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야기

낙옆같은 돌

서 휴 2012. 3. 23. 09:43

 

낙엽 같은 돌

서 길 수

 

 

북한산에 올라

온 산의 단풍을 봅니다

족두리 봉 향로봉 비로봉 승가사 언저리까지

 

산의 나무들이

제가끔 물감을 들여 흔들 때

우리는 단풍이 물들었다 합니다

 

누가 저리

다양한 색깔을 내게 했을까

 

나무가 말을 합니다

이파리를 땅에 내려놓으면 낙엽이라고

 

한껏 흩날리면 낙엽이 진다고

눈발처럼

 

상록수기원에서 바둑을 두며

늦가을 광교산을 봅니다

단풍이 물든 산을 봅니다

 

어제 바둑을 두고

오늘 바둑을 두고

내일 바둑을 두고

매일 바둑을 두며

 

바둑알의 색깔이

매일 다르다는걸 봅니다

 

단풍처럼

낙엽처럼

 

단풍은 인생일 꺼야

낙옆도 인생일 꺼야

바둑도 인생일 꺼야

 

아니야 아니야

바둑알은 초록이야

아니야 연초록이야

 

오늘도

바둑알에 색깔을 입히며

상록수 기원에서 바둑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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