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회룡산

회룡산 6.대풍마을

서 휴 2014. 12. 2. 06:58

회룡산回龍山

서길수

 

이 올라와 회룡산 回龍山을 만들다

 

6. 대풍마을

 

가보았다는 것과

가보지 않았다는 것과는

그곳에 대한 생각에 어떤 차이를 가져올까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의 상상력에 대한 범위範圍는 얼마나 다를까.

어른이 되어갈수록 상상력은 줄어드는 걸까 더 많아지는 걸까

 

서해안이나 남해안의 여러 들은 뻘 밭이라고 하는 개펄도 있으며

아담한밑에 해수욕海水浴을 할 수 있는 백사장白沙場도 있으며

농사農事를 지을 수 있는 농토農土가 있어

아기자기한 여성스러움이 있으나

 

가거 도는 돌아가며 모두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경사傾斜가 심한 만이 우뚝 서 있다 보니

 

농사農事를 지을 도 없으며

그나마 한여름에 즐길 수 있는 백사장白沙場도 없다보니

 

가거 도는 거칠면서도 우직한 산만이 서있는

바다 한가운데에 우뚝서있는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렇지요

우리나라의 최 서남단 最西南段에 있으면서

거칠고 삭막한 환경環境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다른 섬들에 비하여 특별한 점이 많다보니

재미있는 헛소문도 따라다닌답니다.

 

너무 멀기도 하며

파도波濤가 높이 치면서 뱃멀미에 토하여 시달렸다거나

산거머리가 착 달라붙어 사람의 를 모질게 빨아먹는다거나

 

물고기에 쏘여 신경마비가 되어 핼리콥터고생하였다는 등

만만치안은 헛소문이 돌기도 하였지요.

 

더구나 폐교廢校초등학교의 낡고 침침하며 음산한 건물에서

극락도살인사건 이란 공포영화를 촬영하여

더욱이 공포감恐怖感 마저 조성하였답니다.

 

이제 폐교된 초등학교는 철거撤去되었고

가거 도로 가는 뱃길은 제주도울릉도鬱陵島보다도 잔잔하여

커다란 페리호로 가니 요동도 치지 않아 배 멀미가 없지요.

 

산거머리는 장마철에 나오긴 하나

잘 눈에 띄지 않으며 논거머리보다 순하답니다.

 

쏘가리처럼 톡 쏘는 물고기는가 있긴하나 

쀼죽하게 달린 지느러미는 조심스레 만지면 다치지 않지요.

 

복어複語 처럼 독이 있는 물고기는 있지도 않으며

혹여 이 있는 물고기가 있다면

몇 대를 걸쳐 살아온 주민들이 쉽게 구별하여

내장內臟을 잘 정리 整理하여 회도 쳐주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주면 그저 허겁지겁 맛있게 먹다가

과식 過食하는 경우境遇가 많은걸 조심하여야 한답니다.

 

한때는 헛소문이 돌다보니 예약 豫約을 취소하는 등으로

가거 도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불안하게 한 적이 있었답니다.

 

헛소문이란 때로는 좋기도 하답니다.

헛소문이 그럴듯하게 소문所聞으로 번지면서

그곳이 어디인가 알려주기도 하며

헛소문의 내용과 참 진실을 가르쳐주기도 하지요.

 

잘생긴 왕자님의 노래는 해뜰 목에서 앞맨 바다를 따라

소퉁昭燈에서 해돋이를 보며 장갓살 바위를 어루만지며

봄날의 무릉도원 武陵桃源같은 구절 곡九節谷을 지나가며

 

이어지는 빈주 암賓住巖

앞맨 바다에서 200여 미터나 우뚝 곧추 솟으면서

반도 半島처럼 툭 튀어나온 빈주암 賓住巖

 

높기 도한 머리위에 후박나무 숲을 이고 있는 모습이

놀라울 만큼 신기神技하고 진기津氣 모양을 하고 있지요

한마디로 경이驚異로운 모습이라고 하여야겠습니다.

 

높다란 빈주암 賓住巖 절벽에 걸터앉아 보면

앞맨 바다는 곳곳에서 물고기 떼들의 장관壯觀이 펼쳐지며

맑고 푸른 물속에 노니는 고기 때들에 홀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미끄러져 고기밥이 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앞맨 바다에서의 빈주암 賓住巖

높은 직벽直壁이라 올라갈 수 없으나

욕심을 내어 대풍마을에서 오르고자 한다면

 해안선海岸線모두다 절벽絶壁으로

대풍大風 마을까지 이어지며

 

절벽 위에 있는 대풍마을을 지나도

절벽을 따라가야 하는 곳이 가거도이기도 하지요.

 

앞맨 바다에서의 빈주암 賓住巖은 높은 직벽直壁이라 올라갈 수 없으나

욕심을 내어 대풍마을에서 오르고자 한다면

 

독실산 밑으로 등산로 登山路가 없는 가파른 산비탈 속으로

수풀을 헤쳐 가며 후박나무 등걸을 연이어 붙들어가며

위험危險하게 올라갈 수는 있지요.

 

그러나 가거도 등반 코스 중에서도 빈주 암 가는 길이

제일 위험危險하여 대풍마을 사람들도 오르지 않는 곳이라며

를 타고 그저 올려다보며 지나가라고 합니다.

 

이른 봄날이 되면 아홉 골래미를 따라 빨갛고 뽀얗게 피워 데는

산 살구들과 푸른 숲이 그리고 절벽絶壁

파란 바닷물과 어우러져 출렁이며 일렁이면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마저도 흔들어 놓는다고 하지요.

 

이어지는 절벽 속에 아홉 골래미

독실 산으로 치솟아 오르는 듯 휘감겨 내려오며

푸른 후박나무 숲들에 싸여 어울리면서

 

바닷가 절벽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산살구들의 넓은 밭과

쭈뼛하게 올곧으며 높은 빈주 암 賓住巖대풍마을

그리고 앞맨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차라리 대풍마을에서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넓고 넓은 바다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바라볼 수 있도록 넓은 바다에 자리라도 마련하여 준다면

관광객은 물론이며 화가 분들이나 사진작가 분들이 모여 들어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떠나지 않을 곳이 되겠지요.

 

그러나 앞맨 바다에는 바위도 없으며 암초暗礁도 없으며

그저 많은 물고기들이 서해안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깊고 넓은 물결만 출렁이지요.

 

대풍마을에서 대리마을은 서로 독실 산 너머에 있어

산길 따라 우거진 수풀과 이끼 낀 바위들로 위험하여

서로서로 배로 드나들고 있답니다.

 

동해의 맨 끝 섬인 독도獨島

남해의 맨 끝 섬인 마라도馬羅島

서해의 맨 끝 섬인 가거도可居島가 한 결같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주민들이 많이 모여들어 잘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세 곳의 섬에 예산을 배정하여 개발開發을 시작하였지요.

 

근년에 들어 독실산 정상에 오르는 계단을 만들며

대리마을대풍마을을 연결하는 도로가 생겨나게 된답니다.

 

더 나아가 대풍마을에서 백년등대까지의 길이 열린다면

섬등반도와 연결되어 가거도 일주도로一周道路 완성되는 것이지요.

 

빨리 개통되면 좋으련만 예산豫算을 주다마다하나 봐요

바쁘지 않다고 쉬엄쉬엄 공사하는 건지 몇 년이 지나도 소식消息이 없네요.

 

나라의 예산국회에서 심의審議할 때 작은 부분이라도 세심하게

배려하는 국회의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을 때가 많지요

 

가거도일주도로가 하루 빨리 생겨나면 다 같이 찾아가

가거도의 아름다운 곳을 두루 구경 한번 하며 다 같이 걸어봅시다.

 

대풍大風마을 사람들은 독실산에 기대어 높은 절벽위에서 살며

바람이나 태풍이 심하게 불어 몰아칠 때는

뒷산 독실 산이 막아줄 듯 한데

세찬바람이 되돌아 휘감겨오며 더욱 세진 바람이 된답니다.

 

그래도 평화스럽게 후박나무소나무 마냥 바람막이로 삼으며

독실 산자락에 곰치 나물이 군락들을 이루니 나물과 더불어 약초도 캐고

바다에 나가 고기도 잡고 물질도 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지요

 

그러나 그것이 단지 먹고 살아야만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이뤄진다면

여유로움이나 아름다운 광경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느껴야할까요.

 

배를 타고 몇일을 나가야 병원의사도 찾을 수 있으니

몸이 아프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운명에 메 달리기도 하였답니다.

 

아프고 급할 때 배편마저 마련하지 못하여 발을 동동 구르다

어린 삼남매를 차례대로 보내야만하였던

많은 어머니는 을 풀지 못한 체

노인이 되어 대풍大風마을에 살아가고 계시지요.

 

지금은 보건소가 있고 헬리콥터를 부를 수 있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얼마 전까지의 현실이 그랬었답니다.

 

잘생긴 왕자님이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면

어떤 헬리콥터를 불러야할지 고민도 되고 궁금해집니다.

 

헛소문이 아니라 헛소리 같은 말이라고요

어린아이들한테 물어보면 재밌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될 것 같지요.

상상의 나래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살아가는 모습이 다들 다르니

생각하는 모습이 다들 다르니

 

어떤 모습이 아름다운 걸까

어떤 생각이 아름다운 걸까

 

많은 모습들을 둘러보니

많은 생각들을 하여보니

 

아름다운 모습도 많네.

아름다운 생각도 많네.

 

가거 도에 찾아가

독실 산에 올라가

 

아름다운 모습만 보며 살거나

아름다운 생각만 하며 살거나

 

 

7. 멸치잡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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