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100

제 60 화. 죽은 영고숙이 찾아오는가.

제 60 화. 죽은 영고숙이 찾아오는가. 주공, 신 제족(祭足) 이옵니다. 주공, 외람된 말씀을 올리겠나이다. 무슨 말인가? 어서 말해보라? 주공, 암전(暗箭)을 쏜 자를 찾지 마소서. 아니, 찾지 말라니? 무슨 뜻인가? 별다른 뜻은 없사옵니다. 다만 한 사람을 또 잃을까 걱정이 되옵니다!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인가? 아니 아니옵니다! 주공! 주공, 그런 뜻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옵니다. 한 번 일어난 일은 또 일어날 수가 있도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나서야 하겠는가? 우리에게 내분이 일어나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정장공(鄭莊公)은 아꼈던 영고숙을 그리워하며, 소문뿐만 아니라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암전(暗箭)을 쏜 사람은 적군이 아니라, 정군(鄭軍) 중에서 일어난 일임을 짐작하게 되고, 제족의 만류..

제 59 화. 시기심이 나라를 망치는가.

제 59 화. 시기심이 나라를 망치는가. 허(許) 나라는 요(堯)임금 때 제후들을 감찰하던 관직의 하나인 태악(太岳) 이란 벼슬이 있었다. 그 태악(太岳) 직에 있던 허유(許由)가 영수(潁水) 남안을 봉지로 받으며, 세워진 나라이다. 상(商) 나라가 망하고, 주무왕(周武王)이 천하의 주(周) 나라를 세울 때, 공을 세워 남작(男爵)의 작위를 받은 작은 나라였다. 주공, 항복하는 것은 곧 멸망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든 나라를 꼭 지켜 내야 합니다! 남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났습니다! 백성들이 모두 그렇게 결심하였는가? 주공, 백성들의 마음이 그와 같사옵니다! 주공, 전심전력으로 우리 허(許) 나라를 지켜야 합니다! 허장공(許莊公)은 백성의 뜻에 따라, 성을 지켜 내기로 하였으며, 남녀노소나 어..

제 58 화. 때가 되면 별도 사라진다.

제 58 화. 때가 되면 별도 사라진다. 이때 공자 려(呂)는 성(郕) 나라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병을 얻어, 겨우 본국에 돌아왔으나, 며칠 사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때가 주환왕(周桓王) 8년으로 기원전 712년 봄의 일이었다. 주공. 상경이신 공자 려(呂)께서 돌아가셨나이다! 아니. 왜 갑자기 돌아가셨느냐? 성(郕) 나라에서 병을 얻었사옵니다. 아아. 자봉(子封공자려의 자)을 잃다니 너무나 슬프도다! 나의 오른팔이 떨어져 나가다니 이를 어쩌란 말이냐? 아바마마. 진정(鎭靜)하시옵소서! 아바마마, 후하게 장례를 치러드리고 집안을 넉넉히 도와주시옵소서. 정장공(鄭莊公)은 국내의 내정은 제족(祭足)에게 맡기고, 군사 업무는 공자 여(呂)에게 맡기면서, 그 덕에 밖으로 나가 마음껏 활동했었다. 그러나 성..

제 57 화. 깃발을 누가 차지하느냐.

17. 보이지 않는 질투. 제 57 화. 깃발을 누가 차지하느냐. 정장공(鄭庄公)은 엉겁결에 대성(戴城)을 얻었으며 또한, 노획한 병거(兵車)와 치중(輜重)과 노획물(擄獲物)을 수레에 가득 싣고, 송(宋), 위(衛), 채(蔡), 3국의 포로들을 이끌고, 힘차게 개선가를 큰 소리로 부르면서 신정(新鄭) 성안으로 들어간다. 정군(鄭軍)이 신정(新鄭) 성(城) 안은 긴 행렬에서 개선가(凱旋歌)가 힘차게 울려퍼지면서, 전리품을 실은 수레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열렬히 환영하는 백성들이 흥겹게 춤을 추면서 연일 축제가 벌어졌다. 천하에 명성을 날리며, 실리마저 취하고 돌아온 정장공의 인기는, 신정(新鄭) 성의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았으며, 정장공 또한 천하가 자기의 손에 들어온 양 너무나 흐뭇해하였다. 여러 장수의..

제 56 화. 큰일은 겸손해야 해낸다.

제 56 화. 큰일은 겸손해야 해낸다. 정군(鄭軍)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구나! 아니, 한밤중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공보가(公父嘉) 장수임! 정(鄭) 나라 군사들이 쳐들어온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간교한 놈들! 아침 먹고 싸우자고 먼저 말해 놓고선 결전장의 약속을 지키지도 않는 놈들이구나!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던 불빛은 어디로 갔느냐? 병거(兵車) 소리도 간곳없고, 사방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니. 참으로 이상도 하구나? 모두 들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저 늙은 공자 려(呂)가 기만술(欺瞞術)을 쓰는 것이다! 모두 우리 눈을 속이려는 것이로다! 정군(鄭軍)은 모두 대성(載城) 안에 있다. 대성(載城) 안에서 정군(鄭軍)이 나와야 한다. 아무튼, 보초를 잘 서도록 하라! 소리는 요란하지만, 정군(鄭軍)..

제 55 화. 상대의 생각을 뛰어넘어라.

제 55 화. 상대의 생각을 뛰어넘어라. 이놈들이 아직도 대성(戴城)을 공격하고 있다니 그렇도다! 정말 멍청한 놈들이구나! 자. 모두 잘 듣도록 하라! 위군(衛)과 송군(宋)은 대성(戴城)을 점령하여 지름길을 뚫어 빨리 귀국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이놈들이 알지 못하도록 조용히 기습한다. 공자 려(呂). 공손 알(謁). 영고숙(穎考叔). 고거미(高渠彌), 네 장수는 각각 떨어져서 공격한다. 대성(載城)에 가까이 가기 전에 나뭇가지를 꺾어 말(馬)의 입에 물려 함매(銜枚) 조치를 하여야 한다. 모두 소리가 안 나도록 특별히 주의하며 기습하라. 공자 려(呂)는 병거(兵車)와 군사들을 조심스럽게 소리 없이 대성(載城) 안으로 들어가라! 이번 기회에 교통 요충지에 있는 대성(載城)을 반드시 기습적으로 점령하여..

제 54 화. 승리의 고삐를 늦추지 마라.

제 54 화. 승리의 고삐를 늦추지 마라. 그때 정장공(鄭莊公)은 노도(老挑)성에 영채(令寨)을 세우고, 전장(戰場)의 모든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지휘하고 있었다. 영고숙(穎考叔)과 공자 휘(翬)가 고성(郜城)을 함락시키고 공손(公孫) 알(謁)과 제(齊)의 이중년(夷仲年)이 방성(防城)을 공격하여 함락시켰습니다. 좋도다. 좋은 기회가 자꾸 오는구나! 이번 기회에 송(宋)나라 상구성(商丘城)을 완전히 박살 내며 반드시 점령하고 말겠노라! 멈추지 말고 계속 공격하라고 전하라! 정장공이 이끄는 정(鄭), 노(魯), 제(齊), 삼국 연합군은 두 달여 동안 송(宋) 땅을 마음껏 짓밟으며, 노도(老挑)와 고성(郜城)을 점령하고, 이제는 송(宋)의 수도인 상구(商丘)를 공격하고 있었다. 송(宋)나라는 성 밖에 나와서..

제 53 화. 힘없는 건 내 것이다.

16. 승리의 기선잡기 제 53 화. 힘없는 건 내 것이다. 송상공(宋殤公)을 더욱 기가 막히게 만든 것은 이웃이면서 평소 교분이 두터운 노(魯) 나라가 연합군에 끼어 있다는 것이다. 노(魯) 나라는 지난번엔 우리와 연합하여 정(鄭) 나라를 치지 않았던가? 아무리 도의가 땅에 떨어진 시대라 하지만 조석으로 변하는 노(魯) 나라가 가장 밉도다! 송상공(宋殤公)은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3개국 연합군이 순순히 물러날 리가 없었기에 군신 모두가 겁에 질려 흙빛이 되었으며 대책을 마련하느라 애타게 되었다. 어찌하여 노(魯) 나라가 배신했단 말이냐? 노(魯)가 인연을 무시하다니 너무 섭섭하구나! 송(宋)나라는 지혜가 뛰어난 재상이며 대사마인 공보가(孔父嘉)가 병권을 쥐고 있었기에 송군(宋軍..

제 52 화. 가짜 어명을 사용하라.

제 52 화. 가짜 어명을 사용하라. 주상, 주공(周公) 흑견(黑肩) 이옵니다. 주공(周公)은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주상, 나라를 경영하자면 제후들을 잘 다스려야 하옵니다. 그게 무슨 뜻인가? 스스로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옳은 말이긴 하나 어찌하면 좋겠다는 것인가! 먼저 정장공을 잘 달래어 딴마음을 먹지 않도록 각별한 조처를 내리시옵소서? 각별한 조처를 내려라? 으흠,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로다! 주환왕(周桓王)은 정장공(鄭莊公)을 품어주라는 주공 흑견의 말을 새겨 듣고 친필로 쓴 어서(御書)를 정(鄭) 나라에 내려보낸다. 짐(朕)이 정백(鄭伯)에게 알리노라. 경(卿)이 너무 바쁜 것 같아 괵공(虢公) 기보(忌父)를 우경사(右卿士)로 삼았으며 짐은 경(卿)을 언제나 믿으며 가까이하고 싶은바, ..

제 51 화. 천총을 역이용하는가.

제 51 화. 천총을 역이용하는가. 주공. 모두 일순간에 지나간 일이오니 모른 체하시고, 주상을 알현(謁見)하시옵소서. 하오나, 주공! 지난해 곡식을 훔쳐 온 일로 주환왕께서 주공을 홀대하거나 심하게 비난할 때 주공께선 과연 잘 참아내실 수 있으신지요? 흠, 그래야 하지 않겠소! 큰 목적을 위하여 참아야지 어쩌겠소? 주공, 약속을 지키시옵소서. 정장공은 세자 홀(忽)과 제족(祭足)에게 국내의 일을 맡기고 왕실로 출발하며, 미리 주공(周公) 흑견(黑肩)에게 연락하여 알려 주었다. 주상. 주공(周公) 흑견(黑肩) 이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이 알현하고자 예방하오니, 옛일을 내색하지, 마시옵고 맞이하시옵소서! 주환왕(周桓王)도 지난해 정(鄭) 나라가 흉년이 들었다는 핑계로 온수(溫水)와 낙수(洛水) 지역의 곡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