남으로써, 그당시 위에 망명가 있던 옛 군주인 정소공鄭昭公

복위시키겠다며, 衛에 사신을 보내게 된 것이다.

 

      주공. 나라에서 사신이 왔사옵니다.

      아니, 나라에서 왜 사신이 왔는가.

 

      정나라 사신은 무슨 일로 찾아왔소.

      정려공鄭厲公이 상경 제족祭足을 죽이려다

      실패하여 채나라로 달아났사옵니다.

 

      우리 정나라의 신료들이 모두 뜻을 모아

      이곳에 계시는 홀공자를 모셔가서, 다시

      정소공鄭昭公으로 복위시키고자 하옵니다.

 

      허 어, 내 그동안 정려공鄭厲公을 미워하였는데

      달아나고 말았다니 참으로 잘된 일이로다.

 

      이제 정나라에 원수 갚을 일이 없게 되었구나.

      어서 홀공자를 모셔오도록 하라.

 

위혜공衛惠公은 이제 정나라와 관계를 개선 시킬 좋은 기회라

판단하여, 정소공鄭昭公에게 예물까지 주면서 극진히 대접하였다.

 

      우리 위군衛軍은 홀공자를 잘 호위하여

      정소공鄭昭公으로 복위시키고 돌아오라.

 

      정소공鄭昭公은 위혜공衛惠公에게 감사의 절을

      정중히 올리고, 도망쳐 나온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감개무량하여 눈에 이슬이 맺히고 있었.

 

상경 제족祭足은 위나라에서 돌아온 정소공鄭昭公에게 큰절을

올리며, 옛날에 잘 보좌하지 못한 죄를 정중히 사죄하는 것이다.

 

      주공.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사옵니다.

      옛날의 밀계密契 처럼 다시 모시게 되었사옵니다.

      이제 마음 편히 나라를 다스리시옵소서.

      고맙소. 그동안 고생 많았소.

 

정소공鄭昭公은 제족祭足에게 비록 죄를 묻지는 않았으나 괘씸하게

생각하였다. 눈치 빠른 제족祭足 또한 정소공鄭昭公이 마음속으로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고거미高渠彌는 정소공鄭昭公의 세자 때부터

좋지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었으며, 더구나 정소공鄭昭公의 추방에

앞장섰던 일이 있었으므로 더욱 불안해지게 된다.

 

      주공. 신 제족祭足은 많이 늙은 바이오라

      매사에 몸이 따라오는지 안 사 와 이제 쉴까 하나이다.

      으음, 알아서 하시오.

 

고거미高渠彌는 제족祭足이 조정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자, 오히려

기뻐하였으며, 정소공鄭昭公을 제거하고 옛날부터 자기 편을 들어

주던 공자 미를 옹립시켜야 자기가 안전해진다고 생각하였다.

 

      고거미高渠彌는 공자 미와 연락을 하며

      아무도 몰래 자객들을 불러들이면서

      정소공鄭昭公을 제거하고자 기회를 잡으려 한다.

 

그때 제족祭足에게 쫓겨나 채나라에 머물고 있던 정려공鄭厲公

다시 정나라를 차지하기 위하여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 정려공鄭厲公이 채나라에 머물고 있노라.

      력성櫟城을 빌려 신정新鄭에 복귀하고자 하니

      력성櫟城을 지키는 단백檀伯은 나를 도우라.

 

나라로 도망갔던 정려공鄭厲公은 정나라의 력성櫟城

차지하여 정나라 신정新鄭에 복귀하는 발판으로 삼으려 하여

대부 단백檀伯에게 통지하였으나, 그냥 단칼에 거절당하고 말았다.

 

      단백檀伯은 주인을 몰라보며 거절까지 하다니

      아주 나쁜 놈이로다.

 

      내가 가지고 온 보옥을 내려주겠노라.

      채나라에서 날쌘 칼잡이들을 뽑도록 하라.

 

      주공, 여기 30명을 모았습니다.

      모두 상인으로 가장하여 력성櫟城에 들어가

      대부 단백檀伯을 죽이도록 하라.

 

정려공鄭厲公은 채나라 칼잡이들에게 뇌물을 풀어 력성櫟城

들여보냈으며, 드디어 단백檀伯을 살해하고 력성櫟城을 점령하였다.

 

      채후蔡侯 께옵서는 저를 좀 도와주시옵소서.

      지금까지 그대 정려공鄭厲公을 돕고 있지 않은가.

      더 필요한 게 무언가.

 

      력성櫟城을 대대적으로 증축하고 성벽 밑의

      해자垓子를 깊이 판 후에 성을 굳게 지키다가

      기회를 보아 정나라를 다시 차지할까 합니다.

 

      좋소. 소신껏 해 보시 오.

      필요한 건 모두 도와주도록 하겠소.

 

한편 정소공鄭昭公은 동생인 정려공鄭厲公이 대부 단백檀伯

죽이고, 력성櫟城을 점령하여 대대적으로 성을 증축하면서,

군사를 조련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 매우 놀라게 된다.

 

      이에 할 수 없이 제족祭足을 불러들이게 되니,

      제족祭足은 정소공鄭昭公을 안심시키며

      대부 부하傅瑕와 함께 대릉大陵 땅에 주둔하며

      연합군의 방어에 대비하는 것이다.

 

정려공鄭厲公은 바로 앞 대릉大陵 땅에 제족祭足과 부하傅瑕

지키고 있으니, 더는 침공할 수 없게 되자,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노환공魯桓公에게 사자를 보내 간곡하게 지원을 부탁하게 된다.

 

노환공魯桓公은 정려공鄭厲公과 함께 송나라를 침공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기성紀城 전투에 같이 출정하여 싸운 바도

있었으므로 서로 정이 들어있었다.

 

      쫓겨난 정려공鄭厲公이 력성櫟城에 살면서

      오랜만에 사자를 보내왔구먼.

 

      정나라 사자는 말해보시오.

      무얼 도와주면 좋겠소.

 

      송장공宋莊公에게 다리를 놓아 주십사 합니다.

      다리를 놓아달라니 무슨 뜻인가.

 

      알다시피 정려공은 송장공과 원수지간이 아니던가.

      쉽지 않은 부탁이구먼.

 

      먼저 송장공宋莊公에게 옛일을 사죄하겠으며,

      옛날 약속한 바를 모두 지키겠사오니,

 

      정나라에 귀국할 수 있도록 제발 다리를

      놓아 주시옵길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나이다.

 

      내 정려공鄭厲公의 뜻을 알겠노라.

      옛정을 생각하여 노력해 볼 테니 돌아가 기다려 보라.

 

그때 송나라는 정려공鄭厲公의 아버지 되는 정장공鄭莊公

침공을 막다 보니, 부쩍 군사력이 강해져 있었다.

 

      또한, 여러 번의 전투를 치르다 보니 이미

      강군이 되어있었으므로, 이제는

      송장공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나라 사자가 송장공宋莊公에게 정려공鄭厲公의 뜻을 전하자

또 세 성에 대한 욕심을 내면서 동맹을 맺겠다며. 쾌히 승낙하고

, 衛 나라에 사자를 보내 정나라를 함께 침공하면 많은

재화를 주겠다며 부추겼다.

 

      주공. 나라에서 사자가 왔사옵니다.

      송나라 사자는 무슨 일로 찾아왔소.

 

      위후衛侯 께옵서는 강령하시온지요.

      저희 송후宋侯 께옵서는 정나라를

      침공하여 버릇을 고쳐놓고자 하옵니다.

 

      위후衛侯 께옵서는 함께 참여하여 주시면

      그만한 대가를 주시겠다 하옵니다.

 

위혜공衛惠公은 정소공鄭昭公이 위나라에 4년간이나 머물고

있을 때, 많은 편의를 돌봐주었으며, 또한 정나라로 돌아갈

예물도 주면서, 위군衛軍으로 호위시켜주는 도움을 주었었다.

 

그러나 그 뒤로 한동안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소공鄭昭公에게서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자, 몹시 괘씸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정소공鄭昭公은 은혜를 모르는구나.

      정소공鄭昭公은 참으로 괘씸한 자로다.

 

      이 기회에 정나라 침공에 합류하여

      차라리 송, , 와 우호를 맺으리라.

 

위혜공衛惠公은 정소공鄭昭公을 아주 괘씸하게 생각하여 송

나라의 요청을 허락하고, 이제는 정려공鄭厲公의 복위를 돕기로

하면서, 친히 위군衛軍을 이끌고 출병하는 것이었다.

 

      그만한 작은 명분을 합리적으로 판단치 못하고

      손수 출병하다니, 역시 좁은 시기심을 

      버리지 못하여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위혜공衛惠公이 정나라로 출병하자, 이때 기회만을 엿보던

좌공자 예와 우공자 직은 위혜공을 몰아내기로 결심하였다.

 

      어서들 모입시다.

      위혜공衛惠公이 정나라 정벌에 참여하였소이다.

 

      위혜공衛惠公이 먼 곳의 전장으로 떠났으니

      드디어 거사할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 아니겠소.

 

      거사하려면 그에 앞서 새 군주를 정해놔야만

      백성들의 마음을 승복시킬 수 있소이다.

 

      나리. 대부 영궤寧跪께서 오셨사옵니다.

      상의할 일이 있다며 꼭 뵙고자 하옵니다.

 

      으 음, 마침 때맞춰 잘 왔도다.

      어서 모시고 들어오너라.

 

      두 분 공자께옵서는 무얼 하고 계십니까.

      급자急子 와 수가 원통하게 죽은

      두 공자의 일은 벌써 잊으셨습니까.

 

      허 어, 잊을 리가 있겠소이까.

      그렇지 않아도 그 일을 의논하고 있었소.

 

      이 영궤寧跪의 생각으로는 굳이 군사를 일으키지

      않아도 위혜공衛惠公을 몰아낼 수 있소이다.

 

      그렇습니까. 하긴 그래요.

      위혜공衛惠公이 떠난 이번 기회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거사에 앞서 새 군주를 정해야 하는데

      누구를 새 군주로 모셔야 좋겠소이까.

 

      우리도 같은 생각이나 새로 모셔야 할

      군주를 아직 정하지 못해 망설이는 중이요.

 

      여러 공자 중에 주왕실에 가 있는

      공자 검모黔牟가 어떻겠소.

      그는 어질고 덕이 높아 군주로 모실만합니다.

 

      더욱이 검모黔牟는 왕실의 사위가 되어있으므로

      우리 위나라 백성을 복종시키기가 쉽소이다.

 

검모黔牟를 새로운 군주로 추대하기로 약속한 좌공자 예

우공자 직과 그리고 대부 영궤寧跪, 세 사람은 즉시, 짐승의

피를 입술에 바르며 굳게 맹세하는 삽혈歃血 행사를 치렀다.

 

      먼저 세자 급자急子와 공자 수를 따르던

      사람들을 찾아내어 두 분이 억울하게 죽은

      사연을 소문으로 퍼지게 하면서

      또한, 거짓 소문도 만들어 내어 퍼트려야 합니다.

 

이들은 급자急子와 수의 억울한 죽음과 함께, 위혜공衛惠公

나라를 쳐들어갔다가 죽었다는 소문도 퍼트려 나갔다.

 

      공자 삭이 두 형을 살해하였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위선공衛宣公이 화병으로 죽자

      공자 삭이 형들을 무시하고 보위寶位를 찬탈하여

      위혜공衛惠公이 된 것이란다.

 

      위혜공衛惠公이 정나라를 정벌하다가

      싸움에 패하여 그만 전쟁터에서 죽었단다.

 

      이제 왕실에 있는 공자 검모黔牟를 모셔와

      새로운 군주로 모셔야 한다더라.

 

세 사람은 헛소문이 그럴듯하게 먹혀들어 가자, 왕실에  사자를

보내어, 공자 검모黔牟를 모셔와 새로운 위후衛侯세워버렸으며,

이에 신료들이 새로 즉위한 검모黔牟를 알현하고 충성을 맹세하였다.

 

      급자急子와 공자 수를 위하여 새롭게 상을 발하고

      두 공자의 묘를 다시 개장하여 주도록 하라.

 

      사자를 주왕실에 보내어 공자 검모黔牟

      위후衛侯에 즉위하였음을 알리도록 하라.

 

      영궤寧跪는 변경에 나아가 길목을 지키며

      위혜공衛惠公이 돌아오는 걸 막도록 하라.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선강宣姜 때문입니다.

      급자急子와 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여자를 죽이지 않고는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선강宣姜의 죄는 죽어 마땅하나?

      제후齊侯의 누이라, 만약 죽인다면

      제후齊侯가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올 수도 있소이다.

 

      제나라와 수교를 맺을 때를 대비하여

      당분간 살려두기로 합시다.

 

좌공자 예와 우공자 직은 선강宣姜을 궁 밖으로 내보내 별궁에

머물게 하면서, 의복과 음식 등은 부족함이 없도록 보내 주었다.

 

74 . 원한을 맺으면 보복을 당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