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100

제 150 화. 조약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제 150 화. 조약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수지首止에 모인 여러 나라 제후들은 회맹 준비가 모두 끝나자, 제환공齊桓公이 마련한 제단으로 올라가, 태자 정鄭을 가운데 모셔놓고, 입술에 피를 바르며 맹약盟約의 의식을 치르게 되었다. 凡我同盟 (범아동맹) 우리가 다 같이 맹세하노니 共翼王儲 (공익왕저) 힘을 합쳐 왕자를 도와 匡靖王室 (광정왕실) 왕실을 바로 잡는다 有背盟子 (유배맹자) 맹세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神明殛之 (신명극지) 천지신명께서 용서하지 않으리라. 수지首止 회맹에서 7개국 제후들이 다 함께 충성을 맹세하자, 태자 정鄭은 어찌나 감읍感吟을 받았던지 자기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제후들을 바라보았다. 제후들이 이렇듯 주周 왕실을 잊지 않고, 또한, 나를 도우니, 나 또한 제후들의 ..

제 149 화. 어느 곳에나 배신자가 있는가.

제 149 화. 어느 곳에나 배신자가 있는가. 방백方伯, 어서 들어오시오. 태자마마, 이 깊은 밤중에 웬일로 부르셨나이까.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하여도 괜찮겠소. 태자께서는 이제 안심하여도 되십니다. 휴 우. 이제 말하리다. 내가 몹시 위태롭소이다. 동생 대帶가 나의 동궁東宮 자리를 뺐으려하오. 믿을 사람이라곤 그대 방백方伯 밖에 없소이다. 세자께서는 아무 근심도 하지 마십시오. 사실 이번 회합은 세자의 앞날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하여 이뤄진 모임입니다. 태자, 이 소백小白이 책임지고 태자를 다음 왕위에 추대하겠나이다. 그때까지 태자께서는 자중자애自重自愛 하십시오. 이 고마움을 어찌하면 좋겠소. 태자께선 눈물을 흘리지 마시옵소서. 아무 근심 마시고 기다리시면 되옵니다. 수지首止에서 열리는 회합은 제환공齊桓公..

제 148 화. 후처를 위해 전처 자식을 버리는가.

48. 후계자의 모습 제 148 화. 후처를 위해 전처 자식을 버리는가. 다음날 아침에, 제환공齊桓公은 정문공鄭文公을 만나자 하였으며. 정鄭 나라 대부 신후申侯를 부르게 하면서 수초竪貂에게 명령한다. 진陳 나라 대부 원도도轅濤塗를 붙잡아 진중陣中의 옥獄에 가두어 놓도록 하라. 패공께서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정문공鄭文公은 아시었소. 이번에 우리가 동쪽으로 회군하지 않게 된 것은 모두 귀국의 대부 신후申侯 덕이오. 허 어 참, 신후申侯 대부, 가르쳐 주어 참으로 고맙소. 잘못 판단하였다면 연합군 모두 고생할 뻔하였소. 정후鄭侯는 신후申侯에게 땅을 내리도록 하시오. 정문공鄭文公은 영문도 모르고 나왔다가 제환공齊桓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거절할 수 없어, 일단 신후申侯에게 호뢰穫擂 땅을 주었다. 신후申侯는 원..

제 147 화. 얕은 꾀로 봉토를 받는다.

제 147 화. 얕은 꾀로 봉토를 받는다 초성왕楚成王은 투곡오토鬪穀於菟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이다가 잠시 후 마침내 큰 결심을 하였다는 듯이 명령을 내린다. 황금과 비단을 일곱 수레 실어 갖다주도록 하라. 7개국 연합군 나라마다 넉넉한 음식을 보내 대접하도록 하라. 아울러 주周 왕실에 보낼 청모靑茅 한 수레를 제환공齊桓公에게 바쳐, 왕실에 상표上表 하도록 하라. 제환공齊桓公은 굴완屈完이 예물을 싣고 다시 찾아온다는 기별을 받자, 모든 제후에게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여 놓고 기다리게 했다. 굴완屈完이 도착하자, 먼저 제군齊軍의 진중陣中 에서 제일 먼저 커다란 북소리가 울렸다. 그에 맞추어 연합군도 순서에 따라 북소리를 내다가 끝내 다 함께 치면서 하늘과 땅을 뒤흔들게 하였다. 이러한 연합군의 북..

제 146 화. 정도로써 굴복시키는가.

제 146 화. 정도로써 굴복시키는가. 약 3백 년 전의 일이었다. 주周 나라 4대 주소왕周昭王이 남방에 있는 초楚 나라로 순수巡狩를 떠난 적이 있었다. 그때 초楚나라에서 배에 구멍을 뚫고 그 자리를 아교阿膠로 메꾼 후 배를 타게 하여, 주소왕周昭王이 그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강의 한가운데를 지날 무렵에 그 아교阿膠가 녹아 배가 침몰하면서, 물에 빠져 죽었다는 파다한 소문이 있었다. 관중管仲은 분명하게 대의명분을 세우려 굴완屈完에게 한 말이나, 주소왕周昭王의 일은 이미 3백 년 전의 모호한 옛날 일이기에, 보통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억지를 부리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그대 관중管仲은 들으시오. 공물을 바치지 않은 것은 우리 초楚 나라의 잘못이오. 앞으로는 주周 왕실에 공물을 바치도록 하겠소..

제 145 화. 세 치 혀로 싸우는가.

47. 전쟁보단 화친이 좋다. 제 145 화. 세 치 혀로 싸우는가. 제齊와 연합군이 초楚 나라를 몰래 기습하려는 것은 중대한 일급 비밀이었으나, 시초寺貂는 원래 자만심이 가득 차 있었고, 또한 값진 뇌물을 받게 되자, 너무 쉽게 자랑삼아 말해버리게 되었다. 채蔡 나라 대부는 채성蔡城으로 급히 돌아가자마자 보고하게 되니, 이 엄청난 소식을 듣게 된 채목공蔡穆公은 깜짝 놀랐다. 제齊 와 연합군이 우리 채蔡 나라를 짓밟고 지나가려는 것이 아닌가. 초楚 나라가 무너지면 우리 채蔡 나라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며 심한 고초를 겪게 되리라. 채목공蔡穆公은 그날 밤으로 친족과 궁인들을 이끌고 초楚 나라로 달아났으며, 알게 된 내용을 모두 초성왕楚成王에게 고하게 되었다. 초성왕楚成王은 제환공齊桓公이 대규모 원정군을 편성..

제 144 화. 자랑삼아 기밀을 말하는가.

제 144 화. 자랑삼아 기밀을 말하는가. 채목공蔡穆公의 여동생인 채씨蔡氏 부인이 배를 심하게 흔들며 지나친 장난을 치자, 불안해진 제환공齊桓公은 몹시 당황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몇 번 타일렀으나 긑내 말을 듣지 않자, 마침내 몹시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허허, 버릇없는 계집이로구나. 너는 군주를 섬길 자격이 없도다. 제환공齊桓公은 그날로 채씨蔡氏 부인을 친정인 채蔡 나라로 돌려보냈으며, 이에 쫓겨 온 여동생을 본 채목공蔡穆公은 불같이 화를 내면서 복수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자를 친정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끊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채목공蔡穆公은 그 여동생이 어여쁜바 초성왕楚成王에게 시집보냈다. 이 소문을 들은 제환공齊桓公은 몹시 기분이 나빠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되었으며, 그..

제 143 화. 죽고 살기로 싸우자

제 143 화. 죽고 살기로 싸우자. 투렴鬪廉은 일단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초성왕楚成王의 칼을 받아 영성郢城 교외에 방금 도착한 투장鬪章에게로 갔다. 그러나 그는 친동생의 목을 벨 수 없어, 투장鬪章에게 엄중한 말을 하게 된다. 동생아. 너는 죽고 싶은 것이냐. 자 보아라. 이 칼은 왕께서 내리신 보검寶劍 이다. 너의 목을 베어오라며 주신 것이다. 형님. 아무래도 그렇지 않습니까? 정군鄭軍 도 강한데, 병거兵車 200승으로 어찌 연합군까지 상대하란 말입니까. 전쟁은 숫자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네가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길은 단 한 가지뿐이다. 공功 을 세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노라. 너는 어찌하려는 생각이냐. 형님. 제가 살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십시오. 너는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제 142 화. 조급한 야망이 큰 전쟁을 불러오는가.

46. 초성왕의 중원침략 제 142 화. 조급한 야망이 큰 전쟁을 불러오는가. 왕이시여, 신 투곡어토鬪穀於菟 이옵니다. 이제부터 우리 초楚 나라는 어진 사람을 찾아 등용登用 하고, 유능有能 한 사람에게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마땅히 벼슬을 내리겠나이다. 왕이시여, 학식과 지혜가 풍부한 굴완屈完에게 대부 벼슬을 내리고자 하오며, 재능과 무술을 겸비한 투장鬪章에게는 투씨鬪氏 일족과 함께 군사를 통솔하게 하면서 군사를 양성하게 하고자 하나이다. 왕이시여, 비록 신의 아들이오나 투반鬪班에게 옛 신申 나라의 땅이었던 신현申縣을 다스리게 하면서 새롭게 성을 쌓게 할 것이며, 아울러 중원中原으로 나가는 길목인 한수漢水 일대를 장악하게 만들겠나이다. 알겠소, 영윤令尹께서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소신껏 국정을 잘 살펴주시..

제 141 화. 호랑이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니.

제 141 화. 호랑이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니. 비밀리에 친위親衛 대장을 불러라. 투곡어토鬪穀於菟 임, 부르셨습니까. 친위 대장은 우리와 맞서 싸우겠는가. 투곡어토鬪穀於菟 임, 궁궐宮闕 경비들이 모두 도망가면 되겠습니까. 친위 대장은 잘 생각하였소. 그러나 도망가느니 우리 편에 들어오시오. 좋습니다. 초성왕楚成王께 충성하겠소이다. 좋소이다, 지금 자원子元은 어디에 있소. 술에 취해 한 궁녀宮女를 끌어안고 자고 있습니다. 어느 곳이오. 자. 그쪽으로 갑시다. 자원子元은 술에 취해 깊은 잠을 자다가,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자, 놀라면서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데, 칼을 들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젊은 사람을 보고서는 냅다 고함을 질러대었다. 투곡어토鬪穀於菟의 아들 투반鬪班 이로 구나. 네놈이 무슨 변變을 일으켰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