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82 화. 방심한 일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서 휴 2022. 4. 23. 14:18
서휴 춘추열국지

 

    26. 죽어가는 사람들

 

82 . 방심한 일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주상, 왕사군의 일은 사마司馬께서 주관하는 일이 온대

      만약 사마司馬께서 왕사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신 자돌子突의 벼슬은 미관말직이고, 재주는

      보잘것없어 사마司馬의 임무를 맡지 못하나이다.

 

      하오나. 아무도 그 일을 맡아 위나라를 구원하러

      가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면, 신 자돌子突이 죽음을

      무릅쓰고 사마司馬를 대신하여 나가겠나이다.

 

      짐이 자돌子突에게 묻겠느니.

      위나라를 구하러 나아가 연합군과 싸운다면

      그대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신이 오늘 군사를 이끌고 출동하면

      이미 승리는 취한 바와 다름이 없사옵니다.

 

      만약에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을 위시한

      선왕들의 영령에 힘입어,

 

      의로써 다섯 나라 제후들의 마음을 후회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왕실의 홍복洪福이 되는 것이옵니다.

 

      이 자돌子突은 단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지

      저의 능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옵니다.

 

      주상, 신 대부 부신富辰 이옵니다.

      하사下士 자돌子突의 말이 심히 장하옵니다.

 

      하사下士 자돌子突에게 군사를 주어

      위나라를 구원하게 한다면

 

      왕실에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온 천하에 알리는 일이 되는 것이 오며

 

      천하의 제후들을 깨닫게 함으로써

      천하의 제후들을 일어서게 만들 수도 있나이다.

 

그 당시 주왕실의 군사력은 보잘 것 없었으며 또한, 질게

뻔하므로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었다.  

 

주장왕周庄王은 대부 부신富辰의 말에 쫓아, 체면상으로 나마

하급 관리인 하사 자돌子突을 왕실의 장수將帥로 삼아, 나라에

왕사군王師軍을 보내기로 하였다.

 

      사신으로 온 영궤寧跪 는 돌아가

      위후衛侯 검모黔牟에게 알리도록 하라.

 

한편 주공周公 기보忌父와 서괵공西虢公 백개伯皆 두 사람은 아주

자돌子突을 괘씸하게 시샘하여 단지 병거兵車 2백 승만을 내주었다.

 

      내가 나아감은 병거兵車의 많고 적음이나

      군사軍士의 많고 적은 숫자에 있지 않다는 걸

      저 두 사람은 깨닫지 못하고 있구나.

 

자돌子突은 두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왕실의 태묘太廟에서

출정을 고한 후에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로 당당히 출발하였다.

 

      이미 연합군이 위나라의 도성을 에워싸고

      매우 심하게 공격하고 있구나.

 

      왕명을 받들어 열심히 싸우다가

      충의忠義의 귀신이 되고 말리라.

 

왕사군이 위衛나라 도성에 당도했을 때는 제양공을 비롯한 5개국

연합군이 위나라 위구성衛邱城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었다.

 

제양공齊襄公은 자돌子突의 보잘것없는 왕사군王師軍으로

나라를 도우러 온 것을 보고는 가소롭다고 큰소리로 웃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왕사군 장수 자돌子突

      제양공에게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일순간 몹시 당황한 제양공齊襄公은 주춤하자, 제군이 가로막고

나서며 자돌子突의 왕사군을 맞대응하여 공격에 하였다.

 

      병거兵車200승밖에 되지 않는 왕사군王師軍

      마치 화롯불에 봄눈 녹듯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왕사군의 장수 자돌子突은 제양공齊襄公이 이끄는 송

, 5개국 연합군을 당하지 못하여 전멸을 당할 지경이 된다.

 

자돌子突은 칼을 휘두르며, 수십 명의 적병을 죽인 후에,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하니, 연합군 모두가 이 자돌子突의 담대한 모습을

보고는 경악하면서 감탄하였다.

 

      왕실 군이 포위를 풀어줄 날만을 기다리던,

      공자 설과 공자 직과 대부 영궤寧跪

      왕사군王師軍이 단한 번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모두 재빨리 위군衛을 수습하여,

 

      위후衛侯 검모黔牟를 모시고 도망치다가,

      노나라 군사들을 만나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이때 대부 영궤寧跪는 간신히 빠져나와 겨우 도망치게 되었다.

공자 설공자 직, 그리고 위후衛侯 검모黔牟는 노군魯軍

포로가 되어 노군魯軍 진지로 잡혀가고 말았다.

 

      아, 슬프도다.

      나는 이 세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나 혼자만 빠져나왔구나.

 

      아, 나의 부족한 힘으로 어찌 나라를 구하며

      어찌 나 자신의 안위라도 찾을 수 있겠는가.

 

      아, 안타깝고 슬프구나.

      이 대부 영궤寧跪는 떠나노라.

      서쪽의 진나라로 망명의 길을 떠나노라.

 

대부 영궤寧跪는 몹시 한탄하며 진나라로 떠나가고, 포로를

사로잡은 노장공魯莊公은 검모黔牟와 공자 설과 공자 직,

두 공자를 위후衛侯 에게 넘기니 삭은 스스로 처리하지

않고 제양공에게 바친다.

 

      과인이 명하노라.

      공자 설과 공자 직은 참수시키고

      검모黔牟는 왕실의 사위이니 왕실로 돌려보내라.

 

제양공齊襄公이 위나라 정벌의 마무리를 선언하자, 위혜공은

성안에 큰 종을 울리고 북을 치게 하면서 8년 만에 위나라

군주의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되었다. 이에 위나라의 부고에

소장되어 있던 금은 보옥寶玉을 꺼내 제양공齊襄公에게 바쳤다.

 

      자 위혜공衛惠公은 과인의 말을 들으시오.

      검모黔牟와 두 공자를 사로잡은 노후魯侯의 공도 작지 않소.

      내가 받은 재물의 반을 노장공魯莊公에게 주겠소이다.

 

      위후魏侯는 기물과 재물을 더 꺼내어

      송의 군주들에게도 나눠주시오.

 

      과인은 이제 왕실 군을 파하고

      검모黔牟를 왕실에 돌려보냈으므로,

      이제 천하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도다.

 

제양공齊襄公은 위나라 정벌에서 돌아와 패공이 되겠다는

절차를 갖추지 않았다.

 

이후에 왕사군王師軍을 이끈 자돌子突이 충의忠義마음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싸우다 죽은 내용이 퍼져나가게 되었다.

 

      이에 제양공齊襄公은 자돌子突의 의로움에 감동하며

      의분을 느낀 제후들이 서로 연합하여

      난데없이 쳐들어오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싸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란 참 묘하여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는 강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신의 판단에 의구심을 갖게 되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자돌子突의 용맹함은 참으로 대단하였다.

      혹시나 크게 감복한 제후들이 서로 연합하여,

      우리 제나라에 쳐들어온다면 어찌하겠는가.

 

      이상하도다. 이상하게 자꾸 의구심이 일어나며

      더한층 불안감에 싸이게 하는구나.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아, 안 되겠도다,

      군사를 파견하여 미리 막아야 하겠도다.

 

제양공齊襄公은 불안감에 휩싸이자, 천하의 패공이 되겠다는 생각은

접게 되며, 제후들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하여, 나라로 들어오는

북쪽의 연나라 국경은 물론이며, 중원에서 들어오는 규구葵丘

땅에도 방비할 수비군을 파견하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규구葵丘는 지금의 하남성 조현曺顯 서쪽 일대로서

      송, , 나라 사이의 중심인 교통요지이나

      작은 소읍에 불과한 곳이다.

 

제나라 수도인 임치臨淄 와는 1천 리나 넘게 떨어져 있어 엄밀히

말하여 제나라 영토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제양공齊襄公은 이곳에

군사를 파견하여 방비군을 주둔시켜 중원의 침공을 막으려 하였다.

 

      조례에 신료들이 다 모였는가.

      주공, 조례 준비가 끝나 있습니다.

 

      자돌子突의 용맹함으로 천하의 제후들이

      동요할지 모를 일이다.

 

      이 일로 인하여 제후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국경 경비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도다.

 

      중원中原 나라들의 침공을 막기 위하여

      규구葵丘 땅에 우리 제군을 파견하겠노라.

 

      누가 규구葵丘에서 경비를 맡겠는가.

      왜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가.

      지원자가 없는 것인가.

 

당시 제후국의 군주는 공실을 중심으로, 지역별 영주를 다스리는

형태였다, 그러므로 제후 국내의 영주는 그 영지를 다스리게 되므로

경제적인 부담도 나눠 갖게 되면서 정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영주에 속한 군사나 장수는 군주의 명령이 있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그런 개념이 아닌 봉건 제도인것이다.

 

      더욱이 군사를 동원하여 변방을 지키는 일은

      바로 그곳이 영주가 다스리는 영지라면 당연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이해타산에 맞춰 결정할 수밖에

      없으며, 통상 공실에서 책임져야 한다.

 

      공실에서 책임질 때도 연고가 없는 먼 곳에,

      영주에 속한 장수가 오랜 기간 머무른다는 것은,

      그 당사자에게 여간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제양공齊襄公이 강력하게 명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이며. 이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게 되자, 제양공은 연빈連嬪

오라비가 됨으로 믿을 수있는 대부 연칭連称 쳐다보며 지명한다.

 

      대부 연칭連称을 대장으로 관지보管至父

      부장으로 임명하노니, 곧바로 군사를 이끌고

      중원의 길목인 규구葵邱 땅에서 외침을 막도록 하라.

 

      주공, 규구葵邱는 변방이라 하오나,

      1천 리나 떨어진 아주 먼 곳으로 우리의 영토가 아닙니다.

 

      정나라와 송나라 사이에 있는 곳이라

      군량미 충당이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염려치 마라. 군량미는 충분히 보내주겠노라.

 

      주공, 주공을 믿고 이제 출동하겠으나,

      주공, 언제까지 나가 있는 것이옵니까

 

      허 어. 참외가 참 맛이 있구나.

      요즘은 참외가 잘 익는 때로구나.

 

      내년 이맘때 참외가 다시 익으면

      다른 사람을 보내 교대하여 주겠노라.

 

제양공齊襄公은 마침 참외를 맛보며, 다음 해 다시 참외가 익을 때,

교대 해주기로 약속하면서 방비군을 파견하게 되었다.

 

이렇게 무리한 군사의 파견으로 장차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들이 규구葵邱 땅에 주둔하고 있는 사이에 어언 일 년이 지나갔다.

 

      장수님. 부장 고영考盈 이옵니다

      아니 웬 참외인가.

      참외가 맛있게 익었사옵니다.

      벌써 일 년이 지나간 것입니다.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 두 장수도 참외를 맛보며, 참외가 익을

때면 교대해 주겠다는 제양공齊襄公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군사들도 모두가 집에 가고 싶어, 교대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이미 교대할 때가 지났는데

      어찌하여 교대할 군사를 보내주지 않는 것인가.

 

      부장 고영考盈 .

      도성都城에 들어가 주공께 알려드리고

      어서 답을 받아오도록 하라.

 

심복인 고영考盈은 임치臨淄에 들어가 한 달간이나 기다려보아도,

제양공齊襄公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 자세히 보고 하게 된다.

 

      주공께옵서는 곡성谷城에서 문강文姜과 즐기면서

      도성에 돌아오지 않은 지 한 달이 넘었사옵니다.

 

      뭐라고. 곡성谷城에서 문강文姜과 놀고 있단 말이냐.

      왕희王姫가 죽었으니 이제는 마땅히 나의 누이인

      연빈連嬪을 정실 자리에 앉혀야 할 것이 아닌가.

 

      도리를 모르는 무도한 혼군昏君 이라

      음탕하고 난잡한 음락淫樂 만을 즐기면서

      우리를 이 외딴 변방에다 버려두고 있구나.

 

      여보, 관지보管至父 장수.

      규구葵邱에 나와 있는 우리 군사들만 불쌍한 것 아니오.

 

      저 무도한 혼군은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소이다.

      관지보管至父 장수. 나를 믿어 주시 오.

 

      내 마땅히 제양공齊襄公을 죽이고 말 것이오.

      나의 한쪽 팔이 되어주시오.

 

      연칭連称 장수. 좀 기다려봅시다.

      참외가 익으면 교대해 준다고 친히 약속한 바이니

      혹시, 황망慌忙 중에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요.

 

      다시 부장 고영考盈을 보내 청하여 봅시다.

      그러함에도 만약 교대하여 주지 않는다면,

 

      군심軍心이 크게 동요하게 될 것인즉

      그때 동요한 군심軍心을 적절히 활용하십시오.

 

83 .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을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