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회룡산

회룡산 10.물안개

서 휴 2015. 1. 22. 02:02

 

회룡산回龍山

서길수

 

이 올라와 회룡산 回龍山을 만들다

 

 

10. 물안개

 

1). 가거도

 

바다 한가운데 헤엄쳐 가는 거북이

반이나 잠길 듯 힘차게 헤엄치는 거북이

 

열심히 헤엄치며 도 서두르지 않는

가거도 可居島거북이를 닮았나.

 

위험危險한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돛배

황포黃布를 펼치고

 

를 젓는 꾼들의 힘겨운 땀방울에

거북이을 주시었나.

 

황포黃布 돛에 가 뜨고

황포黃布 돛에 을 달고서

사흘낮 밤을 가야한다는 가거도 可居島

 

다랭이

다랭이 도 만들지 못하는 가거도 可居島

 

들도 물고기들도 해조류들도

서로서로 많이들 모여 더불어 살아 가니

 

힘겹지만은 가히 살만하다고

옛날 신석기시대 新石器時代에도 더불어 먹고살며

외로운 섬을 떠나지 않았으니

 

하늘이 거북이의 복을 주신 걸까

용왕龍王 거북이처럼 착하게 살라 하신 걸까

 

그러나 가거도 可居島

항상 떠나는 모습을 하고 있으니

 

헤엄치는 거북이의 뒷머리가

백년등대 百年燈臺라 하면

 

빈주암 賓住巖은 오른팔이요

섬둥 반도는 왼쪽 팔이려니

 

두 팔은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머리는 바닷물에 자맥질하며

 

자꾸만 어디를 찾아

자꾸만 무었을 찾아

자꾸만 그리도 열심히 헤엄을 치실까

 

 

2). 쿠굴도

 

백년등대섬둥 반도 그 사이

커다란 들도

커다란 들도 많아

 

바다를 건너

대륙을 넘어

 

가거도를 믿고 찾아오는 철새들도 

가거도가 좋아 눌러앉아버린 철새들도

가거도에 터줏대감 노릇 하는 붙박이 들도

 

수십 수백가지의 들이 먹이를 찾아 부딪치며

누가 을 훔쳐갈세라 서로들 조심하며

 

힘겹게 새끼를 키워내며

힘겨워 쿠굴쿠굴 울어대니

 

가거도 사람들도 힘겹다며

쿠굴쿠굴 구쿨 도라 노래 부르네

 

안개 속에 비춰지는 큰 바위들

물안개 위로 솟아오른 기암괴석 奇巖怪石

 

물안개에 덮여 쿠굴 소리만이 들리는 쿠굴 도

천연기념물 天然記念物 215흑비둘기

 

뿔쇠오리, 흰날개 해오라기, 황로, 흑비둘기, 오추, 바다 직박구리,

찌르레기, 직박구리. 박쥐나비 등

 

수십 수백종의 들이

물안개 속으로 물안개 밖으로 이리저리 날며

떼지어 오르며 내리며 춤을 추니

 

 

 

쿠굴 도어선 漁船타고 찾아 갈거나 

쿠굴 도낚싯배 타고 돌아볼거나

 

 

3). 백년등대

 

독실犢實 산자락

해발 海拔 84m 절벽絕壁

쿠굴 도 바라보는 백년등대百年燈臺

 

1907년 12월에 불을 밝혀

백년이 넘었다는 가거도可居島 등대燈臺

 

 무역선貿易船

 원양어선 遠洋漁船들 위하여

 하얀 등탑燈塔에 불 밝히는 백년등대百年燈臺

 

 모두 다 길을 잃지 말라며

 모두 다 좋은 길 찾아 더불어 살아가라며

 환히도 비춰주는 불빛이

 

 오순도순 사랑하는 사람들을

 세상사 世上事에 힘겹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한층 손을 잡게하며  

 불빛 따라 서로를  마주보며 사랑하게 합니다

 

 쿠굴 도를 바라볼 수 있는 푸른 마당

다소곳이 감싸주는 붉은 벽돌집

새하얀  등대燈臺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 가있는 듯

아담한 모습들이 바닷가 별장別莊 같아

 

바다건너 찾아온 마음을 아늑히 녹여주니

사랑하는 마음이여

사랑하는 이여

 

부여안고 며칠이면 어떠리.

부여안고 마냥마냥 머물면 어떠리. 

 

머물고 싶은 마음

하얀 등대燈臺에 매달리며

 

빨간 벽돌집 창문窓門을 들여다본다

쿠굴도 바라다본다

사랑하는 이여 너무나 아름답다

 

 

4). 물안개

 

 

가거 도의 기다란 왼쪽

병풍屛風처럼 길게 뻗은 섬둥반도

 

백년등대百年燈臺 맞은편

새들이 쿠굴쿠굴 우는 쿠굴도

 

비가 온 다음 날이나

햇볕 밝게 나는 새벽녘이나

 

따뜻한 날 새벽이나

맑은 날 해질녘에나

깊은 산골 초가집 연기처럼

 

쿠쿨 도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섬둥 반도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백년등대百年燈臺 지나고 신선봉神仙峯 지나며

독실 산 후박나무 안개들도 불러 모이며

섬둥반도 등허리 따라 샛갓재에 오르며

 

점점 많이들 모여들어

점점 커다란 구름덩어리 되더니

점점 크고도 장엄 莊嚴한 구름덩어리 되더니

 

신선봉 神仙峯 신선 神仙들이 잡아주고

달뜬 목 수림樹林들이 받쳐 주며 샛갓재에 올라

 

회룡산 回龍山 머리에 흰구름 얹어놓고

회룡산 回龍山장엄 莊嚴한 구름으로 덮여있으니

 

회룡 산은 구름을 이고 있는 걸까

회룡 산은 물안개를 받쳐주고 있는 걸까

 

아름다운 구름덩어리

보면 볼수록 신비神祕한 구름덩어리

지나는 배들마저 황홀恍惚하게 만드니

 

저 배를 타고나가 멀리서 물안개를 바라볼거나

회룡回龍 산에 올라 구름 속에 묻혀볼거나

 

바닷가 갯바위에 낚싯대 드리우고

저 구름 보다가 물고기와 이야기 나누다가

저 구름덩어리 홀연히 어데 론가 사라져

 

낚싯대 팽게치고

섬둥 반도 들머리에 쫒아 올라가

독실산 犢實山 바라보니

 

아 하 저 구름 독실犢實 산을 오르고 있네.

아 하 저 구름 독실犢實 산을 오르고 있네.

 

그러려니

우리인생도 한곳에 머물지 안틋

저 구름도 머물지 않으니

 

하늘과 바다와 그 사이에

산을 따라 오르내리는 구름같이

 

작은 일들이 일어나며

작은 일들이 뭉쳐져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며

 

꿈이 이루어진다.

큰일이 이루어진다 싶으면

홀연히 구름처럼 사라져

 

커다란 구름덩어리 떠나려가 듯

우리인생도 떠나가야 하려니

 

황포黃布 돛에 가 뜨고

황포黃布 돛에 이 뜰 때에

 

가거도 可居島의 구름들도

일어나 뭉쳐지고 흩어지며

 

자꾸만 어디를

자꾸만 무었을 찾아

 

자꾸만 독실犢實 산을 오르고 있으니

자꾸만 독실犢實 산을 오르고 있으니

 

11.섬둥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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