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301∼400 회

제 316 화. 사회를 본국으로 불러온다.

서 휴 2023. 2. 2. 22:04

316 . 사회를 본국으로 불러온다.

 

       사회士會는 이 서책의 내용을 살펴보시오.

       주공, 이 책에는 위읍魏邑의 토지와 백성들의

       인구 수를 적은 호적戶籍이 들어있습니다.

 

       사회士會는 진품眞品 인가 보시 오?

       ​주공, 위작僞作은 아니옵니다.

 

       신 위수여魏壽餘, 진후秦侯께 고하나이다.

       진후秦侯께서 능히 이 위수여魏壽餘를 거두어 주신다면

       위씨魏氏 사람들을 동원하여 위읍魏邑을 바치겠나이다.

 

       사회士會는 위읍魏邑을 능히 취할 수 있다고 보는가?

       ​주공, 우리 진나라가 하동河東의 다섯 성을 버리게

       된 것은 선군께서 진과 혼인을 위해서였나이다.

 

       주공, 근자에 이르러 양국이 서로 군사를 동원하여

       싸움을 벌인지가 십수 년이나 되었나이다.

 

이때 위수여魏壽餘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사회士會에게

곁눈질하며 지긋이 그의 발꿈치를 슬쩍 밟아 주었다.

 

사회士會는 잠시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구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짐작하면서, 같은 진나라 사람이라는 동정심을 갖게 된다.

 

       주공, 이제는 계속 싸우고만 있는바, 위읍魏邑

       얻을 방법은 오로지 지략과 힘뿐입니다.

 

       하동河東의 여러 성 중에 위읍魏邑 만큼 큰 곳은

       없으므로, 먼저 하읍瑕邑을 침공하여야,

       위읍魏邑을 점령할 수 있으며, 그러므로써

       하동河東 전체를 차지하게 되옵니다.

 

       주공, 하동河東 땅을 차지하는 것은 도림색桃林塞 

       차지하는 것이므로,  중원을 나갈 수 있는

       교두보橋頭堡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허허, 그야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때 위수여魏壽餘가 스스로 찾아와 바치겠다고

       하옵는바, 이는 진에게 경사스러운 일이 되옵니다.

 

       단지 걱정되는 바는 위읍魏邑의 관리들은

       조돈趙盾이 진군晉軍을 보내 토벌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우리에게 복속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 위수여魏壽餘, 한 말씀 올리겠나이다.

       위읍魏邑의 관리들은 비록 진의 신료이지만

       실은 우리 위씨魏氏 가문을 위해 일하고 있나이다.

 

       만약 진후秦侯께서 한 떼의 군마를 하서河西에 주둔시켜

       멀리서 성원을 해주신다면, 신은 온 힘을 다해

       진후秦侯을 위해 위읍魏邑을 바치겠나이다.

       오, 위수여魏壽餘의 뜻은 이제 알겠노라.

       사회士會. 경은 진의 일을 잘 알고 있으니

       반드시 과인과 함께 하서河西로 나가 봅시다!

자신감을 가진 진강공秦康公은 서걸술西乞術대장으로 삼고,

군사마軍司馬 사회士會를 부장으로 삼아, 친히 진군秦軍을 이끌고,

위읍魏邑을 접수하기 위해 하동河東 땅의 하서河西로 진군했다.

 

       진군秦軍이 하동河東을 향해 가고 있는 사이에

       위수여魏壽餘는 사회士會에게 자기의 뜻을 암시했다.

 

진군秦軍의 행렬이 하수河水의 강 안에 당도하자, 진강공秦康公

진군秦軍에게 하서河西에서 영채令寨를 세우도록 명령했다.

하서河西는 황하의 서쪽 땅으로, 지금의 섬서성 조읍현 동쪽 일대다.

 

       주공, 정탐偵探 병의 보고입니다.

       주공, 강 건너에 진군晉軍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군晉軍이 무얼 하고 있느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신 위수여魏壽餘, 말씀 올리겠나이다.

       이는 틀림없이 진군秦軍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하여

       대항하기 위해 전투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들은 위씨魏氏 집안의 장정壯丁 들입니다.

       저들은 아직 이 위수여魏壽餘가 진秦 나라에게

       몸을 맡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위성魏城의 관리들과 백성들이 이 위수여魏壽餘

       따르지 않을까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저들을 설복하면 어찌 위읍魏邑의 관리와

       백성들이 진 나라를 따르지 않겠습니까?

 

       신이 가는데 진나라 대부 중에 진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사람을 붙이어 주시옵소서.

 

진강공秦康公은 머뭇거리다가 사회士會에게 위수여魏壽餘와 함께

하수의 건너편에 있는 진군晉軍에게 투항하도록 권하라고 명했다.

       주공, 이 사회士會는 주공의 명을 거절하나이다.

       왜 사회士會는 과인의 명을 거절하는 것인가?

 

       주공, 의 사람들은 호랑이나 늑대와 같은 심성을

       가지고 있어 언제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나이다.

 

       만약 신이 가서 그들을 설득하여 그들 모두를

       진에 따르게 한다면 그것은 진의 복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들이 우리를 따르지 않고 신을 억류한다면,

       주군께서는 신이 그 일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원망하신

       나머지, 그 죄를 신의 처자들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그리되면 주공께서도 아무 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은 억울하게 재앙을 입어 죽게 되나이다.

 

       그때 가서 구천에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외람되오나 주공의 명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진군秦軍의 장수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진강공秦康公은 사회士會

믿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말하였다.

 

       경은 마땅히 온 정성을 다해 다녀오기 바라오!

       만약 그대가 위읍魏邑을 얻게만 만든다면

       높은 벼슬에 부상副賞을 더하여 주겠으며,

 

       만약 진나라에 잡혀 억류된다 하더라도

       과인은 마땅히 그대의 가족들을 돌려보내 주며

       그대와 함께 지낸 정을 표시하겠노라!

 

       사회士會는 이제 모두 과인을 믿을 것이며

       마음 놓고 위읍魏邑에 잘 다녀오도록 하라!

 

진강공秦康公은 믿으려 하지 않는 사회士會를 가까이 불러, 저 넓은

황하를 가리키며 자기가 한 말을 어기지 않겠다고 맹세해 주었다.

       주공, 신 대부 요조繞朝 이옵니다.

       사회士會는 진나라의 모신謀臣 이었던 자입니다.

 

       주공께서 사회士會를 하수河水를 건너게 하여,

       하동河東으로 보낸다면, 큰 물고기를 강물에 놓아주는

       경우와 같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주공, 어찌하여 위수여魏壽餘의 말을 왜

       그렇게, 또한 가볍게 믿으시는 것이 오며,

 

       지혜가 많은 아까운 신하를 굳이 놓아 보네

       장차 우리의 적으로 삼으려 하시나이까?

       이 일은 과인이 능히 감당할 수 있으니

       대부 요조繞朝는 더는 의심하지 말라!

사회士會와 위수여魏壽餘가 진강공秦康公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나려고 하자, 요조繞朝가 황급하게 뒤따라

와서는 가죽으로 만든 채찍을 사회士會에게 선물로 주며 말했다.

 

       그대는 우리 진나라에 지혜로운 사람이

       없다고 업신여기지 말길 바라오.

 

       우리 진에 지혜로운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주공께서 나의 말을 듣지 않으신 것뿐이오.

 

       이 채찍으로 말 등을 세게 쳐서 속히 돌아가시오.

       지체했다가는 무슨 화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오.

 

요조繞朝는 사회士會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이미 짐작한 모양이다.

사회士會는 가슴이 뜨끔하여 얼떨결에 말채찍을 받아들었으며

요조繞朝에게 감사의 말을 올리고는, 나는 듯이 수레를 몰아

달아났다. 사관이 이 일을 두고 시를 지어 노래했다.

 

​       策馬揮衣古道前 (책마휘의고도전)

       말에 채찍질하며 옷소매가 휘날리도록 달리는구나

 

       殷勤贈友有長鞭 (은근증우유장편)

       은근한 정으로 친구에게 긴 채찍을 선물하고는

 

       休言秦國無名士 (휴언진국무명사)

       진 나라에 사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네

 

       爭奈康公不納言 (쟁나강공불납언)

       강공이 충간을 받아 주지 않으니 어찌 하겠는가?

 

사회士會와 위수여魏壽餘는 황급히 하수河水를 건너오게 되었으며,

하동河東이 있는 동쪽을 향하여 바삐 걸음을 옮기며 가고 있는데,

미처 얼마 가기도 전에 한 떼의 군마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수계隨季 임께서는 무량無量 하시옵니까?

       그대 소년 장군은 누구기에 나를 부르는가?

       저를 모르시옵니까? 바로 조삭趙朔 이라 합니다

 

사회士會는 선조께서 수땅을 식읍食邑으로 받았기에 부르는

자를 수계隨季라 했다. 사회士會가 가까이 가서 보니, 소년 장군은

바로 조삭趙朔으로 상국 조돈趙盾의 아들이었다.

 

       조삭趙朔은 어쩐 일로 마중을 나왔는가?

       부친의 명을 받들어, 다시 진나라로 돌아오시는

       두 분을 기다렸다가 영접하라 하시었나이다.

 

       수계隨季 , 저의 뒤를 따라오는 우리 진군晉軍

       이미 당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조삭趙朔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십여 대의 병거兵車가 한

번에 들이닥쳤으며, 이어서 사회士會와 위수여魏壽餘를 수레에

태우고는 강성絳城을 향해 달려갔다.

 

       사회士會는 하수河水를 잘 건너갔는가?

       주공, 그렇사옵니다. 하오나,

 

       갑자기 진군晉軍의 병거가 나타나더니 둘을 수레에 태우고

       강성絳城을 향해 바람과 같이 사라져버렸나이다.

 

       뭣이라고나를 속였단 말이냐?

       그게 정말이냐? 서로 짰단 말이더냐?

 

       아주 괘씸한 놈들이구나

       우리 진군秦軍은 지체하지 말고, 빨리

       하수河水를 건너가 저놈들을 무찔러 버려라

 

한편 진강공秦康公은 황하黃河의 건너편으로 하수河水를 건너간

사회士會와 위수여魏壽餘를 감시하기 위해 정탐 병을 보냈다가

돌아와 보고하는 말을 듣고는 몹시 화가 나 침공하려 했다.

그때 또 다른 보고가 올라온다.

 

​       주공, 하수河水 건너 동쪽 편에 또 다른

       진군晉軍이 당도하고 있사온데 대군大軍 입니다.

 

       대군大軍 이라니 그 장수들은 누구인가?

       그 대장은 순림보荀林父와 극결郤缺 이라 합니다.

       주공, 대장 서걸술西乞術 이옵니다.

       저 진군晉軍은 우리가 하수河水를 건너지 못하도록

       방어하기 위해서 온 것이 분명합니다.

 

       주공, 우리 진군秦軍은 위읍魏邑 만을 점령하기 위해

       가볍게 왔사오니, 여기서 회군回軍 함이 좋겠사옵니다.

진강공秦康公이 곧바로 진군秦軍과 함께 돌아가자, 순림보荀林父

극결郤缺도 진군晉軍을 이끌고 강성絳城으로 돌아갔다.

 

나라에서 망명亡命 생활을 하다가 6년 만에 다시 강성絳城으로

돌아오게 된 사회士會의 마음은 감개무량感慨無量 하였다.

 

       사회士會는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주공께 육단肉袒으로 죄를 빌려는 것이오!

 

사회士會는 조당朝堂 앞에서 윗옷을 벗어 맨몸을 드러내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육단肉袒으로 죄를 청했다.

 

       주공께 이 사회士會의 죄를 전해주시오!

       주공께서 조당朝堂 안으로 들라 하십니다.

 

       사회士會, 그대 경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도다!

       ​어서 옷을 갖추고 육경의 반열에 서도록 하라.

 

사회士會는 다시 육경의 반열에 서게 되었으며, 이때 조돈趙盾

위수여魏壽餘의 공로를 몹시 칭찬하고 진영공晉靈公에게 천거하자

그에게 병거 10승을 하사하며 대부의 벼슬을 주었다.

 

그 후 진강공秦康公은 사람을 시켜 사회士會의 아내와 아들을

나라로 돌려보내며 말을 전하게 했다.

 

       사회士會는 나를 속였지만,

       나는 황하에 맹세한 바를 어기지 않노라.

 

사회士會는 자기를 생각해 주는 각별한 진강공秦康公의 신의에

감격했으며, 서신을 보내어 처자를 돌려 보내준 일에 감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 진晉, 두 나라 간의 군사와 백성들을

돌보게 하자며, 평화와 우호를 간곡히 청했다.

 

 

이후 진강공秦康公은 사회士會의 마음을 이해하며, 두 나라 간에는

십수 년 동안 대규모로 국경을 침범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회士會가 진강공秦康公을 속이고 귀국한지

       일년이 지난 기원전 613년의 일이었다.

 

       이때 주경왕周頃王이 재위 6년 만에 죽었으며

       태자 반이 즉위하여 주광왕周匡王이 되었다.

 

       정, , , 를 억압하여 궐맥厥貉 땅에서

       회맹을 맺게했던 초목왕楚穆王도 재위 12년 만에

       병사하여, 세자 여가 초장왕楚庄王이 되었다.

 

       초나라에게 싸움에서 이기고도, 그 후환이 두려워

       스스로 항복한 진공공陳共公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뒤를 이어 진영공陳靈公이 즉위했다.

 

       제나라에서는 제소공齊昭公도 죽었다.

       이처럼 그해에는 유독 많은 사람이 죽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많이 이루어졌다.

 

317 . 인자한 얼굴에 비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