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80

그리움

그리움 서 휴 산마루에 걸린 하얀 구름 찻잔에 피어오르는 마음 지나는 구름처럼 떠나간 임이 다가와 봄비처럼 스며오네. 왔다 그냥 간 것 같기도 하고 그대의 눈길이 나를 보고 있는 양 구름처럼 보면서 지나가네. 그리움만 남겨진 사랑이 외로움이 되어 세월 속에 흐르네 흘러가는 저 구름 창가에 기대선 가슴에 스며들며 찻잔을 내려놓게 하네. 외로이 놓인 찻잔 그리움이 머물다 가는 듯 하얀 구름은 지나가며 다시 또 손짓하는 양 그리움이 촉촉이 적셔오네.

사랑 이야기 2014.06.20

기적은 있을 거야

기적은 있을 거야 서 휴 울고 싶어 웁니까. 모진 바닷바람에 밀려 떨어지는 이 눈물 맺혀버린 가슴에 멍하게 떨어지는 이 눈물 울고 싶어 웁니까. 하루 사이에 갈려버린 이승과 저승 누가 이승이며 누가 저승입니까 아니지요 우리는 다 같이 있는 거예요 물살이 거세기로 물살이 빠르기로 이름난 곳에 차마 피지 못한 꽃송이들이 꿈을 그리던 아름다운 꽃송이들이 거센 물결에 잠기어 엄마하고 부르는 아버지하고 부르는 저 목소리 저 아우성을 떨어지는 이 눈물로 어이 대답할 수 있나요. 내 딸아 내 아들아 금방이라도 뛰어 달려올 것 같은 내 자식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기다리는 기적은 있을 거야 기적은 있을 거야 *** 세월호에 대하여

사랑 이야기 2014.04.22

여 보

여 보 서 휴 여 보. 파도가 잔잔한 아침은 맑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보고 싶어지는 아침인가 봅니다. 바닷가 이른 아침은 참 묘합니다. 당신을 생각하다. 물안개 속을 걸어오는 당신을 보았지요. 여 보. 나를 보며 왜 말을 하지 않나요. 언제쯤 만나자고 왜 말을 하지 않나요. 당신을 찾아가기 전까지 이렇게 여행만 하여야 하는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왜 말을 하지 않나요. 여 보. 살아가며 가버린 당신을 미워하는 시간이 올까. 미워하는 것이 내 마음에 허락이 될까. 허락이 되면 좋겠다. 차라리 당신을 찾아 하늘나라에 가기 전 한 번이라도 미워해 봤으면 좋겠다. 여 보. 나 혼자만이 당신을 사랑하는 나 혼자만의 사랑을 언제까지 하여야 할지 보고파 하는 것 보고파도 참는 것 너무 힘든 다. 외로움에 몸부림칠..

사랑 이야기 2013.12.29

가을사랑

가을 사랑 서 휴 가을에는 가지 말아요. 가을에는 떠나지 말아요. 떠나는 사랑은 슬퍼요 이렇게 찬바람은 어디에서 밀려오는지 떨어지는 낙엽은 바람에 날리며 둘이서 걷던 거리에 쌓이고 쌓이는데 사랑의 흔적만을 남겨두고 떠나려는 그대는 나의 마음을 슬프게 하네요. 떠나는 당신의 향기 어떻게 간직하나요. 혼자서는 사랑할 수 없어요. 그리워할 눈물 낙엽처럼 떨어지게 할 수 없어요. 내손을 잡아요. 당신의 진한 향기를 태우고 싶어요. 재가 되도록 모두 다 태우고 싶어요. 사랑도 믿음도 그리움마저 다 태워 다 타버린 사랑은 붙잡지 않겠어요. 오늘 만큼 만 뜨겁게 손을 잡아요. 세월이 가더라도 오늘 만큼 만 오늘 만큼 만 우리의 사랑에 불을 붙여요 사랑의 불꽃이 활활 일어나도록 우리의 마지막 사랑에 불을 붙여요. 가지..

사랑 이야기 2013.11.17

모닥불

모닥불 서 휴 깊어 가는 가을 밤바람에 휩싸이며 기약 없이 흩어지는 낙엽들 사랑에 불을 지피듯 모닥불에 흩뿌려 휘휘 손 흔들어 티끌 저으면 피어나는 모닥불에 흩어지는 불꽃들 발갛게 익어가는 마음 둘 만이 술잔 비우며 불꽃처럼 발갛게 익은 얼굴 그대 가슴에 파고들어 사랑의 온도를 재는 듯 토닥거리다 포근히 잠이 드는 늦은 가을 밤 마당의 빨간 모닥불

사랑 이야기 2013.10.24

사랑은 알 수 없어

사랑은 알 수 없어 서 휴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겠지요. 그러나 세상에는 시작은 있으면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우연으로 시작한 사랑에 얼굴만 보아도 서로같이 즐거워 웃고 웃으며 애달픈 일에는 서로같이 서러워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보지요. 사랑의 시작은 둘이서 만들면서 매일매일 이어지는 사랑을 둘이서 만들면서 때로는 아옹다옹하며 이어지는 사랑이 어떻게 될지 그 끝을 모르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게 사랑인가 봐요 사랑은 알 수가 없어요. 사랑의 끝은 더욱 알 수가 없어요.

사랑 이야기 2013.10.07

사랑하는 이별

사랑하는 이별 서 휴 온 몸과 온 정성을 다하여 사랑하였기에 사랑의 아름다움이 되었습니다. 사랑하였기에 사랑이 아름다웠다는 건 사랑을 두고 멀리 떠나갈 때에 알았습니다. 사랑하였기에 사랑하는 이별이 힘이 든다는 건 사랑을 떠나갈 때에 알게 되었습니다. 한순간 왔다가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 이라고 누군가 말을 하여 주었습니다 그래도, 한순간 머물다 떠나가는 사랑이 한순간 왔다가 가는 사랑이 사랑을 두고 가는 이별이 왜 이리, 가슴 아픈지 알 수 가 없어요.

사랑 이야기 2013.09.16

이 별

이 별 서 휴 떠나가며 말은 하지 않겠어요. 이별이라고 떠난다고 나의 사랑을 이별이라 말은 하지 않겠어요. 사랑하니까 떠난다고 말은 하지 않겠어요. 멀리에서만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떠나는 거예요. 사랑하니까 미치도록 울고 싶은 이 마음 소리를 내지 않겠어요. 사랑하니까 눈물을 흘리지 않겠어요. 사랑하니까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말은 할 수가 있어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듯 그대 또한 나를 그리겠지만 나는 그대 곁을 떠나가고 있어요. 먼 곳에서 바라보는 거예요 먼 곳에서 그저 바라보는 거예요 그대가 보듯 내가 보고 있어요. 나의 마음에 이별은 없어요.

사랑 이야기 2013.09.06

누님과 사과

누님과 사과 서 휴 늦가을 따가운 햇살 밟으며 읍내로 가는 시오리 사과밭 길 온 들녘의 사과 향은 매혹적인 향기가 되어 온몸에 스며들며 이 들녘 저 산들 그리고 이 사과밭 길을 누님은 고향 이야기를 엮어가며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가는 얼굴로 방긋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오랜만에 찾아 왔다 곧바로 떠나는 나를 누님의 이야기는 코끝을 시리게 한다. 네가 멀리 나가있으니 부모님 제사는 내가 모셔야지 누님. 고마워요 언제 또 오겠냐. 빨간 사과가 떨어져 나가는 양 아쉬운 듯 이슬 맺힌 눈으로 나를 보며 어머님이 아끼시던 반지야 네게 주라고 하셨어. 아버님이 청혼할 때 주신 반지래 굵은 반지에 이 모양 좀 봐 참 아름답게 세공하였지 어머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아버님은 어머님을 엄청 사랑하시었어 어머님은 아버님..

사랑 이야기 201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