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99

제 330 화. 작은 욕심에 큰 걸 잃는가.

제 330 화. 작은 욕심에 큰 걸 잃는가. 한편 제(齊) 나라는 제환공(齊桓公)이 죽자마자, 아들들의 내란을 오랫동안 겪게 되면서, 국세가 많이 약화 되어 있었다. 중원의 제후들도 약해진 제(齊) 나라에 실망하면서 더는 바랄 것이 없게 되자, 제(齊)의 임치(臨淄) 성에는 옛날처럼 외교사절도 오지 않고 쓸쓸해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 제효공(齊孝公)은 분노하면서, 선군인 제환공(齊桓公)이 이룩해놓은 방백(方伯)이면서, 패공(霸公)이었던 자리를, 승계(承繼) 받아 굳히고 싶은 생각을 가슴속 깊이 품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제군(齊軍)을 이끌고, 노(魯), 송(宋), 초(楚) 나라를 침공하여, 제(齊)나라의 위세를 떨치고 싶으나, 다만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걸 크게 탄식하고 있는 때였다. 제효공은 노희공(..

제 329 화. 신의가 무력보다 앞서는가.

제 329 화. 신의가 무력보다 앞서는가. 진문공(晉文公)이 사흘 간의 포위만을 강력히 명령하고, 그동안에 원성(原城)의 백성이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나오지 않으면, 진군은 그냥 돌아가겠다고 선포했으며, 그 사흘이나 지나가는 밤이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원성(原城)의 성문은 열리지 않았다. 주공, 병참 담당 군리(軍吏) 이옵니다. 주공, 사흘이 지나는 마지막 날 밤이옵니다. 주공, 내일 아침 해먹을 양식밖에 없습니다. 양번(陽樊) 땅에 가서 구해 오겠습니다. 허. 그럴 필요 없도다. 약속한 대로 내일이면 원성(原城)을 떠나 양번(陽樊)으로 갈 것이다. 진문공은 식량 담당 군리(軍吏)의 말을 듣고는, 착잡한 심경이 되면서 군리(軍吏)를 그냥 내보냈다. 그런데 다음날의 삼경쯤이었다. 원성(原城) 안에 있던 ..

​제 328 화. 진문공, 왜 수장을 원했을까.

​제 328 화. 진문공, 왜 수장을 원했을까. 위주(魏犨) 야, 우리는 황하를 건너 중원(中原)으로 나갈 수 있는 교통 요충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위주(魏犨) 야, 주 왕실은 가난하다! 공신에게 하사할 땅이 더는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낙양 주변의 직할령뿐이로다. 우리가 필요한 건 그 땅인데! 주양왕이 허락할 리가 있겠느냐? 그래서 수장(隧葬)을 청하여 주양왕을 궁지에 몰아넣으니, 어쩔 수 없이 기내(畿內)의 땅을 말한 것이 아니겠냐? 기내(畿內)의 땅 중에 일부이긴 하나, 우리가 황하를 건너 중원으로 가는 길목이 아니겠냐! 선군께서 얼마나 갖고 싶어하던 땅이냐? 이번에 천자로부터 그 땅을 분양받았으니,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들 누가 비난하겠느냐? 주공, 신 조쇠(趙衰) 이옵니다. 하오면 돌아가는 길에..

제 327 화. 진문공, 이름뿐인 땅을 얻는가.

제 327 화. 진문공, 이름뿐인 땅을 얻는가. 진군(晉軍)이 행군하여 3월에 양번(陽樊) 땅에 주둔하자, 양번(陽樊)의 수장인 창갈(蒼葛)이 먼저 나와서 진문공(晉文公)을 맞이하였다. 양번(陽樊) 땅은 지금의 하남성 제원현(濟源縣) 동남쪽에 있었으며, 태숙(太叔) 대(帶)가 머무는 온읍(溫邑)과는 약 90리로, 사흘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진문공은 좌군 대장 조쇠(趙衰)에게 범(氾) 땅의 주양왕(周襄王)을 영접하여 낙양성으로 호송하도록 명령했으며 또한, 우군 대장 극진(郤溱)에게는 태숙(太叔) 대(帶)와 외후(隗后)가 함께 머물고 있는 온성(溫城)을 포위하여 공격하게 하였다. 그로부터 14일 후인 4월 4일이 되었을 때, 좌군 대장 조쇠(趙衰)는 범(氾) 땅의 주양왕(周襄王)을 호위하여 ..

제 326 화. 진문공, 패업을 도모하려 하는가.

제 326 화. 진문공, 패업을 도모하려 하는가. 호언(狐偃)이 과감하게 설득하였으나, 진문공(晉文公)은 겨우 군위에 오르자마자,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의 반란을 진압했을 뿐으로, 아직 국정이 안정되지 않았다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구나! 어서 태사(太卸) 소(蘇)를 불러보라! 주공, 태사(太卸) 소(蘇)는 이미 죽었사옵니다. 허 어, 그렇다면 태복(太卜) 곽언(郭偃)께서 시초점(蓍草占)을 한번 쳐보시오? 주공, 신 곽언이 시초(蓍草) 점을 쳤사옵니다. 어떻게 나왔는지 말해보시오? 주공, 첫 번째로 건하(乾下) 리상(離上)의 대유(大有)의 괘(卦)를 얻었나이다! 대유(大有)는 주역(周易) 64괘 중 14번째인 건하(乾下), 리상(離上)으로 한낮의 태양을 가리키..

제 325 화. 어려울 때는 전환점을 찾아라.

제 325 화. 어려울 때는 전환점을 찾아라. 주상, 먼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사옵니다. 이 어려움을 천하의 제후들에게 알리시어 제후들이 헤아려 돕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으흠, 그렇도다. 어서 칙서를 만들도록 하라! ​ 주양왕(周襄王)은 다음과 같은 칙서(勅書)를 써서 제(齊), 송(宋), 정(鄭), 위(衛), 진(陳), 진(秦), 진(晉) 나라 등에 밀사를 보내기로 했다. 짐이 부덕하여 모후가 총애하는 동생 대(帶)에게 죄를 얻어, 왕도를 떠나 정(鄭) 나라 범(氾) 땅에 나와 있음을 천하의 제후들에게 알리노라! ​ 제후들은 하루속히 짐을 구하라! 칙서(勅書)를 가지고 사자가 출발하려 하자, 대부 간사보(簡師父)가 앞뒤를 살피며 주양왕(周襄王)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간한다. 주상, 어느 제후가 도울..

​제 324 화. 잘못된 소망은 금방 사라지는가.

​제 324 화. 잘못된 소망은 금방 사라지는가. 주양왕(周襄王)은 딴마음을 품고 있는 서모 해후(惠后)에게 순진하게 지극한 효도(孝道)를 다 하고 있으므로 해후(惠后)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신(富辰)의 말에 따라 정(鄭) 나라로 피신하기로 정했다. 주상, 부신(富辰)이 다시 주청 드리옵니다. 왕께서 무사히 탈출하지 못할까 심히 걱정됩니다. 적군(狄軍)의 예봉을 뚫고 성 밖으로 나가려면 적군(狄軍)은 온 힘을 다해 앞을 막을 것입니다. 신이 적군(狄軍)과 결전을 벌이겠사오니 그 틈을 이용해 성 밖으로 멀리 탈출하십시오. ​ 부신(富辰)은 즉시 자기 자식들과 그의 형제와 가문의 종족들을 전부 불러들이며, 겨우 5백여 명의 싸울 수 있는 청년을 모을 수 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왕실에 충성과 의리를 ..

제 323 화. 적의 전술을 먼저 알고 싸워라.

제 323 화. 적의 전술을 먼저 알고 싸워라. 부장 모위(毛衛)는 앞으로 당장 진격하라! ​ 경사(卿士) 원백관(原伯貫) 임, 부장 모위(毛衛) 입니다. 적적(赤狄) 인들은 속임수가 많은 종족입니다. 오로지 신중하게 지키고 있다가 해이해진 다음에 나가 싸워야 합니다. ​ 원백관(原伯貫)은 모위(毛衛)의 말에 출병하려는 생각을 거두었으나 자꾸만 시간이 흘러가자, 적군(狄軍)의 병사들이 모두 말에서 내려 땅에 주저앉더니 주군(周軍)을 향해 모욕적인 말을 퍼붓기 시작한다. ​ 주왕이라는 놈은 무도한 혼군(昏君) 이구나! 저리 무능한 놈을 대장으로 삼다니 한심하구나! 싸우지 않으려면 항복이나 해라! 항복하기 싫으면 나와 싸우기나 하던가? ​싸우지도 못하는 겁쟁이들이로구나! 우리는 욕이나 실컷 하고 잠이나 자자..

제 322 화. 사욕으로 사직을 망치게 하는가.

제 322 화. 사욕으로 사직을 망치게 하는가. 소동(小東) 아, 외후(隗后) 가 왜 오지 않느냐? 밤이 깊어 안 올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냥 돌아가시옵소서! 허 어, 아쉽구나, 저 술상을 다시 가져오너라! 술은 취해오고 임은 오지 않는구나. 소동(小東) 아, 옥 피리를 불어보아라! 밤이 늦었사온데 어찌 퉁소를 불라 하십니까? 밤이 되어 퉁소를 못 불겠다! 좋다, 그러면 옷을 벗어 보아라! 아니! 아니 되옵니다! 외후(隗后) 마마가 아시면 쉰내는 죽습니다. 뭐라고 네가 죽고 싶은 게로구나! 이러지 마십시오! 살려주십시오! 아유 우, 쉰내가 벗겠습니다. 저녁 술에 취한 태숙(太叔) 대(帶)가 갑자기 가슴을 풀어헤치고 겁탈하려 들자, 소동(小東)은 옷을 벗은 채 빠져나와 겨우 도망쳤다. ​ 태숙(太叔) 대..

제 321 화. 제 버릇을 어찌 남에게 주겠는가.

제 321 화. 제 버릇을 어찌 남에게 주겠는가. 주양왕(周襄王)에게는 아버지 주혜왕(周惠王)의 부인이며, 서모가 되는 혜후(惠后)가 있으며, 혜후(惠后)의 소생으로 이복동생 되는 왕자 대(帶)가 있는데, 사람들은 태숙(太叔) 대(帶)라 불렀다. 태숙(太叔) 대(帶)는 일찍이 형인 주양왕과 왕위 다툼을 벌이다가, 제환공의 개입으로 실패한 적이 있는 야심 찬 동생이다. 또한, 주변의 견융(犬戎)을 사주하여 왕궁을 공격했다가 실패하고, 제(齊) 나라로 망명한 전력도 있었다. 그 후 서모인 혜후(惠后)가 몹시 간청하자, 마음 약한 주양왕은 즉시 죄를 사면해 주면서, 왕궁에 들어와 살게 하였다가, 그 후 혜후(惠后)의 말에 따라 감(甘) 땅을 분봉(分封)해 주었다. 이때부터 태숙 대(帶)를 감공(甘公) 대(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