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70 화. 성복 전투가 시작되는가.

서 휴 2022. 11. 25. 13:56

270 . 성복 전투가 시작되는가.

 

때를 맞추어 진군晉軍에게 쫓겨난 위와 조, 두 나라의 수장들이

초군 진영에 급히 쫓아왔으며, 성득신에게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영윤令尹 임께 급히 아뢰오.

       송나라 대부 문윤반과 화수로가 진군의 위세로

       밀어붙이며, 본국의 전답과 호구를 조사하더니

       저희의 땅을 모두 빼앗아 갔습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인가?

       영윤令尹 , 모두 사실입니다.

 

       아니 송이 위와 조의 땅을 빼앗아 가다니

       이처럼 간교하게 나를 속일 수가 있는가?

 

       최요崔夭와 공자 칩은 들어보시오.

       위와 조는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동맹국이오.

       어찌 저런 송과 강화를 맺으라 하는 것이오?

 

       나는 위와 조를 복귀시키지 못한다면

       절대로 회군하지 않을 것이오!

 

       어쩔 수 없잖소! 두 나라의 화의를 받들지 못하겠소!

       지금까지 협상한 일은 모두 없었던 것으로 합시다!

 

성득신成得臣이 위와 조에 대한 사실을 모두 듣고는 크게

화를 내면서 제의 최요崔夭와 진의 공자 칩에게 말하였다.

 

       최요崔夭와 공자 칩, 두 사람은

       그동안 꾸준히 송과 초楚 사이에 화의를 붙이려

       노력한 일이 한꺼번에 허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에 두 사람은 아무 성과도 이루지 못하게 되자, 몹시

       섭섭하지만 할 수 없이 각기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진문공晉文公은 두 나라가 청한 화의和議를 성득신成得臣

화를 내며 거절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자, 실망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있는 두 사람에게 사자를 보내, 진군晉軍의 군영으로

모시고 갔으며, 성대하게 위로연을 열어 대접하면서 말하였다.

 

       초나라 성득신은 오만무례하고 난폭한 자입니다.

       그자는 자기 초왕의 말도 듣지 않소이다.

 

       우리 진晉이 성득신의 버릇을 고쳐주려고 초군楚軍과

       교전하게 된다면 두 나라의 도움을 받고 싶소이다.

 

의 최요崔夭와 진의 공자 칩은 진문공의 말을 듣고 각기

자기의 군주에게 고하겠다고 대답하고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우리 초군楚軍의 장수는 다 모이도록 하라.

       나 성득신은 초군의 장수들에게 맹세하노라.

 

       위와 조, 두 나라는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이다.

       위와 조, 이 두 나라를 다시 복위시키지 않고는

       나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원수님, 완춘宛春 이옵니다.

       저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군사들에게 수고로움을 끼치지 않고도

       두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계책입니다.

 

       어떤 계책이오? 어서 말해보시오!

       진후晉侯는 위후衛侯를 쫓아내고 조백曹伯

       사로잡아 그의 군영에 가두어 놓고 있습니다.

 

       이는 송宋의 수양성 포위를 풀려고 하는 짓입니다.

       만일 원수께서 사자를 진후晉侯에게 보내

       좋은 말로 강화를 청하십시오.

 

       진후晉侯가 스스로 위와 조를 복위시키고

       또한, 두 나라에서 빼앗아 송나라에게 준 땅을

       모두 각기 그 나라에 돌려준다면

 

       우리도 송나라 수양성睢陽城의 포위를 풀어주고

       우리도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리만 된다면 우리 초군과 연합군은

       군사들을 모두 쉬게 할 수 있을 터이니

       이것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만일 진후晉侯가 우리의 강화를 거절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원수께서는 진과 강화를 맺게만 된다면 먼저

       포위망을 풀러줄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리십시오.

 

       이런 소문을 송나라 사람들이 모두 알게 하면서

       잠시 수양성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십시오.

 

       송나라 사람들에게는 우리 초나라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마치 거꾸로 매달린 사람이 줄이

       풀어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간절한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 중에 진후晉侯가 우리가 제시한 강화조약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위와 조, 두 나라도

       진후晉侯에게 원한을 사게 될 뿐만 아니라

 

       송나라 역시 진후晉侯 때문에 수양성의 포위가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분노할 것입니다.

 

       이리되면 세 나라의 원한이 오직 진후晉侯 에게

       쏠리게 되니 우리가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 으흠, 그거 좋은 계책이로다.

       누가 진의 군영에 사자로 가겠소?

 

       원수께 이 완춘宛春이 감히 청하겠습니다.

​       좋도다. 가서, 나의 편지를 전하라.

 

성득신은 즉시 수양성의 공격을 늦추게 하고는 완춘宛春을 사절로

뽑아 진의 군영으로 보내면서 자기의 편지를 전하게 하였다.

 

       진후께 외신 성득신이 절을 올립니다.

       초나라에 있어서 위와 조, 두 나라는 마치

       진에 있어서 송나라와 같은 사이입니다.

 

       진후께서 만약 위후를 복위시키고

       조백을 풀어주면서 군위에 다시 앉게 한다면

       성득신 또한 수양성에 대한 포위를 거두겠습니다.

 

       이로써 피차간에 화의를 이루어 도탄에 빠져

       고생하고 있는 군사들과 백성들을 구하고자 합니다.

 

호언狐偃은 완춘宛春이 가져온 편지를 미처 다 읽기도 전에 화가나

앞으로 나오면서 눈을 크게 부릅뜨고는 큰 소리로 말하였다.

       성득신이라는 놈은 도리가 없는 놈이로다!

       아직 망하지도 않은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어주는 일과,

 

       이미 망해 버린 두 나라를 다시 복위시키는 일을,

       똑같이 맞바꾸자고 하다니,

 

       이는 말이 되는 소린가!

       어찌 이리 뻔뻔스런 제안을 한단 말이냐?

 

이때 선진先軫은 재빨리 눈치를 채고는 더는 말하지 못하도록 얼른

호언狐偃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완춘宛春에게 말하는 것이다.

 

       초군楚軍의 사신 완춘宛春은 들으시오.

       조와 위, 두 나라의 죄는 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그렇게 중하지 않은 일인 건 맞소이다.

 

       우리 주군께서도 두 나라의 군주들을

       복위시킬 마음을 가지고 있었소!

 

       완춘宛春 대부는 잠시 뒤편 군막에서 쉬고 계시면

       우리 진영에서 다 같이 의논해 보겠소이다!

이때 장수 난지欒枝가 완춘宛春을 인도하여 진영 밖으로 데려가자

궁금해진 호언狐偃이 선진先軫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원수께서는 정말로 완춘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오?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강화조건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안 받아 주는 것은 더욱 불가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오어서 말해보시오.

       성득신의 제안은 얄팍한 간계로써

       우리를 함정에 빠져들게 하는 짓입니다.

 

       성득신 자신은 자기의 덕을 베풀려는 것이며

       원망은 모두 우리에게 넘기려는 수작입니다.

 

       또한, 그들이 내민 강화조건을 거절하는 것은

       곧 세 나라를 버리는 일과 같은 것이므로

       세 나라의 원망은 모두 우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또한, 그들이 제안한 강화조건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즉, 세 나라를 모두 복국復國 시키라는 뜻이며,

       결국, 그에 따른 덕德은 모두 초나라의 것이 됩니다.

 

       그들의 강화조건을 가지고 우리가 망서리는 사이에

       만일 그 사이에 성득신이 송과 내통하여 화의를

       맺어버린다면 우리는 송나라마저 잃게 됩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역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역으로 이용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비밀리에 조와 위 두 나라 군주에게

       복위시켜주겠다고 약속하여 주면서

 

       초나라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 다음

       다시 완춘을 붙잡아 감금해버리게 되면

       성득신은 극도로 격노하게 될 것입니다.

 

       성득신은 원래 성격이 강직하고 조급하여

       필시 분을 참지 못할 것이며, 반드시 초군을

       이동시켜 우리와 결전을 서두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양성의 포위를 풀어달라고

       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포위를 푸는 것이지요.

 

       주공, 신 호언狐偃 이옵니다.

       원수 선진의 계책을 듣고 나서야!

       신이 너무 조급했음을 깨달았나이다.

 

       주공, 선진先軫은 연일 초군楚軍을 상대로 기막힌

       지략을 쏟아 내고 있어 감탄을 금치 못하겠나이다.

 

       과인도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선진의 계략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오

 

이때 진문공은 선진의 지략이 모두에게 인정받는 것을 보면서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였으며, 그리고는 초에 대한 옛날의 약속이

생각났으며 이를 상기하면서 말하게 되었다.

 

       원수의 계책이 대단히 훌륭하오.

       그러나 옛날 초왕에게서 깊은 은혜를 입은 바라

 

       과인이 그의 사자를 잡아 억류시킨다면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로다.

 

       주공, 장수 란지欒枝 이옵니다.

       형만荊蠻의 초나라가 소국들은 병탄하고

       있어 온 지가 오래되었으며

       이제는 큰 나라까지 능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원 열국의 큰 치욕이라 할 수 있나이다.

       주군께서 패업에 뜻이 없다면 조용히 계시면 되겠지만

 

       그러나 장차 패업을 이루려고 생각하신다면

       그 치욕은 바로 주군께 오는 것이라 할 수 있나이다.

 

       주공, 사사로이 입은 은혜에 연연하신다면

       중원 열국의 열망을 배신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공, 사사로운 은혜에 연연해선 아니 됩니다.

       주공, 그렇지 않사옵니까?

 

       허 어, 장수 란지欒枝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과인은 깨닫지 못할 뻔 하였구나!

진문공晉文公은 즉시 장수 란지欒枝에게 명하여 초의 완춘宛春

붙잡아 오록성五鹿城으로 압송하게 하였으며, 그곳을 지키던 수장

극보양郤步揚에게 넘겨주면서 감시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완춘宛春이 무례하여 감옥에 가두었도다.

       완춘宛春을 따라온 초의 군사들은 어서 돌아가서

       영윤 마저 잡으면 함께 참수형에 처한다고 전하여라.

 

장수 완춘宛春을 따라왔던 초군의 군사들을 불러 완춘을 잡아 가둔

일을 알려주고, 초군 진영으로 돌아가 성득신에게 전하게 하였다.

이에 잔뜩 겁이 난 군사들은 재빨리 달려가 보고하게 된다.

 

이어서 진문공晉文公은 조쇠趙衰를 불러들였으며, 조공공曹共公

대한 계책을 알려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게 하였다.

 

       조공공은 과인의 말을 듣도록 하라.

       과인이 유랑할 때 받은 수모만을 생각하여

       귀군에게 어찌 이리 과도한 짓을 하겠는가?

 

       이렇게 하게 된 연유는 귀군이 초나라 편에 서서

       주 왕실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노라.

 

       귀군이 편지를 써서 초나라와의 관계를 끊고

       우리 진과 수호를 맺겠다고 통지한다면

       즉시 조나라에 복귀시켜 귀군에게 돌려주겠노라.

 

조공공曹共公은 뜻밖에도 자기를 석방하여주고, 조나라를 복귀시켜

준다는 말에 몹시 반색하면서 즉시 편지를 써서 성득신에게 보냈다.

 

       과인은 우리 조나라의 사직이 끊어지고

       죽음을 면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부득이 진나라를 섬기기로 하였소.

 

       앞으로 과인은 초나라를 다시 상국으로

       받들 수 없게 되어 미안하오.

 

       영윤께서 진작에 진군을 몰아내었더라면

       과인이 이런 고생도 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렇게 노심초사하며 마음 졸이면서

       감히 어찌 두 마음을 품을 수 있었겠소?

 

진문공晉文公은 양우襄牛 땅에도 조쇠趙衰를 보내 피신하고 있던

위성공에게도 초나라와 단교를 통고하는 편지를 보내게 된다면

위나라의 복귀을 허락한다고 전하자, 위성공은 크게 기뻐하였다.

 

       주공, 신 영유寧兪가 진심으로 간하나이다.

       이것은 진문공의 반간계反間計 입니다.

       쉽게 믿으시면 아니 됩니다.

위성공衛成公은 영유寧兪의 간곡한 주청에도 말을 듣지 않고 역시

조공공曹共公 처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성득신에게 보냈다.

 

271 . 격분시켜 전쟁에 패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