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이야기

가거도 '산다이 노래'

서 휴 2012. 3. 23. 12:03

가거도 '산다이 노래'

서 휴

 

처서가 지나 해국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거도의 가을걷이가 끝나게 되며

 

여인들은 아침나절 물질을 하고 난 후

일 년 중에서 조금 한가로워졌다면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독실산에 오르게 된다

 

후박나무 곁을 다니며 마지막 약초를 캐기도 하고

바위틈 사이사이 해국꽃을 따며 노래를 부른다

 

가늘면서 애절한 음률로 소리를 높이면서

한 여인이 시작하면 따라서 하고

이골 저 골 짝에서 합창하며 독실산에 힘이 실린다

 

합창 소리는 인적없는 독실산을 오르내리며

메아리와 더불어 소리가 커지면서

 

독실산 바람과 어우러져 멀리 멀리 타고 나가며

먼대서 고기 잡는 서방님들이 만선 채워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애절한 마음이 되어

서로서로 노래 속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이에 가거도 여인들이 주로 부르는 가거도의

해녀의 노래산다이 노래중에서

산다이 노래를 먼저 소개하는 바이다

 

      제목; 가거도 산다이 노래

      노래; 가거도 여인들

      장단; 최호길

 

푸른 산 너머로 보이는 가거도

나뭇짐만 안여도 내가 살 것네

 

가거산 무너저 평지나 되어라

강물이 말라서 육지나 되어라

 

바닷물에 대롱개는 서울 구경하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목포 구경도 못 한다

 

이 밑에 강물이 육로가 된다면

내 발로 걸어서 천 리라도 갈란다

 

에야디야자 에야디야자 에헤여 에야

에야자디어라 사나지로고나

 

      가거도 앞 강에 일중선 띄우고

      정든 님 술잔에 잔버큼 뜬다

 

      날 데려가거라 날 데려가거라

      일종사 아 한데 날 데려가거라

 

      시루 위에 콩나물같이 자라난 친구들

      먼 산에 안개같이 싹 갈라졌네

 

      갈매기는 어디 가고 물드는 줄 모르고

      우리 님은 어디 가고 날 이런 줄 모를까

 

      에야디야자 에야디야자 에헤여 에야

      에야자디어라 사나지로고나

 

이 아래 강물이 술이라고 하면

어떠한 친구를 못 사귈꺼냐

 

무정한 송청호 날 실어다 놓고

날 실어갈 줄은 왜 모르느냐

 

고향 고향 내 고향 산이 살짝 가리고

하늘에 잔별은 구름이 살짝 가린다

 

산이나 높아야 골도나 깊은데

지식 없는 남자 속 얼마나 깊으랴

 

에야디야자 에야디야자 에헤여 에야

에야자디어라 사나지로고나

 

      외로운 섬 가거도에 뱃멀미하며

      ‘송청호타고 철모를 때 뭣 모르고 시집와, 이제

      가거도에 살고 있다는 산다이 노래를 부르게 된다.

 

      얼마나 고달픈 삶을 살아왔는가를 잘 보여주는

      노래라 옮겨 봤다

 

      노래하시는 분들은 칠순 안팎으로 팔순이 훌쩍 넘은

      분도 계시지만, 최호길 님이 북채를 잡고

      장단을 치기 시작하면,

 

      가늘고 아름다우면서 나이를 초월한

      때 묻지 않은 목소리 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힘차게 물질하듯

      신명 나게 합창을 하신다

      상당히 빠르면서 힘찬 노래이다

 

이제는 할 만큼 한 고생으로 베풀 만큼 베푼 여유로움이

웃는 모습으로 환한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이다

 

가거도에 가시는 분들은 전수관에 들러

타지방의 장단과는 완연히 많이 다른

 

멸치잡이 노래’ ‘해녀 노래’ ‘산다이 노래

듣고 와야 가거도에 다녀온 걸 자랑할 수 있다

 

그러나 길 한날을 택하여야 한다

매일 하지 않으시니......

노래 가사는 원문이 되어 고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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