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귀 신

서 휴 2018. 2. 25. 10:01

       귀 신

       鬼

       서 휴

 

귀신은 정말 있을까 없을까

 

귀신이 있다

귀신이 없다

 

본 사람은 있을 것이요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려니

 

내 마음에 보이면 있는 것이요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이리라

 

내 마음은 보았을까

아니 보았을까.

 

그러나 나는 보지 못하였으니

어떡하면 만나볼 수 있을까

 

그래.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만나보면 되지 않겠나.

 

어느 때늦은 봄날

아지랑이가 피는 따뜻한 봄날 밤에

밤 11시 지나 공동묘지에 가보자

 

공동묘지 잘생긴 잔디밭에

독한 술과 진한 안주를 차려놓고

 

한잔두잔 아껴 마시다가

귀신이 찾아오면 같이 마셔보자

 

귀신님이시여

어서 오시어 술 한잔합시다.


이때 모든 불빛이 다 꺼지며 캄캄한 가운데

술마시는 사람 곁으로 귀신들이 모여들어 

손가락질 하며 킬킬 거리며 비웃다가

관객을 향하여 큰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여러분.

이분이 누구십니까

 

이곳은 귀신들이 노는 자리인데요.

우리 귀신들 놀이터인데요.

하하. 우리가 귀신들인데요.

 

한밤중에 귀신 놀이터에서

산사람이 무얼 하고 계시나요.

 

후후. 술 마시고 있네요.

후후. 참 맛있겠네요.

 

아니. 술은 술집에서 마셔야지요.

공동묘지에 혼자 앉아

뭔 맛으로 술판을 벌린답니까.

 

귀신동네 한복판에서

겁도 없이 술판을 벌리다니요.

 

이보세요. ‘산사람’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산사람은 술 마시던 모습으로

귀신을 찾으려는 듯 두리번거리니

 

귀신들이 다가가 어깨를 툭치 며

산사람을 일으켜 세워 노래 부른다.

 

아하. 산 사람이

귀신을 만나러 왔나 봐요

 

귀신을 만나러 오시다니요

귀신을 보고 싶으시다니요

 

이보세요.

귀신 만나러 오신 분 안녕하십니까.

 

하하 우리가 귀신들인데요.

왜 만나려 하십니까.

만나서 뭐하시겠다는 거지니요.

 

사람이 죽으면

땅속에 묻히어 흙이 되어야 하는데

왜 귀신이 되어 떠돌아 다니십니까

 

귀신이 뭐 별다른가요.

죽은 사람의 넋이 남아있으니

사람의 넋을 귀신이라고 부르지요.

 

죽은 사람의 넋인 혼령을

사람들은 귀신이라 부른답니다.

 

살아 있으면 사람이요

죽고 나면 귀신이라 부른답니다.

 

남여 귀신들이 산사람 술상에 모여들어 

산사람과 주거니 받거니 왁자지껄하게 

술을 마시고 일어나 다함께 춤을 춘다.

 

사람이 죽어 뼈와 살이 삭으며

흙으로 돌아가는 귀鬼가 되고

넋은 하늘로 올라가는 신神이 되나니

 

사람이 죽으면 귀鬼와 신神이 합쳐져

귀신鬼神이라 부르니

죽어서 귀신 아니 된 자 어디있으리오.

 

사람들은 불행을 너무 싫어하여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의 능력보다는 월등한

그 무엇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귀신을 찾아 귀신신앙이 되었나 봐요

 

어디 사람귀신들 뿐입니까

자연의 모든 것들이 귀신이 되거나

귀신의 역할을 한다고 믿지요.

 

산신령님도 성황당 당제께서도

그렇다고 끄덕끄덕 하시는군요.

 

       옛날 성현들은 무어라 하셨을 까요

       귀신이 있다 하였을까요.

       없다 하였을까요.

  

       옛날 성현들은

       여러 귀신들을 일컬어 비교하며

 

       올바른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라며

       오랫동안 가르치고 있지요

 

세상에는 나쁜 귀신이 많을까요.

착한 귀신이 많을까요.

 

착한 귀신이 더 많다고 하네요.

정말 맞는 말입니까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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