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해남을 가다

서 휴 2012. 3. 29. 23:25

해남海南 을 가다

서 길 수

 

 

 

해남海南은 숙연하면서도 드넓었습니다.

 

 

동이 트는 땅 끝 해남海南은 수많은 수목과 기암괴석

천혜의 자연환경

 

갈두산 사자봉에 오르면 드넓은 푸른 바다가 펼쳐지며

흑일도, 백일도, 보길도, 노화도 등 다도해 섬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먼 추자도, 제주도를 바라 볼 수 있다 합니다

 

해남海南은 울돌목 우수영 충무사이순신 장군

죽기를 같이하며 나라를 지켜낸 해남海南 인들이 삽니다

 

마음이 너그럽고 정다우면서도 지킬걸 지킬 줄 아는 해남海南사람들

역사며, 유적이며, 문화재며, 민속 문화도

 

                 

                    해남海南과 진도사이 해협인 울돌목

                    들어오고 나가는 물이 암초에 부딪쳐 세차게 돌면서

                    바다소리가 난다고 명량鳴梁이라하며

 

                    울돌목명량해협이라 부른다

                    울돌목은 아주 좁은 해협으로

 

                    하루에도 몇 차례 밀물과 썰물이 뒤바뀌고

                    물살이 거세 며도 간만의차가 극히 심한 특이한 해협

 

                    서해로 가자면 지나갈 수밖에 없는 뱃길 길목

                    울돌목을 빠져나가면 곧 바로 목포에 닿는다.

 

 

1592년壬辰년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나고

1597년丁酉년 정유재란丁酉再亂이 일어났다

1597년 8월초 삼도수군통제사에 복귀한 이순신장군

 

원균장군이 거제도 앞 칠전도 해전에서 패하여

남겨준 배 겨우 12척 만으로 싸워야 하는 절박한 현실

 

울돌목의 좁은 해협과 거센 조류를 이용하는

전략을 세우는 이순신 장군

 

1597년 9월16일 새벽에

어란 포에 머물던 왜군 배 400여척울돌목에 끌어 들인다

 

왜적 선은 밀물을 이용하여 울돌목에 밀려들었고

우리군함 모두 12척은 수십 배가 훨씬 넘는 왜선들에게

죽음을 무릅쓰고 화포와 화살을 쏘며 치열하게 싸우며 버티고 있다

 

이때 순간적으로 바다가 잔잔해지다가

바닷물이 갑자기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다.

 

왜선들은 거꾸로 흐르는 급류에 휘말려

암초에 부딪치며 소용돌이 물살에 서로 뒤엉키고

뒤따라오던 많은 왜선들도 뒤엉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때 우리는 맹렬히 공격하였다

이순신 장군은 바닷물의 흐름을 잘 이용하여

 

12척의 배로 10배가 넘는 일본왜선 133척을 대파한

세계사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대승을 거둔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여인들이 군복을 입고

                    우리 군인들이 많은 양 왜군들의 마음을 방심하도록

                    강강술래 강강술래 노래 부르고

 

                     이곳저곳에서 둥굴게 둥굴게

                     손에 손잡으며 소리 춤을 추었습니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노랫소리는 높아지고

                     왜군들은 여인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울돌목 명량해협에 따라 들어오고

 

                     강강술래 강강술래 울돌목의 물 흐름은 뒤바뀌고

                     우리 배 12척으로 왜군배 400여척을 물리친

                     울돌목에서의 명량대첩

 

                     강강술래 강강술래 죽고 살기로 부른

                     피맺힌 눈물의 노래

                     여인들이 8천여명의 왜군들을 울돌목 명량해협에 수장시켰습니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나라를 지켜낸

나라를 일궈낸

해남海南인 들은 말을합니다

해남海南은 땅 끝이 아니라 땅의 시작이라고

 

해남海南에서 서울까지 1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2천리

그래서 3천리 금수강산이라 하였답니다.

 

중국대륙과 만주벌판과 연해주와 조선반도는

우리나라의 땅으로 단군할아버지가 다스린 고조선이며

 

고구려

만주벌판을 지나 연해주지나 흑룡강을 지나 몽골가까이

연해주발해성을 지어 드넓은 연해주를 다스리고

만리장성을 지나 북경을 지나 광서성 넘어 까지

 

발해

만주벌판 일대와 말갈족까지 다 받아들이고

도문을 지나 드넓은 연해주를 다스리며

서해와 동해를 통한 무역을 하고

 

백제

중국 해안을 따라 다 점령하고 월남까지

일본 왕족을 이어가고 통치하며

백제일본속국으로 다스렸습니다.

 

역사적으로는 3만 리가 넘지요

시대에 따라 국경의 개념도 달라지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하기에 달린 일이지요

우리 서로 싸우지 않으며 갈라서지 않으며 서로서로 합심하면 될 일이지요

 

 

                    해남海南

                    태평양으로 가는 시발점이라며

 

                    통일의 횃불을 밝히고

                    해양대국의 길로 가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곳 해남海南은 나라를 지키려하던 목숨들

                    일본에 항거하던 의병활동의 역사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갈두항에서 섬으로 가는 배는

                    갈매기들이 갑판으로 사람들을 불러냅니다.

 

 

시인 고산의 유서 깊은

보길도

 

임진왜란병자호란과 그리고 혼란하였던 시대에 살면서

유배된 몸으로 서민들의 삶을 살피면서도

산중신곡山中新曲 어부사시사 약화제藥和劑

 

우리 한글로 아름다운 시문학

우리 정서에 맡는 조경문화

문화사상을 일깨우신 고산 윤선도

 

해남일대에 그 후손들께서 지켜오신

녹우단, 전통가옥, 고택, 가전 고화첩, 등등

가문을 이어오며 사적보물문화재를 많이 남겼습니다.

 

 

                      해남海南에는

                      두륜산頭輪山의 빼어난 절경에 자리한 대흥사

 

                      임진왜란 이후 서산西山대사의 의발衣鉢이 전해지면서

                      호국불교護國佛敎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도량

                      많은 선승禪僧과 교학승敎學僧을 배출하고 있으며

 

                      황금빛 찬란한 석양 누런 바위 누런 불상

                      삼황三黃의 달마산

                      달마산 밑에 지어진 미황사美黃寺

 

                      美는 미황사 절터를 알려준 소의 아름다운 목소리이며

                      黃은 불경을 싣고 와 미황사를 짓게 한 인도의 우전국王으로

                      우전국 王의 누런 황금빛갈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합니다

 

 

대흥사미황사초의선사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 등으로

우리나라의 차문화茶文化정립하신 초의선사

 

방례초본邦禮草本, 경세유표經世遺表,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를 저술한 다산茶山 정약용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茶山 정약용

스승으로 모신 초의선사

 

초의선사추사 김정희간에

주고받는 차와 시문詩文 이야기들

추사초의선사운림산방 허련의 이야기들

해남海南은 역사적인 사실들을 접하며 답사할 수 있습니다

 

 

                   전통 한옥으로 된 유선여관

                   예전부터 국악인들이 삶의 애환을 소리로 화답하며

                   소리판을 벌렸던 해남국악유서가 깊은 곳입니다

 

                   깊은 산이나 드넓은 바다에서

                   소리를 얻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다

                   찾아와 서로 반기는 곳입니다

 

                   국악인 이든

                   성악인 이든

                   오페라 또는 뮤지컬 가수든

 

                   소리로 살아가는 이들이 천상의 소리를 얻고자

                   모든 삶을 다 걸고

                   오르지 집념만으로 득음의 경지를 추구하는 사람들

 

                   저마다 갖게 된 득음의 뜻은

                   듣는 이의 가슴을 숙연하게 하면서

                   맑은 마음을 갖게 하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어떤 경지에 오르고자하는 생각이 나의 마음속에도 있으나

                   소리의 세계를 보면서

                   득음을 하고자 일생을 불사르는 모습이

                   나의 가슴을 뜨겁게 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작고하신 이청준

서편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리꾼 ‘유봉’은

득음의 소리

천상의 소리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그가 살아가는 이었으나

 

세상에는 보이는 게 많아

되다만 ‘소리꾼’이 되었다고 한탄을 합니다

 

어린 딸이나마 오르지

득음의 소리세계로 가게하기 위하여

을 먹여 을 멀게 만듭니다.

 

에 파묻히지 말고

을 넘어서는 소리를 해라

동편제는 무겁고 맺음새가 분명하다면

서편제는 부드러우며 애절함이 많다

 

그러나 을 넘어서게 되면

동편제서편제도 없고 득음경지만 있을 뿐이다’

 

눈먼송화는 눈을 감고서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무언가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이렇게 까지도 처절할까

 

그러나 자기만의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다 같은 것일 것 같다

 

 

                  여객선은 뱃길을 따라 갈두항도착한다

                  하늘은 맑다

 

                  나는 길을 걸으며

                  무엇을 향하여 어디로 가려 하는 것일까

                  또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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