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69 화. 제3 자가 대신 싸우게 하라.

서 휴 2022. 11. 23. 16:25

269 . 3 자가 대신 싸우게 하라.

 

       진후께서는 이 장부를 받아 주시옵길 바라오며

       불쌍한 송의 수양성睢陽城을 구해주시옵소서.

 

       선진先軫은 장부를 보고 말해보라.

       주공, 나라의 귀중한 보물들과

       송궁宋宮의 중요한 기물이 많이 적혀 있나이다.

 

       송나라의 일이 이렇듯 매우 급하게 되었으니

       구해주지 않으면 송나라는 망하게 생겼구나.

 

       그러나, 구하러 간다면 반드시 초군楚軍과 정면으로

       싸워야 할 텐데, 극곡郤穀이 죽기 전에 말하기를

       제와 진의 도움을 받지 못할 때는

       초군楚軍과 정면으로 싸우지 말라 하였도다.

 

나라의 상황을 모두 파악한 진문공晉文公은 장수들을 영채로

불러모았지만, 군사력으로 봐도 초군楚軍과 정면으로 싸워 이길

자신이 없었으며, 조정 신료들 또한 초군楚軍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우리가 조와 위를 공격한 것은

       초군楚軍이 조와 위를 구원하기 위해

       송에서 철수하도록 유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다행히 초성왕楚成王은 신성申城으로 돌아갔는데

       성득신成得臣은 수양성을 계속 공격하고 있으니

       이제 성득신의 초군과 일전을 벌여야 하게 되었도다.

       주공, 신 호언狐偃 이옵니다.
       우리 또한 조와 위를 정벌하느라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군사들이 지쳐있습니다.

 

       우리도 강성絳城으로 돌아가 군을 재정비한 후

       다시오면 좋겠지만, 어떻게 하여야 할지

       판단하기가 참으로 어려울 때입니다.

       주공, 선진先軫 이옵니다.

       송나라의 어려움이 이 지경이 되어있는데

       하늘의 뜻을 저버리고 귀국할 수는 없나이다.


       선진先軫의 그 뜻은 알겠으나, 어찌

       강맹强猛 한 초군과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주공, 신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사옵니다.

       제와 진, 두 나라가 스스로 초나라와

       싸우게 하도록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경은 무슨 묘책이 있기에 제와 진두 나라가

       스스로 초나라와 싸우게 한다는 말이오!

       어서 그 계책이 무엇인지 말해보라!


       주공, 극곡郤穀의 뜻과 같이 이번 싸움에

       제와 진秦, 두 나라를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송나라를 구원해야 하긴 하나,

       제와 진秦, 두 나라를 끌어들인다는 것이

       어찌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요사이 초는 제에게 양곡陽谷 땅을 돌려주고

       제소공齊昭公과 강화조약을 맺었다고 한다.


       제소공齊昭公은 초와 적개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진목공秦穆公은 초와 서로 사이가 나쁘지 않으니

       굳이 초와 싸우면서까지 우릴 도우려 하겠는가?


       주공, 꼭 그렇지만은 않사옵니다.

       초楚 나라가 중원을 자주 침공하는바

 

       진나라는 혹시나 모를 일에 초楚 나라를

       경계하여 많은 군사를 국경에 배치하고 있나이다.

 

       선진先軫은 경의 묘책을 어서 말해보라.

       주공, 주공께 선진先軫이 한 말씀 올리겠나이다.

 

       송나라가 우리에게 뇌물로 바치겠다고 장부에 적어

       가져온 재물들은 생각보다 너무 많은 수량이옵니다.

 

       만약 우리가 송나라의 뇌물을 받고

       초와 싸워 송나라를 구해준다면

       어떻게 의義 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비록 우리가 송나라를 구원하더라도

       그 뇌물들은 송나라에 돌려주어야만 합니다.

 

       주공, 하오나 송성공宋成公께서 우리에게 바치겠다고

       보내온 장부의 목록은 적은 수량이 아니므로

 

       이 재물들을 송宋 나라가 제와 진에 나누어

       바치도록 하면서,

 

       이 두 나라가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어달라고

       초에게 요청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두 나라는 자기들의 능력이 초나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주공, 이 두 나라는 의를 존중하면서도

       송의 뇌물이 탐이 날것이므로,

       틀림없이 사자를 초에 보내 중재할 것입니다.

 

       만약 초나라가 두 나라의 요청을 물리치고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어주지 않게 된다면

 

       이는 자연히 초나라와 두 나라 사이에는

       틈이 생겨 사이가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허허, 선진先軫의 계책은 좋기는 하나?

       만약에 초나라가 두 나라의 요청을 받아들여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어주게 된다면

 

       송성공宋成公은 어쩔 수 없이 초성왕楚成王

       맹주로 받들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되면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주공, 신은 그때를 대비해 초나라가

       두 나라의 요청을 거절하게 만드는 계책도 있나이다.

       선진先軫은 어떤 계책인지 어서 말해보라?

 

       ​주공, 원래 초나라는 조와 위에 대해서는

       중원中原으로 나가기 위한 발판의 하나로,

       절대 포기하지 못 할 만큼 집착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이미 위의 위성공衛成公을 내쫓았으며

       조의 조공공曹共公은 사로잡아 가둬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 영토는 우리의 수중에 있으면서

       또한,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만약 두 나라의 영토 중에 송나라와 접한

       많은 부분을 우리가 송나라에 주게 된다고 하면,

 

       초나라는 송나라에 대한 원한이 더욱 깊어져

       두 나라의 요청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더욱 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되면 제와 진, 이 두 나라는 성득신의

       무례함에 분노하여 군대를 내고 말 것입니다.

 

       호오, 그런 계책이 다 있었는가

       원수元帥 선진先軫은 과연 지장이로다

 

진문공晉文公은 선진先軫의 말을 다 듣고는 믿음을 갖게 되었으며,

훌륭한 계책이라고 칭찬하면서 너무나 기뻐하였다.

 

       어서 송나라 사신을 부르라.

       송후께옵선 분부를 말씀하시옵소서.

 

       송나라 사신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

       가져온 장부의 물품을 공평하게 둘로 나눠

       두 개의 장부를 만들라.

 

       장부를 하나씩 진과 제에 바치면서

       수양성睢陽城에 대한 초나라의 포위를

       반드시 풀어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초와 송사이에 화의가 되도록

       진과 제나라에 반드시 중재仲裁를 요청하라.

 

       가는데 필요한 말과 수레 등을 지원해 주겠으니

       문윤반門尹般은 진목공秦穆公에게 바치고

       화수로華秀老는 제소공齊昭公에게 바치도록 하라.

 

       선진先軫은 그사이에 송나라에 연락하여

       조금만 더 용기를 내라고 하고

       절대로 항복해서는 안 된다고 전하라,

 

의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는 진과 제에 가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자, 서로는 간곡한 마음으로 두 나라에 구원을 청하여

반드시 일을 성사시켜, 나라를 구하자며 맹세하듯이 다짐했다.

 

       송나라 사신 화수로華秀老

       제후齊侯를 알현하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송나라 사신은 어인 일러 온 것이오?

       진과 초, 두 나라 사이가 나빠져

       우리 송나라가 어려움에 부닥쳤습니다.

 

       이번 난국은 상국의 도움이 없으면 풀 수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찾아와 구원을 청하는 바이옵니다.

 

       만약에 상국의 수고로 인하여

       우리가 사직을 보전할 수 있게만 된다면

 

       우리 선조 때부터 물려받은 귀중한 기물을

       감히 아깝다 하지 않고 바칠 뿐만 아니라

       매년 사절을 보내 우호 관계를 유지하겠나이다.

 

       제후齊侯께선 이 장부를 받아 주시옵소서.

       지금 초나라 군주는 어디에 있는가?

 

       초성왕楚成王 도 우리 송의 수양성睢陽城 포위를

       풀어 줄 뜻으로 초의 신성申城으로 물러갔습니다.

 

       하온데 이제 막 영윤令尹이 된 성득신成得臣 만이

       공을 세우고 싶은 마음에서, 군사를 물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세차게 공격하고 있나이다.

 

       저희 송나라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면서

       상국의 도움을 청하고자 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다.

 

​       송성공宋成公이 참으로 어려움이 많겠구려.

       초의 성득신成得臣이 이유 없이 쳐들어와

       우리 양곡陽谷 땅을 빼앗아 가더니

 

       초성왕楚成王은 얼마 전에 우리에게 돌려주고는

       화의를 맺고 초군楚軍을 철수시켰도다.

 

       이로 보아 초성왕楚成王은 공을 탐하려는

       마음을 버렸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성득신이 초왕의 뜻에 반하여 수양성의 포위를

       풀어주지 않는다는 건 명령 불복종이 아닌가?

 

       제후님, 그렇습니다.

       이는 성득신이 지나친 욕심을 내는 것입니다.

 

       성득신이 이제 겨우 영윤令尹이 되었음에도

       자기 초왕의 명령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구나!

 

       과인이 송나라의 어려움이 해결되도록

       중재仲裁를 한번 청해 보겠노라!

 

제소공齊昭公은 즉시 최요崔夭를 사자로 명하여 곧바로 송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초군 진영으로 달려가 성득신을 만나, 송나라에

대한 포위를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중재仲裁에 나서게 되었다.

 

한편 문윤반門尹般 도 진의 옹성雍城으로 달려갔으며, 화수로가

제후에게 말한 것처럼 진목공秦穆公에게 간곡히 호소하였다.

 

       송나라가 억울함을 겪어서야 하겠는가!

       공자 칩은 성득신을 찾아가 해결토록 하라!

 

의 최요崔夭와 진의 공자 칩, 두 사람은 사전에 서로

이 일에 대해 의논한 일이 없이 초군楚軍에 찾아온 것이다.

 

       두 사람은 각기 자기 나라의 사자가 되어,

       초군楚軍에 당도한 후에야, 두 나라가 동시에

       송나라를 위해 초나라에 화전和戰을 청하러

       오게 된 것을 알게 되면서 서로 협력하게 된다.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는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고 진군晉軍

진영으로 돌아와 진문공晉文公에게 다녀온 결과를 자세히 보고했다.

 

       어서들 오시 오, 두 사신은 먼 진과 제,

       두 나라에 다녀오느라 고생이 많았겠소.

 

       그 사이 과인은 송나라를 도울 방법을 생각했소.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는 잘 들어 보시 오.

 

       조와 위, 두 나라 땅이 송나라 국경에 접해 있는바

       감히 우리의 땅으로 만들 수가 없소이다!

 

       과인은 조와 위두 나라의 영토에서

       송나라와 접한 부분의 땅을 많이 쪼개어

       송나라에 할양해 주고자 하니 받으시오.

 

       호언狐偃은 문윤반門尹般을 데리고 가서

       위나라 땅을 인수시키고 영주로 삼을 것이며,

 

       서신胥臣은 화수로華秀老를 데리고 가서

       조나라 땅을 인수시키고

       영주로 세운 뒤에 돌아오도록 하라.

 

호언狐偃과 서신胥臣은 각기 진군을 이끌고 가서 그 땅을 다스리던

와 조, 두 나라의 수장들을 모두 쫓아내 버리고 있었다.

       그때 제의 최요崔夭와 진의 공자 칩

       성득신이 있는 초군의 진영에 머물면서

 

       차례로 성득신을 만나며 송나라 수양성에서

       초군을 철수시키라며 꾸준히 권고하면서

       송나라와 초의 화의를 한창 붙이고 있을 때였다.

 

270 . 성복 전투는 시작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