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회룡산

회룡산 7.멸치잡이 노래

서 휴 2014. 12. 9. 13:29

 

회룡산回龍山

서길수

 

이 올라와 회룡산 回龍山을 만들다

 

7. 멸치잡이 노래

 

물둥개 절벽으로 부터 구절곡빈주암

그리고 대풍마을 일대의 바다는

 

계절에 따라 고기떼들이 많이 지나가다보니

앞면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앞맨이라 하기도 안맨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가거도 사람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긴 하나

가거도 항구 앞바다를 밭맨이라 하는 걸 보면

앞맨이 맞는 이름 같습니다.

 

밭맨田面이나 앞맨前面이나 가만히 읊조리다 보면

온통 절벽으로 둘러싸여 논밭이 없는 곳이라

농사지을 수 있는 넓은 땅을 바라면서 그리워하는

가거도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가 있지요.

 

잘생긴 왕자님의 노래는

서해안으로 떠나는 조기 떼들과 멸치 떼들에게도 작별인사를 하며

가오리 떼들도 홍어 떼들도 함께 떠나자며 몸을 흔들며 날갯짓을 합니다.

 

방어고등어 떼들이 태평양에서 찾아와 손을 흔들며

서해안으로 가고 있네요.

돌돔 떼들이 이름답게 군무群舞를 추며 물어봅니다.

 

야아 나희들은 왜 서해안으로 만 가냐

그것도 몰라.

태평양에서 파랑 섬이라는 이어도 離於島까지는 같이 왔었지

 

남해안으로 가는 친구들은 마라도馬羅島 앞에서 헤어져

추자도楸子島를 벗어나 거문도巨文島 쪽으로 가고 있을 걸

그래요 가거 도서해안西海岸으로 가는 길목이지요.

 

가거 도에서 노는 물고기들은 농어 참돔 감성돔 방어 우럭 열기 불볼락

줄돔 흑돔 등이 있으며 민어民魚 떼들도 몰려옵니다.

 

민어 떼들이 몰려올 때는 낚싯대 일일이 잡을 수 없어

바다 밑 깊이 그물을 쳐놓고 기다리거나

그물을 큰 배에 달아 펼치고선 다른 배가 그물로 몰려가게 만들지요

 

전설의 물고기 커다란 돗돔도 잡히지요

바다 밑 사오백 미터암초暗礁에서 살아가는 깊은 바닷물고기로

산란기産卵期인 봄철에 알을 낳고자 얕은 연근해沿近海로 올라오지요.

 

몸집도 큰 데다 마릿수도 적어 어부漁夫들도 평생에 한 마리 잡기 어려워

전설傳說 물고기라 부르며 보통 2메타 크기에 150kg 정도로

장정壯丁 두 사람 무게이면서 마리당 300만 원 정도에 팔린답니다.

 

회 찜 구이 조림 등 다양한 요리料理를 하며 참치參差처럼

고단백질이며 칼로리도 낮아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답니다.

 

돗돔은 큰 상어돌고래 큰고래를 빼놓고는 큰놈이지요.

얼마 전만 하여도 우리나라 바다에 이보다 더 큰 놈들도 많았답니다.

 

우리가 구워먹는 삼치고시라하여 작은 새끼이며

우리나라 삼치를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참치參差라고 부른답니다.

 

삼치는 중에는 1메타 정도 되는 것이 맛도 좋아 가격이 좋으며 

수출용으로 적합하며 더 큰 것은 오륙 메타 짜리 도 많았지요.

 

1950년대 당시에

남해안나로도羅老島 거문도巨文島 앞 바다에서

주로 1메타 정도의 삼치를 잡아 일본에 수출하던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삼치참치라 하며 튜나Tana라고 불렀답니다.

 

삼치 이야기는 거문도에 사시는 소설가 한창훈님의 글에서 잘 나오지요

많은 경험經驗을 쌓아야한다며

 원양어선도 타고 넓은 바다와 해외를 다니신 한창훈 씨는

거문도巨文島에서만 살며 좋은 글들을 쓰고 있으시지요.

 

개펄이 줄어들고 양식장이나 바다어장이 많아지니

낳을 곳이 없어져 찾아오기도 그렇고

좋은 들이 가까이 오기 전에 잡으니 보기가 힘들게 되었지요.

 

잘생긴 왕자님의 노래는 떠나는 모두에게 손을 흔들며

빈주암賓住巖 돌아 나오니 대풍大風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오네요.

 

대풍마을 사람들은 높은 절벽위에 살면서

독실 산자락의 약초도 캐며 바다에 나가 고기도 잡고 물질도 하며

낚시 배들을 앞세워 갯바위 낚시 꾼들을 자상仔詳하게 안내도 잘 하지요.

 

그러나 조기멸치 떼가 많이 찾아올 때는

앞서나가 전위대 前衛隊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였지요.

 

앗 차 하는 순간에 목숨을 놓을 수밖에 없는 위험危險바다

 

를 저어 거친 바다에 나가야하는 가냘픈 목선木船

 

 

가거도可居島 사람들은 서로 잘 도와야 목숨을 지켜나가며

 

더불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협동정신協同精神

 

오랜 세월동안 세대를 넘어 전해 내려오고 있지요

 

 

함께 나가 큰 그물로 많이 잡아야 그나마 생활이 유지維持 되니

 

고기떼가 나타난다하면 횃불을 들고라도 바다에 뛰쳐나가야하지요

 

 

멸치 떼들은 매년 음력陰曆 6월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지

만들어놓은 어도魚圖에 따라 똑같은 방향으로 간다고 하며

멸치 떼들을 쫒고 쫒으며 그 무거운 그물을 펴고 당기며 퍼 올리며

공동작업 共同作業을 하여야하는 아주 힘든 일이였답니다.

 

거친 파도 위에서

송진松津으로 만든 횃불을 켜고 를 저어가며

 

멸치 떼가 나타나면 소리를 지르면서 그물을 펼쳐 퍼 올리고

가득 잡아 만선滿船이 되면 풍어기豊漁旗를 달고 마을로 돌아오지요.

 

힘들고 고된 노동이라 노래를 아니 부르면 힘을 쓸 수 없다고 하지요.

이렇게 생긴 노래가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라고 합니다.

 

노동요勞動謠 이면서 어업요漁業謠우리나라의 멸치잡이 노래

부 산어방놀이

거문도뱃노래

가거도멸치잡이 노래로 이어지고 있다합니다.

  

가거도멸치잡이 노래

어여디여, 어여 를 힘 있게 부르며

에야, 에이혀 아야아 변칙적으로 반복하며

앞맨으로 갈 때는 올라가자 올라 가자 깔면서 아름답게 이어지지요.

 

후   렴 : 에야, 에이혀 아야아

샛소리 : 어여디여, 어여

 

            에야 에이혀 아야아    에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올라가자   올라가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안맨으로   올라가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만경장파   노는멸치   에기야디야 에기야디야

            우리배가   잡어실세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어떤사람   팔자좋아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고대광실   높은집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부귀영화   누리건만   에기야디야 에기야디야

 

            이놈팔자   무슨팔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멜치잡이   웬말이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이멜치를   잡어다가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어느누구   살릴손가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나라왕세   바친후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늙은부모   봉양하고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젊은아내   배채우고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어린자식   길러보세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사람들아   웃들마소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가시나무   이노착을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밀었다가   당겄다가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정든님을   남줄망정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이노착을   남줄소냐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다왔구나   다왔구나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아홉골래밀 다왔구나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긴 작업시간 동안 멸치잡이를 하는 가거도 멸치잡이 소리는 길기도하여

노 젓는 소리고기 푸는 소리의 한 부분을 묶어 부른 거랍니다.

 

가거도可居島 분이신 불가사리님이 카페 가거도 짝지도팍 에 올린

가사歌詞등을 감히 옮겨 왔으며 동영상動映像노래를 실지 못하여

노래의 참맛을 온전히 다 전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습니다.

  

우리나라의 어업요漁業謠는 바다에서 일하며 부르는 작업요作業

를 저으며 부르는 뱃노래로 나눌 수 있는데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는 이 두 가지를 반복하여 부르므로

다른 지방 민요民謠와는 조금 다른 가창歌唱 방법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힘든 일을 하면서 피로疲勞를 덜어주고 일체감을 높이기 위하여 흥을 돋워

흥취興趣가 고조된 상태에서 긴 시간동안 즉흥적卽興的으로 부르는 노래로

 

협화음을 내는 듯 하면서 다시 조화調和를 이루는

부조화不調和 속의 조화를 나타내는 특색이 있어

잠재적潛在的으로 높은 예술성藝術性이 있어야 노래를 이룰 수가 있답니다.

 

멸치어장으로 가면서 노를 저을 때 부르는 놋 소리

멸치가 발견되었을 때 횃불을 켜들고 멸치를 모는 멸치몰이소리

그물을 넣는 그물 치는 소리

멸치를 퍼 올리는 술비 소리

 

긴소리, 잦은 소리, 역수타는 소리, 긴 뱃소리, 잦은 뱃소리,

포구로 돌아 올 때 부르는 풍장소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멸치를 잡으러 가면서 를 저을 때 부르는 놋 소리

앞소리꾼이 소리를 메기면 뒷소리꾼들이 소리를 받고

그 사이 사이에 구음謳吟으로 된 샛 소리를 넣어

삼중창三重唱을 이루며 힘을 솟아나게 하는 특징特徵이 있다고 합니다.

 

멸치잡이 노래학자學者이신 고의숙 임이 발굴하시어

전남대학 지춘상 교수님과 순천대학 최덕원 교수님의 고증을 거쳤지요

 

인간문화재人間文化財가 되신 기능보유자技能保有者

선 소리김 명후

샛 소리임 동채

뒷 소리최 원산 임이시고

전수 장학생에 김 창대최 호길 임이 다함께 불렀지요.

 

한평생 노래만 부르다가 떠나가는 인생도 있습니다.

멸치잡이 노래재현再現하여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 받도록 고생하신 분들 중에 몇 분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지요.

 

받는 소리 최호길(1946년생,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473)님은    

가거 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뱃노래를 듣고 부르며

서울서라벌 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나와 무대음악전념專念하며

애수哀愁가거도 타령妥靈 등을 작사 각곡도 하였고

 

어릴 때 불렀던 가거도멸치잡이 노래를 정리하여 잘 만들어보고자

고향에 돌아와 가거도 초 중학교 음악音樂 선생님 을 맡아

후배들에게 음악노래도 가르치며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를 아주 흥겹게 잘 부르게 하여

1985년 제14회 남도문화제에서 민요民謠부문 우수상수상受賞하였고

1986년 제27회 전국 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문공부장관 상을 수상하는 등

고향 분들과 합심合心하며 정성精誠을 들여 인정認定 받게 하였지요.

 

 

한가지만이라도 이뤄내고 가시는 아름다운 분들

예능藝能 보유자保有者이신 최월산 임동채 김창대 최호길님은 돌아가시고

앞소리 선소리 예능보유자이신 김명후님 한분만 활동하고 있다 하니

주민들이 모두 협력하여 이 노래가 잘 보존保存 되도록 하면 참 좋겠습니다.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를 부르다 보니

잘생긴 왕자님이 저만큼 국쿨 도로 가고 있네요.

 

 

8. 가제도와 가거도

'가거도 회룡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룡산 9.국쿨도  (0) 2014.12.30
회룡산 8.가제도와 가거도  (0) 2014.12.19
회룡산 6.대풍마을  (0) 2014.12.02
회룡산 5.아홉골래미  (0) 2014.11.25
회룡산 4.가무짝지  (0) 201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