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68 화. 도움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서 휴 2022. 11. 20. 15:17

268 . 도움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

 

       왕이시여, 도와주소서.

       위군衛軍은 초구성楚丘城을 지키기가 어려워

       위성공衛成公께서는 양우襄牛 땅으로 피했습니다.

 

       왕이시여, 만약 구원군이 빨리 도와 주지 않으면

       초구성楚丘城은 함락되기가 매우 쉽사옵니다.

 

       위후衛侯가 위태롭게 되었다니 부득이

       구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구나!

 

       더구나 위나라는 혼인까지 맺은 동맹국이 아닌가?

       어찌 맹주로서 어려움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송나라 수양성睢陽城의 포위를 푸는 것은

       진나라의 술책에 넘어가기 쉽지 않겠는가

 

초성왕楚成王은 즉시 신과 식두 고을에 있던 양광兩廣

빼내기로 하였으며, 그러나 성득신成得臣에게 맡겨진 초군楚軍

멈추지 말고 수양성睢陽城을 계속 공격하도록 명하였다.

 

       투월초鬪越椒, 투발鬪勃, 완춘宛春 등은

       여러 제후 군과 함께 성득신 원수를 돕도록 하라.

       위여신蔿呂臣, 투의신鬪宜申 등의 장수는

       양광兩廣의 중군을 이끌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북쪽으로 행군해 나아가라.

 

양광兩廣 이라, 함은 초군楚軍의 편제로써 좌우左右로 광

두었는데, 일광一廣은 병거兵車 150승으로 되어 있었다.

 

       이때는 이미 진, , , 4개국

       제후들은 본국에 변란이 일어날까를 걱정하여

 

       휘하의 장수들을 연합군으로 남게 하고는

       각 제후는 자기의 나라로 돌아간 뒤였다.

 

       성득신成得臣이 지휘하는 연합군의 장수는

       진나라 원선轅選, 나라 공자 인,

       정나라 석계石癸, 나라 백주百疇 였다.

 

초성왕楚成王은 신과 식땅에 주둔하고 있었던 양광兩廣

초군楚軍을 철수하여, 병거兵車 300승을 앞세우고, 나라를

구원하기 위하여 초구성楚丘城 가까이 까지 도착할 무렵이었다.

 

그때 매우 급히 달려오느라 땀을 흠씬 흘리는 파발이 이제는

나라의 위급성을 알려 오는 일이 생겨, ​초성왕은 놀라게 된다.

 

       왕이시여, 진군晉軍은 이미 위를 떠났으며

       조나라로 급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허 어, 진군晉軍이 언제 떠났단 말이냐?

       진군晉軍은 정말 재빠르기도 하구나.

       초군楚軍은 방향을 빨리 조나라로 돌려라.

 

초성왕楚成王은 위나라로 가던 초군楚軍의 방향을 바꾸어

나라로 향하기 위해 남하南河의 극진棘津 나루터에 도착했다.

 

       자, 빨리 남하南河를 건너가 조나라로 가자!

       ​, 모두 빨리 도하 하도록 하라!

 

초군楚軍이 남하南河를 건너 조나라로 향해 행군을 시작한

며칠 되지 않아 또 파발이 달려와 급하게 보고 하는 일이 생긴다.

 

       왕이시여, 나라의 조성曹城은 이미 함락당하고

       조백曹伯은 진군에게 잡혀 폐쇄된 곳에 갇혔습니다.

 

       아니, 진군晉軍이 그리도 신속하게 움직였단 말이냐.

       허 어, 진후晉侯의 용병술이 그렇게 뛰어나단 말인가?

초성왕은 초나라의 수도인 영성郢城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던

진문공을 겪어봤으므로, 그와 가신들의 능력을 짐작하고 있었다.

 

초성왕은 즉시 중군을 신성申城 땅에 주둔하게 하고, 양광의 중군

대부들과 장수들을 불러들여 회의가 끝나자 명령을 내리게 된다.

 

       진군을 당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로구나.

       어서 파발을 제나라의 양곡陽谷으로 보내라.

 

       공자 옹과 읍재 옹무雍巫는 망설이지 말고

       초군을 이끌고 철수하여 빨리 이리 오라고 전하라.

 

       또한, 신공申公 숙후叔侯를 제소공齊昭公에게 보내

       양곡陽谷 땅을 돌려주면서 강화를 맺자고 청하라.

 

이어서 초성왕楚成王은 송나라의 수양성睢陽城을 공격하고 있는

성득신成得臣에게도 파발을 보내, 초군楚軍을 즉시 철수하라는

명령과 함께 자기의 말을 전하게 했다.

 

       원수 성득신成得臣은 읽어보라.

       진후晉侯가 천하를 19년간이나 유랑하더니

       나이가 육순이 넘어 군주 자리에 올랐도다.

 

       진후晉侯는 온갖 세상 풍파를 다 겪어봤으므로

       백성들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것 같도다.

 

       또한, 아마도 하늘이 진후晉侯에게 천명을 내려

       진국晉國을 번창시키고 있는 것 같도다.

 

       우리는 너무 먼 곳에 출정하여 군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진나라와 대적하기가 쉽지 않도다!

       차라리 양보하여 후일을 기대하는 편이 좋겠도다.

       

       ​그대 성득신은 지체하지 말고 돌아오도록 하라.

       과인은 지금 신성申城 땅에 있노라.

 

양곡陽谷 땅의 공자 옹과 읍재 옹무雍巫는 돌아오기로 하였으며

사마 신공申公 숙후叔侯는 제소공齊昭公을 만나 양곡陽谷 땅을

돌려주면서 강화를 맺기로 하였다.

 

       여기에서 초성왕楚成王이 영성郢城으로 돌아가고,

       진문공晉文公 또한, 宋을 구원한 것에 만족하고

       강성絳城 으로 귀환했더라면

 

       이것으로 진과 초충돌은 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었으나, 성득신成得臣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그만 큰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성득신은 수양성睢陽城의 방비가 거의 허물어지는 걸 보게

되면서, 철수해 귀국하라는 명령을 너무나 아쉽게 생각하였다.

 

       장수들은 어서 영채令寨에 모이도록 하라.

       이제야 수양성의 함락이 눈앞에 보이는데

       왕께서는 급하게 철수를 명하시었소.

 

       이 판에 어찌 철수를 명한단 말이오?

       원수님, 투월초鬪越椒의 생각도 같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공격하면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

 

       좋도다, 투월초鬪越椒는 즉시 신성申城

       달려가 대왕께 나의 말을 직접 전하라.

 

투월초鬪越椒는 직접 사자가 되어 신성申城 땅으로 달려갔으며,

초성왕을 만나게 되자 성득신成得臣의 상소문을 올리게 되었다.

 

       왕이시여, 조금만 말미를 주신다면, 수양성을

       파한 후 개선가를 부르며 돌아갈 수 있나이다.

 

       만약 진군晉軍을 만나게 된다면 목숨을 걸고

       한 번 싸워보겠으니 허락해 주시기 바라나이다.

 

       만약에 신이 싸움에 이기지 못한다면

       군법을 받아 참수되더라도 그에 따르겠나이다.

초성왕楚成王은 성득신成得臣의 상소문을 다 읽으며 깊이

생각하다가, 투곡어토鬪穀於菟에게 보이며 그의 의견을 물었다.

 

       성득신이 자기의 재주를 믿고

       과인의 명에 불복하는 게 아니요?

 

        과인이 성득신에게 철수를 명령을 내린 것은

        진군晉軍과 결전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오.

 

       경의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보시오

       왕이시여, 투곡어토 이옵니다.

 

       진후晉侯가 굳이 송나라를 구하려 하는 것은

       진후가 패업覇業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만약 진후晉侯패업覇業을 이루게 된다면

       우리 초나라에 이롭지 못합니다.

 

       중원 천하에 진과 대항할 수 있는 나라는

       오르지 우리 초나라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진군晉軍을 피한다면 그것은 바로

       진후晉侯를 천하의 방백方伯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와 위두 나라는

       지금 우리 초나라를 받들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초나라가 진군晉軍을 피해

       철수하는 모습을 두 나라에 보이게 한다면

       그들은 필시 우리를 버리고 진에 붙을 것입니다.

 

       왕이시여, 잠시 현 상황처럼 소강 국면을

       유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가,

 

       조와 위두 나라의 마음을 안정시킨 후에

       철수하는 것도 한 가지 방책이 되나이다.

 

       단지, 대왕께서는 성득신成得臣에게 명하시어

       절대 경솔하게 군사를 움직이지 말 것이며,

       진군과 정면으로 전투를 벌이지 말도록 하십시오.

 

       그러는 중에 기회를 봐서 송나라와 강화를 맺은

       후에 퇴각한다면, 우리는 남쪽과 북쪽에서 동시에

       아무것도 잃지 않고 지금의 현상을 유지할 수 있나이다.

초성왕楚成王은 투곡어토鬪穀於菟의 말대로 투월초鬪越椒에게

성득신成得臣은 함부로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될 것이며, 오로지

화전和戰 만을 허락한다는 명령을 전하도록 하면서 돌려보냈다.

 

       투월초는 어떤 명령을 받아 왔는가.

       대왕께서는 초군은 철수하지 않아도 돼 오나,

       오로지 화전和戰 만을 허락하시었나이다.

 

       화전和戰 이라고 하였느냐

       일단 점령해야 화전和戰이 될 것 아니냐

 

성득신은 우선 군사를 철수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마음이 급해져 주야로 쉬지 않고 수양성을 공격하는데 독려했다.

 

한편 송성공은 진군晉軍이 먼저 조와 위두 나라를 토벌하게

되면, 송나라 도성 수양성의 포위는 자연히 풀릴 것이라는 공손

고의 보고를 믿고, 있는 힘을 다하여 성을 지켜 내고 있었다.

 

       초성왕이 위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북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초군이 물러갈 것으로 생각했으나

 

       어찌하여 초군 대장 성득신은 계속해서

       우리 수양성을 더욱 세차게 공격하는 것이냐

 

       마음이 황망하여 어찌할 줄 모르겠구나.

       주공, 대부 문윤반門尹般 이옵니다.

 

       진후는 초군이 위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수양성에서 물러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사오며

 

       아직도 남은 초군이 여전히 세차게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성을 탈출하여

       어떻게 하든 진후에게 구원을 청해 보겠나이다.

 

       대부 문윤반門尹般은 이 엄중한 포위망을

       어찌 뚫고 나갈 수가 있겠는가

 

       주공, 나라를 구하는 일이옵니다.

       어찌 목숨을 아까워하겠나이까

 

       문윤반門尹般의 용기가 좋도다.

       마지막 구원을 청하러 가는데

       어찌 빈손으로 가서 간청할 수 있겠는가?

 

송성공宋成公은 즉시 사고에 보관하고 있는 값비싼 보옥과

귀중한 기물들을 적어 장부를 만들게 하였으며, 이 장부를

진후에게 바치면서 군사를 보내어 달라며 구원을 청하게 했다.

 

       주공, 신이 죽으면 같이 간 사람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한 명을 더 뽑아 주시옵소서.

 

       과인도 염려하였던 바로, 좋은 생각이오

       대부 화수노華秀老는 같이 갈 수 있겠소

       주공, 신명을 바쳐 임무를 수행하겠나이다.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노華秀老는 우선 이 장부를 가슴에 품고는,

초군 진영이 조용해진 삼경 무렵에 수양성을 겨우 빠져나갔다.

 

       문윤반門尹般 대부, 진후가 어디에 계시오

       화수노華秀老 대부, 조성曹城에 있을 것 같소이다.

 

       꾀나 시간이 경과 됐는데 지금까지 조성曹城에 있겠소

       확실치 않으니 가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오.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는 조성曹城에서 5리나 떨어져 있는

진군의 본채에서 진문공을 만날 수 있었다.

 

       송나라 사신이오. 진후를 만나도록 해주시오.

       아니 사신이란 사람들이 수레도 타지 않고

       어찌 달랑 말만 타고 거지꼴로 온 것이오

 

       수양성의 포위망을 겨우 뚫고 왔소이다.

       잠시 좀 기다려 보시오.

 

       주공, 송나라에서 사신이 왔사옵니다.

       어서 들게 하라. 어찌 공손 고가 오지 않았는가

 

       지금 공손 고는 우리 송후와 함께

       죽을 힘을 다하여 수양성을 지키고 있나이다.

 

       두 대부는 너무 울지 마시오.

       과인이 도울 것이니 울지 마시오.

 

       진후께서는 이 장부를 받으시옵소서.

       저희 군주께서는 변변하지 못하오나?

       먼저 이 장부를 바치옵고, 전쟁이 끝날 때

       현물을 직접 싣고 와 올리겠다 하셨나이다.

 

269 . 3 자가 대신 싸우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