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51 화. 집안 싸움에 이웃을 끌어들인다.

서 휴 2022. 10. 26. 18:49

251 . 집안 싸움에 이웃을 끌어들인다.

       주공, 혼자 살아 외로운 사람들에게

       좋은 배필을 찾아주도록 하면 어떠시겠는지요?

 

       거, 참 좋은 뜻이오.

       논공행상도 끝났으니 이제 국정을 쇄신해봅시다!

 

       주공, 백성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하도록 도우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농지를 개간토록 장려하며

       살림을 일으키도록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주공, 선행하는 사람들은 천거하고

       재주가 있는 사람들을 등용해야 합니다.

 

진문공晉文公은 논공행상이 끝나자, 국정을 쇄신하면서 나라를

안정시켜나가자, 이때부터 진나라는 부흥하기 시작했으며,

또한, 주변 나라에도 예의를 다함으로써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주상, 나라의 군주는 제후들을 이끌어나갈

       백주가 될 것으로 소문이 나고 있사옵니다.

 

       주상, 마땅히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옵니다.

       알겠소. 나라 군주로 승인해 주도록 하시오.

 

주양왕이 태재 주공공周公孔과 내사內使 숙흥叔興을 사절로 보내어

진문공을 진나라 군주로 승인한다는 명을 전했다. 그로부터

나라와는 소원해지고 진나라와는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이때 정문공鄭文公은 초나라를 신하의 예로써

       복종하며, 중원의 여러 나라와는 통호를 하지 않고

       초나라의 강한 힘만을 믿고 약한 나라를 없인 여겼다.

 

       정과 위사이에 활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활은 희성姬姓으로 지금의 하남성 수현睢縣 서북에 있었다.

 

이때 활의 군주 활백滑伯은 위를 받들고 정나라를 외면하자,

정문공鄭文公은 이를 괘씸하게 여겨 즉시 군사를 일으켜 공격했다.

       활백滑伯은 정공鄭公께 강화를 청하옵니다.

       앞으로는 정나라를 반드시 받들겠나이다.

 

       좋소, 그 약속을 믿고 우리 정군鄭軍은 돌아가오.

       정공鄭公께선 아무 염려 마시옵소서.

 

활백滑伯은 항서를 바치고 정나라에 복종하겠다며 맹세했다.

그러나 활백은 정문공이 본국으로 철수하자 다시 위나라에 붙었다.

 

       뭐라고 하였느냐?

       약속한 지 몇 달이나 되었다고

       또 위나라에 붙었단 말이더냐.

 

       활백滑伯은 아주 괘씸한 놈이로구나.

       공자 사설士泄을 대장으로 삼고

       도유미堵兪彌를 부장으로 삼는바

       즉시 대군을 이끌고 활을 정벌해 버려라.

 

활백滑伯이 급히 쫓아와 정문공鄭文公이 행패를 부린다고 고하자,

평소 주 왕실을 잘 받들고 있던 위문공衛文公은 활나라를 위해

주양왕周襄王에게 정군鄭軍을 물리쳐 달라고 요청하였다.

 

       주공, 나라를 풀어 달라며

       왕실이 위문공衛文公의 사주를 받고

       왕실의 대부 유손백游孫伯과 백복伯服

       우리 정나라로 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뭐라고, 과 위두 나라는 다 같이

       동성의 나라인데, 어찌하여 천자는 위나라는

       후하게 대하고, 왜 우리 정나라는 박대하는가?

 

       ​왕실의 대부 유손백游孫伯과 백복伯服이 오면

       곧바로 력성櫟城의 옥에 가둬놓도록 하라.

 

       주공, 왕실의 사신이옵니다.

       어찌 옥에 넣을 수 있겠는지요.

 

       허 어, 너무 염려 마시오.

       이번에 주양왕周襄王의 버릇을 고쳐주고 말겠소.

 

       왕실의 두 대부가 오면 가두어 두었다가

       활나라를 정벌하고 난 후에 풀어줄 것이오.

 

정문공鄭文公은 크게 화가나 왕실에서 온 대부 유손백游孫伯

대부 백복伯服이 정나라에 찾아오자마자 옥에 가둬버렸다.

 

       주상, 정후鄭侯가 두 대부를 옥에 가뒀나이다.

       뭐라고, 이유가 뭐라더냐.

 

       황공하옵게도 주상의 버릇을 고쳐주겠답니다.

       정후鄭侯가 짐에게 행패를 부린단 말인가?

       짐은 그 죄를 물으리라!

       누가 정나라에 가서 죄를 묻겠는가?

​       주상, 태숙太叔 이옵니다.

 

       주공, 선왕 때 정나라가 왕실을 이긴 이래로

       더욱 방자하게 굴고 있습니다.

 

       이제 형만의 초나라를 중히 여기고

       함부로 천자의 사신을 잡아 가뒀습니다.

 

       왕사군은 약한바 이긴다는 보장이 없사옵니다.

       하오나 ​적적赤狄은 강하옵니다.

       ​적적군赤狄軍이 정군鄭軍을 이길 수 있사옵니다.


적적赤狄은 황하 북쪽 일대를 횡행하고 있는 유목민 중의 하나다.
국성은 외씨로, 같은 적이라 하더라도 백적白狄은 유순한

편이나, 적적赤狄은 강맹하기는 하나 사납기가 짝이 없었다.

 

       주상, 대부 부신富辰 이옵니다.

       그것은 절대로 불가합니다.

 

       옛말이 있사옵니다.

       옛말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주상, 가까운 사람들의 일에는

       사이가 먼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라! 하였사옵니다.

 

       정나라가 비록 무도하다고는 하나?

       그들은 정백 우의 후손들입니다.

 

       정백우鄭伯友는 선왕의 동생이며

       주유왕周幽王의 숙부 되는 사람입니다.

       또한, 정무공鄭武公 굴돌掘突은 우리가

       낙양으로 동천 할 때 큰 공을 세웠으며

 

       정려공鄭厲公 또한,

       왕자 퇴의 난을 진압한 공이 있습니다.

 

       우리가 정나라로부터 입은 은혜는

       결코,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적지 않습니다.

 

       융과 적은 같은 시랑豺狼의 무리이며

       우리와 같은 희성姬姓의 동류가 아닙니다.

 

       이족異族을 불러들여 동족同族을 멸하는 일은

       작은 원한으로 큰 은혜를 버리는 것이옵니다.

 

       주상, 그로 인한 해악은 많아도

       이득은 바랄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주상, 적적赤狄을 끌어들여선 아니 됩니다.

 

       주상, 신 대부 도자桃子 이옵니다.

       옛날 우리 주나라를 창건하신 주무왕께서

       상나라를 정벌할 때 동쪽의 오랑캐 족속인

       구이九夷 들도 모두 와서 도왔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동성이라야만

       구원을 청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나이까?

       정나라가 천자의 명을 거역하는 것은

       마치 관과 채가 일으켰던 반란과 같사옵니다.

 

       정나라에 대한 토벌은 옛날 주공周公 께서

       관채管蔡의 난을 평정하신 일과 같사옵니다.

 

       또한, 적적赤狄은 주 왕실을 깎듯이 받들고 있어.

       아직 예를 잃어버린 일이 없사옵니다.

 

       우리에게 순종한 나라의 군사를 빌려

       우리의 명을 거역하는 제후를 토벌하는데

       어찌 불가하다고 할 수 있겠는지요.

 

       그렇다면 적적赤狄은 어떤 요구를 해오겠는가?

       주상, 적적赤狄 적주狄主의 딸이 성격이 활달하고

       너무나 어여쁘다, 하옵니다.

 

        마침 왕후의 자리가 비어있는 바이오니

        정군을 정벌하여 준다는 조건으로

        왕후로 삼겠다 하시오면 되옵니다.

 

        주상, 대부, 부신富辰 이옵니다.

        그것은 절대로 불가합니다.

        지금까지 오랑캐와 혼인한 바가 없사옵니다.

 

        주상, 책족翟族의 딸 계외季隗를 데려와

        진후晉侯는 부인으로 삼았사옵니다.

 

        태숙太叔 와 대부 도자桃子 ,

        두 대부의 말이 옳도다!

 

        두 사람은 적적赤狄으로 하여금

        정 나라를 정벌하고 잡혀간 두 대부를

        구하도록 왕명을 전하도록 하라.

 

주양왕은 왕후의 자리가 비어있는바 즉시 태숙太叔 와 대부

도자桃子 두 사람을 적적赤狄의 적주狄主에게 보내, 적적赤狄

나라를 정벌하고 잡혀간 두 대부를 구하라는 왕명을 내렸다.

 

       적적赤狄의 적주狄主는 자기 딸을

       왕후로 삼겠다는 말에 몹시 기뻐하며

       주왕의 명을 받들었다.

 

군사를 일으킨 적주狄主는 소리소문없이 정 나라를 공격하여

력성櫟城에 갇혀 있던 주 나라의 두 대부를 구하여 주었다.

 

       호오, 기쁜 일이로다.

       ​적주狄主가 과인을 위해 공을 세웠도다.

 

       왕실에 왕비가 얼마 전에 죽은바

       지금 중궁의 자리가 비어있도다.

 

       적주狄主의 딸 외씨를 왕후로 삼겠노라.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왕께선 약속대로 혼례를 올리시옵소서.

 

       주상, 대부 부신富辰 이옵니다.

       적주狄主의 공로를 치하하심은 가한 일이오나

 

       지금까지 천자께서 오랑캐 여인을 배필로

       맞이해 들인 일은 한 번도 없사옵니다.

 

       적주狄主가 공을 세웠다고 자만하고 있는바

       더욱이 인척 관계까지 맺으신다면

       우리를 넘보고 난을 일으킬까 두렵나이다.

 

적적赤狄은 오랑캐라 하여 상종도 하지 않았던 왕실의 조정

대신들은 왕실의 체면이 땅에 떨어진다며 크게 당황했다.

 

그러나 주양왕은 대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외씨를 정비로

세우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외후隗后 라 불렀다.

       나이 많은 주양왕은 정비가 된 외후隗后가

       어리고도 어여쁘므로 사랑하며 아껴주었다.

 

       외후隗后는 적군狄軍이 사냥을 나갈 때

       언제나 자기도 청하여 따라다니곤 하였었다.

 

       어여쁘면서 활달한 성격으로

       풀어 논 망아지처럼 야생에 뛰어다니며

       거리낄 것 없이 자유분방하게 살다가

 

       갑자기 깊은 궁궐에 들어와 살게 되니

       마치 새장에 갇힌 날짐승이나, 우리 속에 갇힌

       들짐승처럼 갑갑하며 마음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처럼 예쁜 얼굴에 뛰어난 활 솜씨가 있으나

        평소에 부덕과는 거리가 먼 여인이었다.

 

주양왕周襄王에게 이복동생인 왕자 대가 하나 있었다.

왕자 대는 아버지인 주혜왕주혜왕周惠王의 부인 혜후惠后

소생으로 태숙太叔 라고 불렀다.

 

       태숙太叔 는 일찍이 형인 주양왕周襄王

       왕위 다툼을 벌이다가 제환공의 개입으로

       실패한 적이 있는 야심 찬 동생이다.

 

       또한 주양왕을 내치기 위해 주변 견융犬戎

       사주하여 왕궁을 공격게 하였다가 실패하고

       제나라로 망명한 전력도 지니고 있었다.

 

그 후 서모인 혜후惠后가 간청하자, 마음 약하였던 주양왕周襄王

즉시 죄를 사면하여 주었고, 왕궁에 들어와 살게 하였다가, 그후

혜후惠后 의 말에 감의 땅을 분봉分封 하여 주는 명도 내렸다.

 

땅은 지금의 하남성 낙양시 남쪽의 성읍이 있는 곳이다.

이 무렵부터는 태숙 대를 감공甘公 라 부르게 되었다.

 

       주상, 이 외가 청을 드리옵니다.

       허허, 무슨 일이오. 말해보시오.

       첩은 어려 서부터 활쏘기에 익숙하여

       요사이 제가 궁중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에는 답답증이 생기고 사지가 나른해지며

       몸이 위축되고 마비가 오는 것 같사옵니다.

 

       이렇게만 지내면 장차 위비痿痹의 병에

       걸릴까 너무나 괴롭사옵니다.

 

       청컨대 큰 사냥대회를 한번 열어주시어

       첩에게 관전이라도 하게 해 주십시오.

 

       허허, 거기까진 살피지 못해 미안하오.

       태사를 불러 길일을 택해보겠소.

 

외후隗后에게 깊이 빠져있던 주양왕은 즉시 태사에게 점을 치게

 하여 북망산北邙山으로 사냥을 나갔다.

 

252 . 제 버릇 남 주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