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진달래

서 휴 2016. 2. 9. 14:18

진달래

서길수

 

 

     진달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기름진 땅보다는 척박하고 건조한

     산비탈의 양지바른 곳에서

     이삼 미터의 높이로 자라고 있다.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이 나오고

     연분홍 꽃잎이 네댓 개 모여 꽃을 피운다.

 

     하얀 진달래꽃도 있으나

     연분홍 진달래는

 

     온산에 붉은 빛이 가득한 만산홍滿山紅으로

     슬픈 사연의 두견화杜鵑花로도 불리며

     이 모두를 진달래꽃이나 참꽃이라 한다.

 

진달래는 하예

진달래는 붉어

 

붉은 마음의 진달래는

붉은 빛을 보여주며

 

하얀 빛이 비치기도 하면서

하얀 꽃이 되기도 하고

 

점점 연분홍빛이 되어가며

연분홍 진달래가 되었나봐

 

진달래야 너의 모습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 같아

 

넓은 세상을 힘차게 나아가며

정렬의 불꽃이 강하게 빛나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

다소곳한 모습이 되면서

 

붉은 빛에 하얀빛이 뒤섞인 모습으로

지나간 날들과 다가올 일들을 생각하며

연하게 웃으며 살아가게 되나봐

 

모두 다 말하지 않으려는 듯 말하고 싶은

연분홍 마음을 가지게 되나 바

 

이거면 이거지

왜 뒤섞인 빛깔이냐고

스스로 질책하는 모습이 되기도 하며

 

지나간 날의 아름다움에 웃다가

아쉽고 그리운 일에 눈물 맺히며

마음 다독여 다가올 일들을 생각하게 되지

 

진달래야

이른 봄날이면 무슨 사연으로

이파리 보다 먼저 꽃을 피우나

 

진달래야

보고 싶은 마음은 말로하여야지

말 아니하면 아무도 모른단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도

서로 말하지 아니하면

쳐다만 보고 누구나 지나가게 된단다.

 

그래도 너는

봄바람이 불면

 

남녘 한라산에서 백두산을 지나며

온통 산을 너의 마음으로 물들이며

 

온산에 붉은 빛이 가득한 만산홍滿山紅으로

새해 봄마다 가득한 네 모습을 보여주니

 

너의 마음은

다가올 날들을 바라보며

봄마다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려 하나봐

 

진달래들은

편안하고 기름진 땅보다는 가파른 산비탈에서

건조하고 척박함을 견디어내면서도

 

따뜻한 햇볕을 서로 양보하며

사이좋게 서로를 꽃피워 주면서

다함께 밝은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것 같아

 

그러다 힘센 나무들이 다가와

햇빛이 점점 적어지면

아쉬움을 삼키며 모두 다 떠나가지

 

척박하고 건조한 산성토양이라도

햇빛이 보이는 가파른 산비탈에서는 살아도

햇볕의 희망이 없으면 살수가 없나봐

 

사람 사는 모습도 그래

어려운 곳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며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으나

희망이 없으면 어려움만 따르게 되나봐

 

어려운 생각이나

어려운 결심으로

어려운 곳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니

 

춥고 힘든 겨울을 이겨가며

아름다운 꽃들을 온산에 가득 채워내는

 

진달래의 가득한 마음을

우리는 생각하며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花煎을 부치고

진달래 꽃잎으로 두견주杜鵑酒를 빚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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