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실
서 휴
혀 형님
옛날 어릴 적 고향은 좋았지요.
맞아 마자요.
고향은 아름다운 추억이 배어 있어요.
추억이요.
추억보다 어릴 적 모습이 저려 있지요.
안성에는 조용한 저수지가 있지
내가 좋아하는 곳이지요
금광 저수지요 오.
혀 형님
금광저수지 가보셨어요
작은 산들이 뾰쪽하게 저수지를 감싸
물이 잔잔한 것이 색다른 저수지 같아요.
그래요 골이 깊고 넓어요.
두 물머리를 하고 있는 저수지 이지요
사방이 십리길이나 되지요.
거기가 충청도야 경기도야
아 하. 안성이지요.
안성이로구나.
왜 충청도 말이 섞여있지
진천에 가까운 쪽은 그래요
안성은 저수지가 많은가 봐
안성은 물 걱정 없이 산다 하지요.
산들이 조용하고 물이 많아
소들은 안성에서 키워야 된다고
전국 3대 우시장에 안성이 제일이었지요.
저수지 밑에
물넘이에는 고기가 많지요
물넘이가 뭐어야
저수지에 물이차면
미리 빠져 넘어가는 물길이지요.
물넘이 밑에
물이 떨어져 큰 웅덩이가 되어 있는
납작고가 있지요
가을걷이를 하고나면
납작고에 들이 데고
양수기로 물을 퍼내지요
물고기를 가마니에 그득 담아요.
붕어요 오
그뿐 아니라
가물치든 장어든
배를 가르고 소금을 쳐 말리지요
바짝 말린 건
겨우내 구워먹거나 찜을 하지요
하 참 그 맛이란
물고기 뼈도 녹고 우리 입도 녹아들지요
조용할 땐 버드나무를 꺾어
손가락만 하게 잘라 삐실에 메달지요
버드나무 마디에는 이파리가 매달려있지요
하 아 찌로구나
그래요 찌지요
그때야 낚싯줄을 어떻게 구해요
낚시꾼들이 버린 낚싯줄을 삐실로 쓰지요
삐실이 길 때는 버드나무 마디를 여러 개 달고
바늘을 총총히 매달지요
하 아 주낙처럼
그래요 고기가 잘 물렸어요.
산수 좋고 물길 좋은
금광저수지는 참 풍부한 곳이었지요.
혀 형님
추운 겨울에도
금광저수지는 아늑하지요
돌모랭이 집
바로 앞이 어름 빙판이 되지요
썰매도 타고
구멍 뚫어 빙어도 올리지요
돌모랭이 요
어릴 적 살던 고향 이름이지요.
항상 호수와 더불어 살던 곳이었지요.
혀 형님
부모고 형제도 다 떠나고 없지만
고향만 안 떠났어도 결혼 할
첫사랑이 있었지요
그 소꿉친구가
맛있는 민물 매운탕 집을 하고 있지요
혀 형님
돌모랭이로 낚시 갑시다.
얼음 뚫고 빙어 낚시합시다.
날짜 잡읍시다.
낚싯줄 띄우고 물길 바라보며
노래도 하고
450년 된 버드나무 지나
우탕 집에 가 그윽한 설렁탕도 마시고
저수지옆 소꼽친구
얼큰한 민물 매운탕도 맛 봐야지요
혀 형님이 우리고향을
좋아하신다니 반갑고 좋습니다.
어 어 취해
이럴 땐 민물 매운탕이 좋은데
취해 일어나야겠어요.
그래요
혀 형님 너무 취하네요.
하 하 좋아요
다녀보면 안성이 참 좋지요
소꿉친구가 보고 싶겠네요
첫사랑 민물 매운탕도 먹고 싶겠고
어 허 취해
이제 집에 갑시다
***** 금광저수지는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금광리에 있는 저수지이다.
1953년에 착공하여 1961년에 준공되어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저수지였다.
V자 계곡 형 저수지로
물낚시와 얼음낚시로 겨울철 빙어 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저수지 주변도로 옆에 미술관과 카페가 함께 있는
청학대 미술관이 있고
상류에는 세븐힐스 골프장이 있다.
유역면적 : 4,830ha
저 수 량 : 12,047천㎥
관개면적 : 1,245.4ha
제 방 : 흙댐 (필댐), 길이 225m, 높이 21m
물넘이 : 게이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