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방어 이야기

서 휴 2015. 12. 16. 17:24

방어 이야기

서 휴

  

전갱잇과에 속하는 온대성 바닷물고기 방어는 남쪽의 동지나 해에서

북쪽의 캄차카반도에 이르는 넓은 바다에서 폭넓게 살아간다.

 

5월 초순부터 멸치, 오징어들을 떼를 쫓아서 태평양에서 우리나라에

찾아오며, 물속깊이 서해와 남해와 동해를 돌아다니다가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돌아가는 멸치, 오징어 떼를 따라 태평양으로 돌아간다.

 

       태평양에 사는 것은 한 아름이나 되는 훨씬

       큰 것들이 많으나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방어는 주로 120cm 정도이다.

 

       주둥이는 원뿔 모양이며, 긴 몸통이

       둥그스름하고 옆으로 약간 납작하여,

       방어(魴魚또는 방어(鰟魚)라는 이름이 붙는다.

 

       방어는 등 쪽에서 진한 듯 어두운 흑청색을  띠나?

       내려오며 어두운 흑청색은 엷어지고

       아래쪽의 배는 은백색이라 부드러운 우윳빛이다.

 

윗머리는 어두운 청색이 진하며, 주둥이부터 눈자위를 조금 지나,

대가리까지는 연녹색 선이 선명하며, 대가리를 지나가면, 몸통에서

꼬리자루까지의 옆구리 부근은 흑 청색 바탕에 담 록 황색 빛의

연한 띠가 지나간다.

 

       떼 지어 노는 걸 보면

       봄날의 아름다운 처녀들의 모습이랄까

       봄날에 아름다운 스카프를 한 여인이랄까

 

       흑청색과 연녹색과 하얀 우윳빛 갈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물고기이다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태평양으로 돌아갈 때는, 굵어져 몸집이 커져

있고 살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많이 베어 통통하게 보인다.

 

       방어는 연어 참치와 견주는 고급 어종으로

       –18 이하에서 얼리면 붉은빛이 많은

       살코기는 어두워지며 담적색이 된다.

 

       기름기가 많으면서 그 맛이 달고 은근한 것이

       감칠맛을 돋우어 방어회를 먹다가

       참치 회를 먹으면 심심할듯하다

 

하기야 참치 회는 담백한 맛이 깔끔하여 좋으며 방어회는 감촉이

부드러워 감칠맛을 돋우며 클수록 맛이 좋다고 한다.

 

       얼린 방어회를 한번 먹어보자, 얼렸다는 것은

       숙성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숙성된 자연산 방어회를 먹어보자, 서해안 맨 끝의 섬, 가거도의

둥구횟집 임 사장에게 전화해보자.

 

       둥구 횟집이다.

       커다란 상위에 빙 둘러앉아

       얼린 방어 한 마리를 큰 도마 위에 턱 올려놓고

       담소를 나누며 녹기를 조금 기다려본다.

 

       둥구 횟집 요리사께서는 감자 껍질이나 오이 등을

       베끼는 면도칼로 대가리 밑에서 꼬리 부분까지

       껍질을 벗겨내어 살이 드러나면

 

       잘 갈아 날카로운 식칼로 등뼈까지 내려오며

       포를 뜨고 회를 떠서 큰 접시에 올린다.

 

처음 먹어보는 초심자는 매운 초장에 찍고, 감칠맛이 좋은 여인은

간장에 참기름을 치고, 매운 겨자(와사비)를 조금 넣으면 좋겠다.

 

       회를 뜨면서 보이는 부분을 다 먹으면 뒤집어

       아까처럼 면도칼로 또 껍질을 벗기기를 반복한다.

 

       크기에 달렸으나 칠팔십 센티라면

       다섯 명에게 금방 사라지리라

 

       이렇게 둘러앉아 재밌는 이야기를 하며

       회를 뜨며 나누는 맛은 한겨울 별미에 속하리라.

 

       방어는 우리 몸에 좋은 젤라틴과 비타민 D가 많아

       한겨울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장은 기름기가 많고 핏기가 어려

       쓰고 맛이 없다 하여 습관적으로 버리고 있다.

 

등뼈와 대가리와 꼬리를 한데 어울려 썬 무와 매운 고춧가루 다진

생강 다진 마늘에 술 한 잔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시원한 맛을

내는 대파를 듬성듬성 썰어 많이 넣고, 퍼런 잎은 조금 넣어

끓이며 다 끓였을 때 쑥갓을 올려 매운탕이 되게 한다.

 

       또한, 펄펄 끓을 때 밀가루 반죽을 아름다운 손으로

       뜯어 넣으면 맵고 시원한 수제비 매운탕이 되리라

 

물고기도 사람 마냥 사는 환경이 중요하단다, 수조 양식에 길든

물고기는 수조에 들어가 오래 살 수 있는 모양이나, 바다에 살던

물고기를 횟집의 수조에 넣으면, 얼마 안 있어 죽으므로 죽기 전에

맛을 아는 손님을 빨리 불러 모아야 한다.

 

       활어로 먹는 생선과 숙성된 회로 먹는 생선은

       어느 정도 구분이 된다고 할 수 있으나,

 

       역시 깊은 맛은 알맞게 숙성된 회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에 더하여 사랑스러운 얼굴을 마주

       보거나, 마음이 통하는 친구라면 더 좋을 듯하다

 

방어회 한 닢을 혀 위에 올려놓고, 지그시 눈이 감길 듯 침이

고이면, 감미로운 향기가 입안에 가득하여지며, 삼킬까 말까

망설이다 살며시 목젖이 넘겨준다.

 

       금요일 저녁이다. 하하 춥네요

       여보저녁에 방어회 먹으러 가자

 

       오랜만에 어쩐 일이야!

       좋다고오케이 갈게

       다들 바로 나갈 준비하고 기다려요.

 

한 가족이 모여 제가끔 젓가락을 들고, 젓가락 사이사이로 오가는

사랑과 정은 방어회에 곁들여 아름다움을 가져오지요

 

       여보그간 고생하였어요.

       우리 오늘처럼 맛있게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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