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5 화. 패한 자의 갈 곳은 어디인가. 선진先軫은 진문공晉文公의 명命을 받들어, 즉시 휘하장수들에게 초군楚軍의 뒤를 더 쫓거나 더 죽이지 말라는 영을 내렸다. 이 일에 대해 호증 선생이 시를 지어 노래했다. 避兵三舍爲酬恩 (피병삼사위수은) 초군에게 삼사를 후퇴하며 은혜를 갚으려 했네 又誡窮追免楚軍 (우계궁추면초군) 다시 영을 내려 궁지에 몰린 초군을 쫓지 말라 하였네. 兩敵交鋒尙如此 (양적교봉상여차) 싸우는 두 나라도 은혜를 못 잊어 하거늘 平居負義是何人 (펑거부의시하인) 옳음을 버리고 사는 사람은 어찌 된 사람일까? 이로써 초군 진영에 참가했던 진陳, 채蔡, 정鄭, 허許의 연합군 장수들과 군사들은 참혹한 전쟁으로 태반이 죽었으며, 살아남은 자들은 제각기 흩어지면서 목숨을 구하여 본국으로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