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74 화. 원한을 맺으면 보복 당한다.

서 휴 2022. 4. 21. 17:04

서휴 춘추열국지

 

74 . 원한을 맺으면 보복 당한다.

 

한편 정소공鄭昭公의 동생인 정려공鄭厲公이 정의 군주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4개국 연합군을 만들어 쳐들어오는 것이다.

 

      주공. 파발이옵니다.

      정려공鄭厲公이 복위를 하겠다며

      송, , , , 네 나라 연합군을 만들어

      지금 우리 정나라에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다급해진 정소공鄭昭公은 급히 제족祭足을 불러 대비책을 묻게

된다. 이에 제족祭足은 상황을 살펴보고 4개국 연합군의 결성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자 자신감을 가지고 대답하는 것이다.

 

      주공.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이 제족祭足이 대릉大陵을 지키는 대부 부하傅瑕

      힘을 합쳐 반드시 물리치고 돌아오겠나이다.

 

제족祭足은 대부 부하傅瑕와 함께 대릉大陵 언덕에 진채를 세우고

다양한 참호를 길게 파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중심으로 빈틈없는

방어책을 짜면서 장기전까지 펼쳐낼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놓는다.

 

      장병들은 잘 듣도록 하라.

      송나라를 뺀 노, , 나라는

      자기들과 관계된 싸움이 아니므로

 

      기를 쓰고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싸워보았자 저들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이다.

      우리 정군鄭軍은 진채를 굳게 지키며

      언덕바지의 참호를 활용하여 공격과 후퇴를 반복하는

      여러 기묘한 전술을 펼쳐나갈 것이다.

      모두 일당백의 용기로 싸워야 한다.

 

한겨울 12월에 출병한 연합군은 제족祭足의 전술에 말려들어

무려 6개월간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지칠 대로 지치고 말았다.

 

어느새 해를 넘겨 여름이 다가오나 끝내는 지루한 장기전을

펼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되었으며 더구나 장마철이 다가온 것이다.

 

      지칠 대로 지친 4개국 연합군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이때 노나라가 먼저 철군하자, 이어서

      송, , 나라도 각자 회군함으로써

 

      정소공을 제거하고자 연합군까지 동원하였던

      정여공의 침공은 결국 정소공의 승리로 끝나고 만다.


송장공宋莊公은 아무 이득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면서

오히려 정소공鄭昭公과 제족祭足에게 원한만 더 산 셈이 된다.

 

위혜공衛惠公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회군하게 되나!

뜻밖에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위혜공 삭이 된다.

 

      주공. 급한 파발이옵니다.

      국내 사정이 긴박하옵니다.

      새로운 위후衛侯에 검모黔牟를 세웠다고 하옵니다.

 

      아니, 뭐라고 검모黔牟 라고 하였느냐?

      아니, 나 위혜공衛惠公이 있는데

      새 군주를 세우다니 말이 되느냐.

 

      주공, 그렇사옵니다.

      좌우 두 공자가 배반하였사옵니다.

 

      허 어, 이거 큰일이다. 어찌하면 좋겠냐.

      주공, 후일을 기약하시옵소서.

 

      허 어, 할 수 없구나.

      제나라 임치臨淄 로 가야겠도다.

 

인 위혜공衛惠公은 귀국하려다가, 좌공자 예와 우공자

, 두 공자가 이미 검모黔牟를 새로운 위후衛侯로 세웠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깜짝 놀라 몹시 당황하였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 선강宣姜의 오빠가 되며 ,외숙이 되는

제양공齊襄公에게 몸을 의탁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눈물을

뿌리면서 나라 임치臨淄로 떠나가게 되었다.

 

      위혜공衛惠公 이 망명을 왔단 말인가.

      제후齊侯 께옵서는 절을 받으시옵소서.

 

      위혜공衛惠公, 어서 오시 오.

      위혜공衛惠公 은 내 누이의 아들이 아닌가.

      아무 염려 말고 이곳에 있도록 하라.

 

제양공齊襄公은 위혜공衛惠公 을 조카라 부르면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불편이 없도록 보살펴주기로 하자, 위혜공은 크게

감격하여 눈물부터 뿌리면서 맹세하는 것이다.

 

      외숙부, 이옵니다.

      이 삭이 다시 위후衛侯 자리에 오르게 되면

      위나라 부고府庫에 있는 모든 보물과 재화를

      외숙부 임께 모두 바치겠나이다.

 

제양공齊襄公이 삭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노환공魯桓公이 보낸 사자가 당도하여 뵙기를 청한다.

 

      저희 주공께서 제후齊侯께 아뢰라 하였나이다.

      저희 노후魯侯께서 주왕실에 혼인婚姻을 중재한바

      왕실에서 하가下嫁를 허락받았나이다.

 

      또한, 저희 노후魯侯께서 혼사婚事를 주관하도록

      왕께서 명하셨다며 이에 전하라 하였사옵니다.

 

제양공齊襄公은 얼마 전 군부인 송녀宋女가 죽고 정실부인 자리가

비어 있었으며이에 문강文姜이 노魯 나라에 시집가게 되어 매부가

된 노환공魯桓公에게 청혼을 부탁한바, 왕실의 왕희王姫

공주를 제양공齊襄公에게 시집보내기로 허락을 받아 낸 것이다.

 

      저희 주공께옵서 제후齊侯를 만나

      혼사婚事를 상의하려 제나라에

      오시겠다는 뜻을 전하라 하였사옵니다.

 

      허. 좋소. 그리 합시다.

      어느 날짜가 좋겠소.

 

이 일로 제양공齊襄公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였던 이복 여동생

문강文姜생각이 떠올라, 기왕이면 노환공魯桓公이 문강文姜

함께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고, 별도의 사자를 선발하여

나라에 보내면서, 또한 특별히 문강文姜을 초청하였다.

 

      주공. 위혜공衛惠公 이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위나라 정벌은 언제 하시겠냐며 묻사옵니다.

      어서 들어오라고 하라.

 

      삭은 나의 말을 듣도록 하라.

      위나라의 검모黔牟는 주왕실의 사위로

      나와는 장차 동서지간이 될 사람이다.

 

      주왕실에 혼사를 청하고 있으므로

      위나라 정벌은 잠시 뒤로 미루도록 하겠노라.

 

      외숙부, 제후齊侯 ,

      기쁜 경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 겠사오나

      어머니의 안위가 걱정되어 마음을 놓을 수 없나이다.

 

      주공, 신 공손무지公孫无知 이옵니다.

      위혜공衛惠公의 말과 같이

      지금 시급한 일은 선강宣姜의 일입니다.

 

      위나라 검모黔牟가 선강宣姜

      죽이지 못하도록 꼭 막아내야 하옵니다.

 

      으흠, 옳은 말이로다.

      거, 좋은 방안이 있는가.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어서 묘책을 말해보라.

 

      주공, 나라 검모黔牟의 동생인 공자 석

      우리나라에 망명하여 살고 있사옵니다.

 

      공자 석은 부인과 사별하여 홀몸이 되어있습니다.

      공자 석을 선강宣姜과 부부의 연을 맺게 한다면

 

      선강宣姜이 검모黔牟의 제수씨가 되는 것이므로

      그리되면 위후衛侯 검모黔牟도 선강宣姜

      그리 쉽게 죽이지 못할 것입니다.

 

      주공, 그리된다면 위혜공衛惠公이 복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허 어, , 좋은 방안이로다.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알아서 잘 하고 돌아오라.

 

공손무지公孫无知가 제양공齊襄公의 명령을 받자마자, 열 수레의

예물을 싣고는 공자 을 데리고, 에 가게 되었으며 새로

즉위한 검모黔牟를 알현하게 되었다.

 

      제후齊侯께서 위후衛侯 즉위를 축하드리라 하옵니다.

      반갑고 고맙소. 다른 내용은 없소.

 

      한 가지 부탁이 있사옵니다.

      공자 석과 선강宣姜이 좋은 인연을 맺길 바라나이다.

 

      허 어, 그게 될 수 있는 일인가.

      위후衛侯 께옵서는 우선으로 위나라 신료들이

      이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봐 주십시오.

 

공손무지公孫无知는 별궁에 갇혀 있다 싶이 하고 있는 선강宣姜

찾아가 오빠인 제양공齊襄公의 뜻을 전하며 좋은 말로 설득시켰다.

 

      제나라에 망명 와있는 공자 석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어떠하겠느냐.

 

      그리되면 겨우 살아나게 될 것이며

      위혜공衛惠公 이 돌아올 수도 있도다.

 

      공손무지公孫无知, 사촌 오라버니,

      삭이 돌아올 수 있다니 정말인가요.

 

      너무나 기쁩니다.

      제양공齊襄公, 오라버니도 고마워요.

 

공손무지公孫无知는 공자 석과 선강宣姜을 부부되도록

맺어주자고 제안하자, 나라 신료들은 인륜의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하지 않고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오히려 공자 석만이 서모庶母 와 어찌

      부부가 될 수 있냐며 완강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공손무지公孫无知는 얼떨결에 좋은 방안이라고 스스로 제안하여,

나라까지 왔으나, 공자 석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며,

이에 아주 난감한 처지가 되어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다.

 

      큰 아버지인 제희공齊僖公께서는

      언제나 나를 친아들처럼 아껴주었으나

 

      세자인 제아諸兒는 자기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 나를

      몹시 미워하고 싫어하며 질투까지 하였었다.

 

      큰 아버지 제희공齊僖公은 제아諸兒에게 친형제와

      똑같이 보살펴주라는 명령을 내리기까지 하였었다.

 

      그러나 제아諸兒가 제양공齊襄公이 되고서는

      나에 대한 예우를 모두 철폐시키고 말았다.

 

      나는 제양공齊襄公의 눈빛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려 하였는데, 어쩌다가 이런 제안을 하여

      나 스스로 난감해지고 말았는가.

 

몹시 난감해진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어려운

궁리 끝에 마음이 통하는 위나라 우공자 직을 찾아간다.

 

      우공자 직께서, 나를 좀 도와주시오.

      이번 일은 위나라와 우리 제나라가

      우호 관계를 맺는 중대한 일이 될 것이오.

 

      공손무지公孫無知의 뜻은 이해합니다.

      내 썩 내키지 않소만.

 

      두 나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 한다니

      이제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하여야 하겠소이다.

 

      연회宴會 때에 석을 흠뻑 취하게 만들어

      선강宣姜의 방에 들여보내시오.

 

공손무지公孫无知와 우공자 직은 연회宴會가 열리자, 약속한

듯이 공자 석에게 아름다운 시녀들을 붙이고 흠뻑 취하게

하여, 선강宣姜의 방에 들여보내 취중에서 몸을 섞게 했다.

 

      아니. 여기가 어디야.

      호호. 낭군님. 이제 일어나시었어요.

 

      여기 속을 시원히 풀어주는 해장국이에요.

      어서 천천히 맛을 좀 보세요.

 

술에서 깨어난 공자 석은 시녀와 잔줄로 알았으나, 선강宣姜

요염하게 애교를 떨자, 매우 놀라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석과 선강宣姜은 어쩔 수 없이 부부가 되었으며,

      그 후 사이좋게 살면서,

 

      아들로는 위대공衛戴公 신申과 위문공衛文公 훼燬

      두 형제와 세 딸을 낳았는데

 

     첫째는 송환공宋桓公의 부인이 되었고

     둘째는 허목공許穆公의 부인이 되었다.

 

이때 위나라 가족사에 대하여 훗날에 한 사관이

위선공衛宣公이 저지른 결과라며 시를 지어 탄식하였다.

 

      子婦如何攘作妻 (자부여하양작처)

      며느리를 어찌하여 아내로 삼았는가?

 

      子烝庶母報非遲 (자증서모보비지)

      자식이 서모를 간음했으니 응보를 받는구나.

 

      夷姜生子宣姜繼 (이강생자선강계)

      이강의 불륜을 선강이 이어 받았구나!

 

      家法源流未足奇 (가법원류미족기)

      집안 내력이 그러하니 기이할 것도 없도다.

 

이강夷姜은 시집와서 아들뻘이 되는 위선공衛宣公과 관계하여

급자急子, 검모黔牟, 을 낳았으며,

 

또한, 선강宣姜은 수와 삭을 낳고는 아들뻘 되는

과 부부가 되어 자식까지 낳은 걸 비판한 것이다.

 

      한편 정나라 상경 제족祭足

      4개국 연합군의 공격을 6개월 동안이나

      끈질기게 끝까지 막아내자,

      연합군은 스스로 물러가고 말았다.

 

이에 제족祭足은 대릉大陵에서 철수하였으며 그리고 예전처럼

대부 부하傅瑕에게 맡기고 나서, 오랜만에 위성衛城에 돌아와

오랜만에 정소공鄭昭公을 만나자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 일로 인하여 정소공鄭昭公과 제족祭足은 서로 간의 불신이

해소되면서 서로서로 마음속 깊이 믿음이 쌓이게 된다.

 

75 . 나쁜 근원은 미리 잘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