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71 화. 격분시켜 전쟁에 패하게 하라.

서 휴 2022. 11. 28. 13:21

271 . 격분시켜 전쟁에 패하게 하라.

 

       초군楚軍을 상대로 한 선진先軫의 지략과

       진군晉軍을 상대로 한 완춘宛春의 책략은

 

       상대의 전략을 정확히 기만하는 싸움이므로

       현실에서 잘못 적용하면 실패도 클 수가 있다.

 

진군에서는 선진先軫이 성득신成得臣의 계략을 꿰뚫어 보며 대응

전략을 짜지만, 성득신成得臣은 완춘宛春을 진군에 보내고 나서

진후晉侯의 답이 오기만을 느긋하게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진후晉侯가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도 좋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손해 볼 건 없도다.

 

       수양성睢陽城에 대한 공격을 멈추어라!

       송군宋軍이 우리가 왜 공격을 멈췄냐고 물으면

       우리가 진후晉侯에게 화의를 제안한바

 

       진후晉侯가 화의를 받아들이면 포위를 풀고

       돌아갈 것이며, 만약 화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시 총공격할 것이라고 큰 소리로 알려주어라.

 

       이처럼 송군宋軍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진후晉侯의 판단을 빨리 끌어내야 한다!

 

이렇게 명령한 성득신成得臣은 수양성睢陽城에 대한 공격을 멈추게

하고는, 완춘宛春이 진후晉侯의 답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초군楚軍이 갑자기 수양성睢陽城에 대한 공격을 멈추자,

       이에 이상하게 생각한 송군宋軍은 비로서 성득신成得臣

       진후晉侯에게 화의를 제안한 걸 알게 되었으나,

 

       송성공宋成公은 진후晉侯를 믿고 있는바 더욱 초군楚軍

       동태를 살피게 되는데,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가 움직이는 소문을

       듣게 되자, 더욱 긴장하면서 경계를 강화하게 되었다.

 

이때 완춘 宛春을 따라갔다가 돌아온 군사들이 뜻밖의 말을 전하자

성득신成得臣은 몹시 분개하며 길길이 뛰게 된다.

 

       지금 뭐라고 말하였느냐

       원수님, 진후晉侯는 장수 완춘宛春을 억류시켰으며

       영윤 임, 마저 잡으면 함께 참수한다고

       반드시 전하라 하였나이다.

 

       뭐라고 중이重耳 란 놈이 그리 말했단 말이냐!

       그래 완춘宛春은 어찌 되었느냐?

       지금 옥에 가둔다며 끌고 갔습니다.

 

       중이重耳 라는 놈은 늙은 도적놈이 아닌가!

       그 늙은 도적놈이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가

       우리 대왕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남은 놈이 아닌가!

 

       그놈이 우리 초나라에서 빌어먹고 있을 때

       내가 한칼에 요절을 내 죽이려 했었는데

       대왕이 만류하여 살려주었잖느냐!

 

       이제 진후의 자리에 오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듯 초나라를 기만하는 것이냐!

 

       더구나 두 나라가 교전하고 있을 때는

       사자로 온 사람의 죄를 논하지 않거늘

       감히 사자를 잡아 가둔단 말이더냐!

 

       내 당장 초군을 이끌고 저 늙은 놈을 찾아가

       결판을 내면서 아에 죽여 버리고 말리라!

 

       내 결코 중이 그자를 죽이지 않으면

       초나라에 돌아가지 않으리라!

성득신成得臣이 몹시 화가 나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이때 한 군사가 장막 안으로 들어오더니 정중히 보고하는 것이다.

 

       영윤 임, 와 조,

       두 나라의 사신이 찾아왔습니다.

       어서 들라고 하여라.

 

       ​두 나라 사신이 같이 오다니 무슨 일이오

       같이 온 건 아니고 오다가 만난 것입니다.

 

       위후衛侯는 양우襄牛 땅으로 도망가 있고

       조백曹伯은 잡혀서 진의 군중에 갇혀있는데

       무슨 내용의 편지를 보냈단 말이오?

 

성득신은 진후가 완춘을 옥에 가둬 놓고 있으면서 위와 조에게

패악질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위와 조, 두 나라는

자기의 초나라에 더욱 의지하며 조급히 구원을 청하는 줄 알았다.

 

       두 나라는 편지를 이리 주시 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거는 우리 초나라와 관계를 끊겠다는
       단교 선언이 아니겠는가!

 

       두 나라 편지가 같은 내용이 아닌가?

       두 나라가 똑같이 단교를 선언하다니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성득신은 두 나라 사신이 가져온 편지를 읽어보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단교 선언에 깜짝 놀라며 더욱 분개하게 되었다.

 

       정말로 교활한 늙은 도적이로다!

       위와 조, 이 두 개의 편지는 늙은 도적놈이

       두 나라 군주를 협박하여 쓰게 한 것이렷다.

 

       이 늙은이는 세상의 도리를 무시하는구나!

       내 반드시 목숨을 걸고 싸워서라도

       진후晉侯, 저놈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으리라!

 

       투월초鬪越椒 장수는 진채를 철수하도록 하라.

       빨리 떠날 채비를 하여라.

 

       영윤令尹 , 어디로 가시려 합니까?

       진후晉侯를 잡으러 가야 한다.

       영윤令尹 , 수양성睢陽城은 어떻게 합니까?

 

       진군을 격파한 다음에 돌아와 다시 공격한들

       송나라 수양성睢陽城이 어디로 가겠느냐?

       자, 빨리 진채를 정리하고 출발을 서둘러라!

 

성득신은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참지 못하였으며,

즉시 초군에게 명령을 내려 수양성睢陽城의 포위를 풀자마자

성급히 진군의 주둔지로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말았다.

 

       원수님, 투월초鬪越椒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왕께서 진군과 정면으로 싸우지 말라고

       엄하게 당부하셨던 바입니다.

 

       원수께서 기어코 싸우려고 하신다면 다시 한번

       대왕께 품하신 후에 행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성득신成得臣을 격분시켜 이성을 잃게 만들면서 성급히

수양성에서 철수하게 만드는 것, 이 모두가 선진先軫의 지략智略

것을 성득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움직이고 있었다.

 

       원수님, 진군은 모두 5만이나 됩니다.
       우리 초군은 3만이며 연합군 2만을 보태야!

       총 5만이 되나, 연합군은 전투력이 약합니다.

 

       원수님, 우리는 진, , , 네 나라의

       연합군 외에는 더 지원받을 곳이 없습니다.

 

       더욱이 제와 진, 두 나라는 이미 송을 위하여

       화의를 청하였음에도 원수께서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진군을 공격하게 된다면, 아마도

       제와 진은 틀림없이 진을 도울 것입니다.

 

       원수님, 우리 초군은 강하고 억세나?

       반면에 연합군의 전투력은 보잘것없습니다.


       적어도 진군의 두 배 정도는 되어야!

       진군과 싸워 확실한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반드시 대왕께 청하여 원군을 받아야만

       진군을 누르고 승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투월초鬪越椒 장수의 말에 일리가 있소.

       장수가 직접 다녀오도록 하시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움직여야 하오.

 

투월초鬪越椒 장수는 성대심成大心과 함께 곧바로 신성申城으로

달려갔으며, 그곳에 주둔하던 초성왕楚成王을 뵙고 진과 싸워야

하는 전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증원군을 요청했다.

       투월초鬪越椒는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진군과 정면으로 싸우지 말라 하였지 않았는가!

 

       성득신의 병력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증원은 없다. 여의치 않으면 회군하라!

 

       원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수께서 만약에 싸워 이기지 못한다면

       마땅히 군령을 달게 받겠다 하셨습니다!

 

​       성득신은 진군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대왕이시여! 지원만 해주신다면 이길 수 있나이다.

 

       그렇다면 서광西廣을 지원하겠노라

       대왕이시여, 서광西廣 만으론 부족 하나이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이기면 좋고

       불리하면 패하지 말고 회군토록 하라!

 

초성왕楚成王은 성득신이 항명까지 해가며 송과 싸우겠다고

고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왜 진문공과 정면으로 대결하고 싶지

않다는 명령을 따르지 않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지원은 내키지 않았으나 성득신이 다행히 진문공을 격파해준다면

그것도 괜찮은 일이라 생각하여 서광西廣을 내주기로 한 것이다.

 

       초나라 군제에 양광兩廣 이라는 편제가 있었다.

       양광兩廣은 초성왕을 지키는 친위부대였다.

 

       동광은 병거 150승으로 좌측을 담당하고

       모든 정예병은 동광東廣에 편성시켰었다.

 

       단지 서광西廣은 병거 150승을 앞세우긴 하나?

       따르는 군사들이라야 모두 천여 명에 불과하고

       태반은 군수를 지원하는 군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초성왕은 혹시 성득신이 싸움에 패하지나 않을까, 의심하여 많은

군사를 보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서광西廣의 군사만 보내는 것이다.

 

       왕이시여, 성대심成大心 이옵니다.

       소신의 문중에서도 돕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좋도다, 그러나 무리하지는 말라!

 

성득신의 아들 성대심成大心은 서광西廣 만으로는 너무 약하다는

걸 알고는 문중의 사람들을 모아 모두 약 6백여 명을 무장시켜

싸움을 도우러 가겠다고 자청하고 나서자 초성왕은 허락했다.

 

       어찌하여 서광西廣 만을 이끌고 왔는가?

       최소 1만 이상의 군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원수님, 대왕께서는 확전을 원치 않으시나이다.

       어려우면 회군하라는 명령이십니다.

 

       이제는 왕마저 나를 무시하려는 것인가!
       비록 지원병이 없다 한들 내가 어찌

       허약한 진군晉軍을 이기지 못하겠는가?

 

       좋다! 어찌 여기에서 물러날 수 있겠는가!
       내 초군만으로 진군晉軍을 격파해 보이리라!

 

최소 1만 명 이상의 증원을 기다리고 있었던 성득신成得臣은 아들

성대심成大心이 이끌고 온 문중의 6백 명을 보자 더욱 화가 났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초군을 재편성하게 되었다.

 

       아들 성대심成大心은 종중의 600명과 함께

       친위대에 합하며 중군中軍을 삼을 것이다.


       투월초鬪越椒를 좌군 대장으로 임명하니

       정, 두 나라 연합군을 지휘하라.

 

       투의신鬪宜申을 우군 대장으로 임명하니

       진, 두 나라 연합군을 지휘하라.

       진군晉軍과 일전을 벌이기로 한 이상

       더는 머뭇거릴 까닭이 없도다.


       초군은 망설이지 말고 진군을 공격하라!

       진문공을 반드시 산채로 사로잡아야 한다.

 

       진문공을 사로잡는 자에게는 그 공을 인정하여

       나의 영지의 반을 상으로 내리도록 하리라!

 

성득신은 군사들과 단단히 약조한 후에 진채를 뽑았으며, 그날로

초군과 연합군을 이끌고 진군이 주둔하고 있는 조 나라로 향했다.

 

이 모든 진행은 선진先軫의 지략이 차질없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염옹髥翁이 시를 지어 노래했다.

 

       久困睢陽功未收 (구곤수양공미수)

       오랫동안 수양성을 핍박했지만 공도 세우기 전에

 

       勃然一怒戰君侯 (발연일노전군후)

       왈칵 성을 내면서 진군과 결전하려 하는구나.

 

       得臣縱有沖天志 (득신종유충천지)

       비록 하늘을 찌를 듯한 용맹을 지닌 성득신이라도

 

       怎脫今朝先軫謀 (즘탈금조선진모)

       모두 선진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마침내 성득신成得臣의 초군은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고서는

맹렬한 기세로 북진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진군은 초군과

연합군이 맹렬한 기세로 오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주공, 우리가 의도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나이다!
       초군은 영성郢城에서 출정한 지도 오래되었고

       송의 수양성睢陽城을 포위한 지도 오래되어

       초군楚軍이나 연합군 모두 지칠 대로 지쳐있습니다.

 

       주공,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어떻게

       초군楚軍을 격파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원수 선진先軫은 어떤 계책을 가지고 있는가?

       주공, 적군이 지쳐있으므로 진채를 내리기 전에

       벼락같이 달려들어 초전 박살을 내야 합니다!

 

초전박살初戰撲殺

처음 초, 싸움 전, 칠 박, 죽일 살.

싸움을 시작하자마자, 때려서 죽인다.

 

272 . 진문공, 삼사를 후퇴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