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미나리
서 휴
여보, 왜 이리 늦었어요.
당신, 안 자고 있었어요.
잘 수가 있나요, 벌써 한시예요
동창들과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갔었지요.
밤늦게 좀 취하여 들어오신 내 임,
깰세라 살며시 일어나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봄바람에 치마끈 질끈 동여매고
우거진 뽕나무밭,
어느새 돋아난 봄풀들 사이사이
뿌리 깊은 돌미나리, 냉이,
호미로 살살 캐어 소쿠리 담아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흙 털고 씻으며 깜짝 놀라
작은 거머리 손가락으로 튕겨내고 다시 씻어
내 임, 일어나실라 얼른 집으로 가
끓는 물에 소금 한 수저 살짝 데쳐
지난해 담근 고추장 오미자 청
청양 고춧가루 파 통깨 조금조금 조물조물
돌미나리 무침, 냉이 된장국
노란 좁쌀 넣고 지은 밥
쪽파 김치 곁들이며 오돌개 술 딱 한 잔
밥상 앞에 앉은 내 임, 봄 내음 반가워
내 얼굴 보며 또 보며 살포시 웃고
봄날의 아침 해가 집안 가득히 찾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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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돌개 란?
뽕나무 열매 오디를 충청도에서는
오돌개라 부르지요.
뽕나무밭에는 농약을 치지 않아도
해로운 벌레나 해충들이 찾아오지 않아
유기농 뽕나무밭이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