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100

외로움

외로움 서 휴 외로울 때가 있겠지요. 살다 보면 외로울 때가 있겠지요. 외로움은 그리움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외로움을 그리움으로 이야기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외로움은 나름의 뜻이 있으니까요 생각이 없으면서도 마음 또한 없으면서도 어느 날이거나 어느 때이거나 다가오는 다가온 외로움은 표현할 수가 없어요. 생각이 없으면서도 마음 또한 없으면서도 하기야 그리움 뒤에 남는 것이 외로움이고 외로움은 그리움을 생각하게 하니까요 그리움이 지나고 나면 점점 인생의 외로움이 나를 보고 있지요

마음 이야기 2012.06.29

더 좋을 사람과

더 좋을 사람과 서 휴 훌훌 벗고 훌훌 버리고 마음도 생각도 가진 것 다 버리고 그저 가자 어디든 바라보아 좋고 노래하면 더 좋고 춤까지 추면 더 좋을 사람과 가자 어디든 가면서 바라보자 산도 바라보고 들도 바라보고 바다도 바라보고 먼 하늘도 바라보자 보이는 것 모두가 몸 가까이 있고 보이는 것 모두가 생긴 데로의 자연이라 자연이란 생각도 말자 생각이란 부질없는 것 언제 생각대로 살아 본 일 있나 바라보아 좋고 마주치면 더 좋은 좋고 좋으면 된다. 사무친 마음이 있으면 안 된다 사무친 마음이 남아있어도 안 된다 애달픈 사랑이 있으면 안 된다 애달픈 사랑이 남아있어도 안 된다 사랑이 무어며 애달픈 사연이 무어란 말이냐 오늘 하루에 버리자 오늘 하루에 다 버리자 이리 하루가 지나가고 쉼 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마음 이야기 2012.03.27

열차

열 차 서 휴 열차는 가고 있습니다. 지난날들은 오고 있습니다. 가고 오는 것이 어우러져 열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풍경은 추억을 싣고 강 건너며 산을 넘고 있습니다. 창밖엔 그리움이 가고 있습니다. 창밖엔 그리운 얼굴이 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아픈 마음도 오고 있습니다. 오고 간다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랑도 미움도 같이 가며 미소하니까요 웃으며 갔던 길은 기쁨이라 한답니다. 울면서 갔던 길은 슬픔이라 한답니다. 웃으며 울면서 갔던 길은 추억이라 한답니다. 달려가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미움은 바로 버리고 사랑은 오래 간직할 수 있으니까요 달려가는 열차는 잠시 머물며 창밖 풍경에 인생의 뒤안길을 보게 합니다 열차는 말합니다. 아름다운 추억은 뒤안길에 머문다며 열차와 함께 달려가야 한답니다. 달려가는..

마음 이야기 2012.03.27

빗물이 되어

빗물이 되어 서 휴 우리의 마음이 빗물이 되어 흘러간다면 흘러가면서 허기진 이의 마음을 씻겨주며 굶주린 이의 배를 채워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애타게 우는 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그를 보듬어주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메마른 이의 가슴을 안아주며 촉촉한 사랑을 심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갈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먼 길을 돌아온 이의 심신을 어루만지며 지나온 세월을 다듬어 새로이 갈 수 있도록 해줄 수가 있을까 흘러가면서 서로 사랑하도록 얼싸안게 해주며 함께 노래 부르며 기뻐하며 가도록 할 수 있을까 흘러가면서 방울방울 베풂을 나누어주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가게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베풀며 살아왔으며 얼마나 베풀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빗물이 되어 살아간다면 ****** 부처님..

마음 이야기 2012.03.25

떠남

떠 남 서 휴 떠남이 이리 어렵습니까. 큰 그림은 허공에 사라지고 다시 그려지며 나야 나 가겠노라고 부르며 손짓하다 을쓰년히 지쳐 망설여지는 마음 하루하루가 배암처럼 감돌며 가지 말라고 오늘도 여기에 삶의 재미가 있다고 즐거움이 있다고 그래도 하루하루가 못내 역겨워 토하면서도 새 짐을 지고 힘차게 떠나기가 이리도 어렵습니까. 짐을 버렸습니다 옛 생각을 버렸습니다 옛 옷을 다 버렸습니다 그래도 밤하늘의 안개 발처럼 뭉개진 생각들이 끊어질 듯 스쳐 지나갑니다. 미련이라는 것이 떠난다는 것이 버린다는 것이 기러기처럼 훨훨 난다는 것이 이리도 어렵습니까

마음 이야기 2012.03.25

땅꾼

땅 꾼 서 휴 허리 굽은 늙은이 초라한 행색 허 어어 웃는 얼굴 사양의 걸음 오늘도 마을 따라 한술 밥그릇 찾아온 정성에 담배 올리면 닳아진 얼굴에 웃음이 가득 아들은 서울의 공공 양복점 딸 녀석은 시골집 맏며느리 따스한 이야기꽃 피우고 한 손에 든 한 자루 예닐곱 뱀이 꿈틀대다 허기져 지쳐버렸나 어제도 산 따라 오갔던 마을 허약한 이 돕겠다며 떠도는 인생 잡아야 할 좋은 뱀도 비싼 값에 살 사람도 목메어 찾지 않아 편안하다며 허허 웃는 웃음 세상 벗어나 산 넘어가네

마음 이야기 2012.03.25

구름이 가듯

구름이 가듯 서 휴 낙엽이 이는 오솔길 따라 오르내리며 땀은 흐르는 데 임은 상긋이 웃으며 오라 합니다. 가을빛 하늘에 떠가는 저 구름 바위와 숲길을 오르내리며 하얀 구름 보며 걷는 내 모습 그 임은 구름 따라가며 상긋이 웃으며 또 오라 합니다 오랜 세월 땀을 닦으며 오르내리는 산 위에서 그 임은 또 손짓합니다 기나긴 세월. 짧았던 시절 지나며 살아왔던 나날 들 가을 하늘에 하얀 구름이 가듯 모두 그냥 두고서 떠나라 합니다 세월의 마음도 가벼이 가라 합니다. 그냥 내려놓고서 가벼이 가라 합니다.

마음 이야기 2012.03.25

봄비

봄 비 서 휴 쉬엄쉬엄 봄비는 내리고 희미한 가로등은 새벽을 밝히고 스쳐 지나는 소리가 스쳐 지나는 봄비가 가로등 지나 살며시 웃으며 다가올 듯 휘파람 되어 즐거이 노래 부르며 다가올 듯 봄비 속에 보고 싶은 사람 옷깃을 여미며 다가올 듯 아침 몸단장하는 듯 그 모습 거울 보고 또 보는 듯 거울 속에도 봄비가 오고 있을까 내 마음 거울 속에 비치고 있을까 봄비야, 봄비야 봄비야 편지 되어 실어가 다오 봄비에 애타는 내 마음 봄비에 그대 마음 실어와다오 설렌다, 설렌다 그리운 봄비야

마음 이야기 2012.03.25

골목길에 있는 돌

골목길에 있는 돌 서 휴 저만치 트인 골목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였다 흩어지고 아이는 뙤약볕 아래 커다란 성벽을 쌓을 듯 돌을 모으며 다듬다가 일어나 세상에 나서려는 듯 선을 그었습니다. 출발선인가 보다 아이는 선을 밟고 있다가 선 앞으로 나아가 커다란 동그라미도 그렸습니다. 아이는 출발선에 다시 와 동그라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동그라미 안에 들어가 돌을 놓으며 서로 부딪치며 다듬어주고 서로 받쳐주고 메워주며 쌓이고 있는 돌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서로 당겨주고 밀어주고 받쳐주며 동그란 세상을 쌓아 올리듯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골목을 지나는 아무도 말하여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올렸다 내렸다 쌓았다 허물었다 출발선에 섰다가 동그라미 안에 들어갔다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다음날에도 ..

마음 이야기 201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