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30 화. 작은 욕심에 큰 걸 잃는가.

서 휴 2023. 11. 3. 16:11

 330 . 작은 욕심에 큰 걸 잃는가.

 

한편 제(나라는 제환공(齊桓公)이 죽자마자, 아들들의 내란을

오랫동안 겪게 되면서, 국세가 많이 약화 되어 있었다.

 

       중원의 제후들도 약해진 제(나라에 실망하면서

       더는 바랄 것이 없게 되자, ()의 임치(臨淄) 성에는

       옛날처럼 외교사절도 오지 않고 쓸쓸해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 제효공(齊孝公)은 분노하면서선군인 제환공(齊桓公)

이룩해놓은 방백(方伯)이면서, 패공(霸公)이었던 자리를, 승계(承繼

받아 굳히고 싶은 생각을 가슴속 깊이 품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제군(齊軍)을 이끌고, (), (), (나라를

침공하여, ()나라의 위세를 떨치고 싶으나, 다만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걸 크게 탄식하고 있는 때였다.

 

       제효공은 노희공(魯僖公)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형인 무휴(無虧)가 난을 일으켰을 때 지원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기를 군위에 올려준 송양공(宋襄公)의 은혜는

       생각지도 않으면서단지 무시당했다는 반감이 더 컸다.

 

       그런 반감에 송양공(宋襄公)이 주재한 녹상(鹿上)

       회맹에서 약조 문서의 서명을 초성왕(楚成王)에게

       미루며, 자기는 서명을 하지 않음으로써친밀하게

       지내던 송(나라와 그 사이가 벌어졌다.

 

       그다음, 우(땅의 회맹에서는 초성왕(楚成王)

       송양공(宋襄公)을 옥에 가두었으나, 맹주가 되기로

       정해지자, 풀어준 사건도 있었다.

 

       제효공(齊孝公)은 이 우(땅의 회맹에도

       참석하지 않아, (나라와도 멀어졌다는 걸,

       혼자 생각하면서 길게 탄식했다.

  

어느 날 조례가 열리자, 제효공(齊孝公) (나라가 처한

현실에 한숨지으면서 앞으로의 나갈 방향을 이야기하게 된다.

       선군께서는 제후들과 회맹을 자주 열었으며

       수시로 전투하지 않은 날이 별로 없었소

 

       과인은 바깥세상 일을 아무것도 모르다 보니

       단단한 껍질 안에 갇혀 사는 달팽이 신세와 같소

 

       옛날 노후(魯侯)가 무휴(無虧)를 구원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으며, 이번에

       노희공(魯僖公)이 문제를 일으켰소

 

       노후(魯侯)가 위(), (나라와 동맹을 맺고

       (나라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오.

 

       노희공(魯僖公)에 대한 조치는 늦기는 했지만,

       과인은 이제 그 죄를 물을까 하오.

 

제효공은 제환공 시절의 영광을 되찾으려 고민하던 판에이웃

나라의 노희공(魯僖公)에 관한 분개할 정보가 들어오게 된다.

 

       노희공(魯僖公)은 정말 괘씸한 사람이오     

       어찌 우리 제(나라를 계속 따돌린단 말이오.

 

       만약 노(나라가 이 세 나라와 힘을 합쳐서

       우리 나라를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감당하겠소

 

       내가 들으니 요사이 노(나라는 기근(飢饉)

       심하게 들었다 하는데이 기회를 틈타

       군사를 일으켜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아야겠소

 

       어떻소우리 제(나라의 위용은 아직 죽지 않았소

       노희공(魯僖公)의 계획을 미리 막고자 하는데

       경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의견을 말해 보시 오

 

       주공상경 고호(高虎)가 상주하나이다.

       노희공(魯僖公)은 여러 제후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어, 

       비록 우리가 군사를 출동시켜 정벌한다 해도

       어려움만 겪을 뿐으로 큰 이득이 없을 것입니다.

 

       상경 비록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 해도

       일단 한번 시도해 보면, 세 나라 제후들이 어떻게

       모이고 흩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겠소

고호(高虎)가 적극적으로 말렸으나, 제효공(齊孝公)은 즉시 200승의

병거와 제군(齊軍)을 동원하여 노(나라 북쪽으로 진격해 갔다

 

       그때가 기원전 634년의 여름이며

       제효공(齊孝公)은 재위 9년 차였다.

 

그때 노(나라는 심하게 기근(飢饉)이 들어 백성들이 싸울 수

없는 몹시 어려운 형편에 있었다.

제효공(齊孝公)은 이런 약점을 알고 침공한 것이다.

 

노(魯) 나라의 변방을 지키는 수장이 깜짝 놀라급히 파발을 보내

제군(齊軍)의 침공 소식을 알리자노희공(魯僖公)은 몹시 당황한다.

 

       (나라가 갑자기 쳐들어온다는데

       어찌하면 좋겠는지 어서들 말해보시오

 

       주공대부 장손신 이옵니다

       우리가 기근으로 고생하는데 이런 사정을 알면서

       갑자기 쳐들어오다니, 이는 도리에 어긋나는 짓입니다.

 

장손신(臧孫辰)은 종법(宗法)과 행정에 밝아 노년에 노()나라의

중신이 되었으며대외적으로는 제후국들이 서로 연대하며, 서로

도와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연합론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주공옛날 제()의 공자 무휴(無虧)를 돕기 위해

       군사를 동원한 일이 있지 않습니까

 

       제효공(齊孝公) 아마도 그 일에 원한을 품고

       쳐들어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저러나 이거 큰일이 아닌가

       우리는 기근이 심하여 싸울 의지도 없으며

       또한싸울 힘도 없는데 어찌 대적할 수 있겠는가

 

       허 어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힘으로 싸울 수 없으니 청컨대

       임기응변에 능한 자를 제효공에게 보내

       말로써 사죄하며, 제군을 물러가게 하옵소서

 

       그만큼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이 있겠소

       주공신이 추천할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오 어서 말해보시오

 

       선공 때 사공(司空벼슬을 한 무해(無駭)의 아들인데

       성은 전(이고 이름은 획(이라 합니다.

 

       전획(展獲) 형법을 주관하는 사사(士師)의 벼슬을

       지냈는데외유내강의 성격이면서, 아는 것이 많아

       세상사의 모든 일에 통달한 위인입니다

 

       옛날에 전획(展獲)이 관직에 있을 때 법을 집행하다가

       윗사람의 뜻이 시세(時世)에 맞지 않는다며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합니다.

 

       만약 전획(展獲)을 불러 사자로 보낸다면,

       주군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고도

       제군(齊軍)을 물러가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인도 전획(展獲)을 알고 있는 바이나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이오

       주공자기 식읍인 유하(柳下)에 있을 것입니다.

 

전획(展獲)은 식읍(食邑)이 유하(柳下)이고 시호(諡號)가 혜()이다.

죽은 후에는 유하혜(柳下惠)라 불렀으며변설(辯舌)에 능하고

예절에 밝아, 이름이 높았으므로 현자(賢者)라는 칭송도 받았다.

 

       과인이 사람을 시켜 전획(展獲)을 불러오게 했으나

       몸에 병이 있어 출사할 수 없다고 하오

       이에 어찌하면 좋겠소

 

       전획(展獲)의 종제(從弟중에 전희(展喜)가 있습니다.

       비록 벼슬은 낮으나 언변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주공, 전희(展喜)에게 명하여 전획(展獲)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라 하신다면반드시

       좋은 방법을 알아 가지고 올 것입니다.

 

장손신(臧孫辰)의 말을 따라 전희(展喜)는 유하(柳下땅에 찾아가

문중 형인 전획(展獲)을 만나 노희공(魯僖公)의 명을 간곡히 전한다.

 

       형님나라를 구하는 일입니다.

       꼭 좋은 방책을 알려 주십시오

 

       전희(展喜 네가 잘 할 수 있겠느냐

       너는 내 말을 명심해서 듣도록 하여라.

 

       제효공(齊孝公)이 노(나라를 정벌하려 하는 건

       제환공(齊桓公)의 패업을 계승하려는 뜻일 것이다.

 

       무릇 방백을 도모하려 하는 자는

       주 왕실을 받드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주() 나라의 개국 조이신 주무왕(周武王)

       약속한 말을 가지고 제() 나라를 책한다면

       어찌 뒷일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느냐

 

총명한 전희(展喜)는 형인 전흭(展獲)의 말에 깨우침을 얻자마자

돌아왔으며자신감을 가지고 형인 전흭(展獲)의 말을 고했다.

 

       신은 전흭(展獲) 형님으로부터 제군(齊軍)

       능히 물리칠 수 있는 계책을 얻었나이다. 

       신이 반드시 제군(齊軍)을 물리치겠나이다.

 

       좋도다제군(齊軍)을 호군(犒軍

       물품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노라

 

       제군(齊軍)에 필요한 고기와 술과 식량과 비단 등을

       여러 대의 수레에 싣고 제효공에게 가도록 하라

 

전희(展喜)는 제군(齊軍)을 마중하기 위해 노(魯)  나라 북쪽 경계로

빨리 달려갔으나, 그때까지 제군(齊軍)은 당도하지 않고 있었다.

 

전희(展喜)는 앞으로 더 나아가 문남(汶南)의 땅에서 제군(齊軍)

선발대와 만날 수 있었다문남(汶南땅은 제()와 노() 나라가

경계를 이루었던 문수(汶水남쪽인 강안(江岸)의 지역이다.

 

       거기 서시 오 왼 수레를 이리 많이 끌고 오는 거요

       나는 노(나라의 사신이오.

       중요한 일로 제효공(齊孝公)을 만나러 왔소

 

       누구 시 오 내가 선봉장 최요(崔夭외다

       나는 노() 나라 사신으로 찾아온 전회(展喜.

       제후(齊侯)를 만나게 해주시오

 

 331 . 역사를 물으며 적을 물리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