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집
서 휴
맛이란 건 참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맛이 하도 좋아 맛집을 찾는데,
지금도 지나치며
이곳엔 어떤 맛집이 있을까 살펴본다.
오늘은 바닷가의 맛집을 본다.
나물에 멍게와 해삼을 썰어 올리고
된장을 섞은 고추장 한 숟갈을 넣고
비빈 보리 멍게비빔밥
멍게의 향긋한 향내와 오돌오돌 씹히는 해삼을
어금니로 지그시 누르면
아름다운 침이 잘 버무려
가득한 맛과 향이 운치를 더한다.
검 으스레한 보리막걸리
한 사발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가는 곳마다 원조 맛집이란다,
원조집, 원조집.
그러나 시골엔 원조가 없단다
그저 어머니, 우리 어머니가 맛을 낸단다.
맛있는 거 잘 해주는
그 맛집이 어머니 손에 있단다.
거짓말 보태어 다 다녀봤지만
어느 땐가 그 맛집이 내 마음속에 있더라
다녀보고 세월 지나니
그리움 속에 있더라
그리운 맛집이 마음속에 있더라
오늘도 지나며 이 집은 어떨까.
간판을 올려보다 유리창 안을 들여본다.
그리운 마음이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