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돌미나리

서 휴 2013. 4. 16. 00:23

       돌미나리

       서 휴

 

여보, 왜 이리 늦었어요.

당신, 안 자고 있었어요.

 

잘 수가 있나요, 벌써 한시예요

동창들과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갔었지요.

 

밤늦게 좀 취하여 들어오신  내 임,

깰세라 살며시 일어나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봄바람에 치마끈 질끈 동여매고

 

우거진 뽕나무밭,

어느새 돋아난 봄풀들 사이사이 

 

뿌리 깊은  돌미나리, 냉이,

호미로 살살 캐어 소쿠리 담아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흙 털고 씻으며  깜짝 놀라

작은  거머리  손가락으로 튕겨내고  다시 씻어

 

내 임,  일어나실라  얼른  집으로 가 

끓는 물에 소금 한 수저 살짝 데쳐

 

지난해 담근  고추장 오미자 청

청양 고춧가루 파 통깨 조금조금 조물조물

 

돌미나리 무침, 냉이  된장국

노란  좁쌀 넣고 지은  

쪽파  김치 곁들이며  오돌개 술 딱 한 잔

 

밥상 앞에 앉은 내 임, 봄 내음 반가워 

내 얼굴 보며 또 보며 살포시 웃고

봄날의 아침  해가  집안  가득히 찾아듭니다.

            

************* 

       오돌개  ?

       뽕나무 열매  오디를  충청도에서는  

       오돌개라 부르지요.

 

       뽕나무밭에는 농약을 치지 않아도

       해로운  벌레나  해충들이 찾아오지 않아

       유기농  뽕나무밭이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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