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정력요리

서 휴 2012. 3. 22. 23:54

       정력요리

       서 휴

 

최고의  정력 요리는 얼마나 좋은 걸까?

가장 좋은  정력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옛날엔  왕이나  황제나  천황일 것이며

 

지금은  대통령이나  수상이나 그룹사의  회장님들이나

아니다. 먹을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된다.

 

이들은 드는 돈 걱정 안 하고 좋은 걸 골라서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먹고 싶다고 해도 그에 맞는  식재료가 있어야 하고

잘 만들 수 있는  요리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넉넉한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청나라 6 건륭황제는 세계요리의 정수라 하는  

만한전석이라는 요리를 좋아하였다는데

재료만 예를 들어도 요란하다

 

곰의 오른쪽 앞발바닥, 낙타의 혹과 발바닥, 표범의 태아,

원숭이의 골과 입술, 백조, 공작, 거북, , , 지렁이,

 

대나무 벌래, 상어지느러미, 바다 제비집, 조개, 해삼, 전복,

수종의 생선  등등 진귀한 재료를 모아 만든다고 한다.

 

무려 324종의 메뉴가 있다고 하니

어떻게 이 많은 메뉴를 모두 맛볼 수 있을까?

 

현 중국의 고급 요릿집 '방선'이 전통을 이어온다는데

324종의 메뉴 중에서 일부만 맛본다고 해도

이 한 달 전에 예약하고 사흘 동안 먹어야 한다고 한다.

 

곰 발바닥 한 접시에 1백만 원.

마른 전복 한 개에 40만 원.

바다 제비집 하나에 15만 원. 등등.

 

저녁 식사 한 끼 1인분이 2백만 원이 넘는다니?

1997년 이전의 이야기이니 지금은 얼마나 할까?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돈이 입으로 들어간다.

 

신라, 호텔의 주방장 중국인 '후덕죽'

만한전석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

 

요리를 먹는 사이 탕과 면이 나오고

최고급 술과 최고급 차로 구미를 돋우며

소화를 촉진하여서 인지 식후에도 속이 편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다음부터가 문제란다.

비싼 방에 묵으면서 진귀한 음식만 먹는다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호텔계단을 한동안 뛰면서

오르내리며 실컷 땀 흘리고

 

소화가 되려 하는데 다시 들어와 보면

다음 요리가 한 상 차려져 있다고 한다.

 

먹기와 전쟁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맛있는 걸 먹기 위해 곤욕을 치르고 왔단다.

그래서인지 좋은 음식도 먹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맛있는 것도 건륭황제처럼 일상의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이것저것 맛봐야 하는 모양이다.

 

건륭황제는 좋은 걸 잘 골라 먹었는데

왜 일찍 갔을까?

 

정력을 과시하다 힘을 많이 썼나?

아니, 설마 먹다가 체한 건 아닐까?

 

나는 어떨까? 나는 그럴까?

집에서 해주는 것에 길들어져 있는 모양이다.

 

간혹가다가 우거짓국, 시래기 된장국, 황태 탕,

쇠고기 구이, 곰탕, 돼지고기 삼겹살, 목살,

족발 등과 산채 나물 비빔밥 등등

 

멍게, , 해삼, 산 낙지, 생선회 등 주변에 있는걸

술과 곁들여 오붓이 먹는 걸 더욱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벗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먹으면 더욱 좋겠다.

 

방콕시장을 지냈던  잠룡은 하루 한 끼 식사로

충실히 일과를 봤다고 한다.

 

잠룡의 그 부인이 만든 요리는 어떤 내용이었을까

밥 한 사발과 채소 반찬 네 가지란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어떤  요리를 좋아하실까?

좋은 걸 잘 골라 먹는 즐거움,

마음의 욕심을 절제하여 소식하는 만족감,

어느 것이 좋은지 궁금하다

 

*** 이부춘의  정력 요리 이야기에서

인용하여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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