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80

사랑의 흔적

사랑의 흔적 서 휴 누가 사랑을 메고 다니나 누가 사랑을 이고 다니나 누가 사랑을 끌고 다니나 보이는 것으로 남지 않는 듯하나 보이는 물건처럼 생생히 떠오르는 사랑의 흔적을 어찌 아니 볼 수 있으리오. 지난 사랑은 아름답게 손짓하는 데 지난 사랑은 내 가슴 속에 아름다운 데 흔적으로 사랑을 묻으려 하다니 흔적으로 세월까지 묻으려 하다니 찾아가야지 찾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흔적이 아니야 흔적으로 사랑을 말 할 수 없어 나의 사랑을 흔적으로 만 남길 수 없어 찾아가야지 찾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

사랑 이야기 2017.08.25

사 랑

사 랑 서 휴 사랑으로 잉태하여 사랑으로 열 달여 다독거려 사랑으로 보살펴 자라나니 사랑으로 기뻐 춤추며 사랑으로 눈물 흘리며 사랑으로 다 자라나니 사랑으로 사랑을 만들고 사랑으로 사랑을 바라보며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인생 사랑으로 맺어지는 인간사 사랑으로 이뤄지는 세상사 사랑으로 사랑을 떠나며 사랑으로 인생을 떠나며 사랑으로 잊지 못하게 만드니

사랑 이야기 2017.04.02

그리움

그리움 서 휴 오시겠어요. 아니 오시겠어요. 물어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보이지 않는 먼 그림자에 물어 보지도 물어볼 수도 없는 먼 그림자에 보며 울 수도 아니 울 수도 없는 먼 그림자에 마음만으로 살아가며 기다리는 사랑만으로 살아가며 기다리는 아주 긴 세월에 아주 긴 그리움 누가 그리움만으로 기다릴 수 있으랴 기다림만으로 살아갈 수 있으랴

사랑 이야기 2017.03.19

다시

다 시 서 휴 다시라는 말 하다 보면 후회가 앞서는 듯해요 다시 오는 게 무얼까요 지난 일들일까요. 지난 사랑일까요. 이야기 하다 보면 당신과 나 다시 가까워지지요 아니지요 저 만큼 멀리 가 있지요. 가까이 있다 생각하면 멀리 가 있는 멀리도 가까이도 있는 그 사이 사이에 내 마음이 그렀나요. 다시 보는 마음이 있나요 내 마음이 그렀나요. 오래 하는 사랑이 다시 보는 마음인가 요

사랑 이야기 2017.02.13

장독대

장독대 서 휴 하얀 한 겨울 하얀 고깔모자 쓰고 하얀 웃음 짓는 장독들 된장 간장 고추장 깻잎 장아찌 울 엄마 비밀 독아지 도 모여 웃음 주는 장독들 옹기종기 다정한 형제들 장독대 옆 감나무 이른 아침 까치밥 먹다 먼 곳 바라보며 깍 깍 인사하는 소리 손님 오신다는 소리 비시시 부엌문 열리고 울 엄마 맞이하는 장독들 하얀 초가지붕 하얀 연기 모락모락 달가닥 소리 부엌소리 구수한 냄새 된장 냄새 밥 뜸 드는 냄새 손님 언제 오시려나. 누가 언제 오시려나. 하얀 고깔모자 반짝거리는 이른 아침 하얀 장독대

사랑 이야기 2017.02.04

사랑하는 당신

사랑하는 당신 서 휴 여 보. 미안해요 잠자는 모습에 차마 이 말은 하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가네요. 주고받은 말들에 기뻐하며 소리 높인 말들에 슬퍼하며 세월에 쌓여 주름에 쌓여 허예진 머리칼에 주름진 모습보고 있노라면 그대의 옛 모습이 떠올라 빙긋이 웃다 보면 하나씩 주름은 사라지고 하나씩 시름도 사라지고 옛날처럼 앳된 얼굴이 되어 어여쁜 당신은 살며시 웃고 있지요 내 마음은 항상 당신의 아름다움만을 보고 있답니다. 사랑하는 당신 지금도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이지요.

사랑 이야기 2017.01.10

눈이 내리는

눈이 내리는 서 휴 눈이 내리는 밤 내리는 눈 바라보면 내 마음 눈이 되어 소복소복 쌓입니다. 눈이 내리는 밤 소리 없이 내리는 눈처럼 소리 없이 문자를 보냅니다. 조용한 밤, 그대 마음 두들기려 내 마음 쌓인 소리 문자로 보냅니다. 내 마음 문자 되어 그대 마음에 들리도록 기다리면 소복소복 내 마음이 쌓입니다. 소리 내 하고픈 내 사랑 나의 이야기 마음 설레어 발신을 누르려다 그대의 마음에 자리하지 못할까. 그대의 마음에 소복소복 쌓이지 못할까. 마음 설레어 내리는 눈 바라보면 내 마음이 눈이 되어 소복소복 쌓입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하얀 눈처럼 이제 내 마음 소복소복 담아 그대에게 보내니 우리 사랑이 소복소복 쌓일 거라 답신해주면 뛰쳐나가 쌓인 눈 위에 벌렁 누워 뜨거운 내 마음 눈 속에 묻어 두고 ..

사랑 이야기 2016.01.01

가을 이별秋離

가을 이별 秋離 서 휴 가을에는 가지 말아요. 가을에는 떠나지 말아요. 떠나가는 사랑은 슬퍼요 떨어지는 낙엽처럼 흩날리며 흔적도 없이 떠나려는 그대는 나의 마음을 슬프게 하네요. 밀려오는 찬바람 떨어지는 눈물 어떻게 하나요. 나 혼자서는 사랑 할 수 없어요. 내손을 잡아요. 뜨겁게 내손을 잡아줘요. 낙엽 따라 세월이 가더라도 오늘 만큼 만 오늘 만큼 만 우리 사랑에 불을 붙여요 당신의 진한 향기 다 태우고 싶어요 재가 되도록 당신을 다 태우고 싶어요. 사랑도 믿음도 그리움마저 다 태워 다타버린 사랑은 붙잡지 않겠어요. 사랑의 불꽃이 활활 다하도록 마지막 다 타도록 우리 사랑에 마지막 불을 붙여요.

사랑 이야기 201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