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회룡산

회룡산 3.땅제

서 휴 2014. 11. 13. 06:57

회룡산回龍山

서길수

 

이 올라와 회룡산 回龍山을 만들다

 

3. 땅제堂祭

 

가거도 사람들은 곳곳에 아름다운 이름들을 많이 지어놨지요

물 둥개 절벽 위에를 해뜰 목이라고 한답니다.

 

200 메타가 넘는 높다란 절벽위 해뜰 목

세게 부는 바람에 서있기도 위험하여

후박나무들도 시달려 고목古木이 되어있답니다.

 

함경도황초령黃草嶺이 불어 데는 바람에 풀도 자라지 못하고 메마르니

누런풀들이 되어 있다고 황초령黃草嶺이라 부른다던데

이곳 해뜰 목에서는 그 흔한 후박나무도 자라지 못하게 하는 곳이랍니다.

 

그러나 남해안에서 떠오르는 붉은

지리산의 천왕봉에서 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하니

이른 새벽에 일어나 센바람을 맞으며 라도 보고 싶게 만드는 곳이지요.

 

물안개에 항상 가려있는 가거도 그리고 해뜰목

어느 날 해무海霧가 겉이어 멀리 바라볼 수 있다면

남해안의 군데군데 모여 있는 아름다운 들의 덩어리 모습들도

해뜰 목에서 보아야 제 맛이 난답니다.

 

들의 아름다운 덩어리 모습들

섬들이 모여 군도를 이루니

우이군도. 맹골군도. 거차군도. 독거군도. 외모군도 라고 부르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홀로서서 파도를 타고 있는 홍도. 흑산도. 하태도. 중태도, 상태도. 만재도.

그리고 관매도. 추자도 제주도 도 바라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눈에 자세히 보시려면 독실산 정상에 올라가야지요.

 

잘생긴 왕자님은 해뜰 목에 올라와

고목이 되어버린 후박나무 등걸에 기대었다가

까마득한 물둥개 절벽을 내려다보며 깜짝 놀랍니다.

 

물둥개 절벽은 엄청 큰 바위가 퍽하고 쪼개져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200 메타가 넘는 대단한 절벽을 이루며 그 사이로 고래가 물을 토해내 듯

파도가 부딪치고 있어 고래가 물 품는 곳이라 이름을 지었나 봐요

 

동쪽으로 먼 군도群島의 섬 숫자를 헤아려보며

북쪽으로 흑산도를 비롯한 들에 물안개가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남쪽으로 먼 제주도의 우뚝 선 한라산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콧노래를 부르며

후박나무 숲으로 된 긴 터널을 걸어가게 되지요.

 

회귀한 꽃들이 듬성듬성 피어있는 달뜬 목

정월 대보름날에는 달님에게 소원을 비는 곳이지요.

 

잘생긴 왕자님은 달뜬 목에 서서

후박나무에 가려있는 하늘을 조심스레 올려다보며

옥황상제님이 언제 내려오실지 마음속으로 물어봅니다.

 

이 넓고도 거친 세상을 잘 견디어내며 하늘나라에 올라가

자기의 뜻을 펼칠 수 있게 하여달라며 소원을 빕니다.

 

달뜬 목에서 예덕나무 산뽕나무들이 서있는 길을 빠져나오면

눈앞이 환하게 밝아지며 전망이 탁 트이지요.

달뜬목하늘공원 위쪽이 되면서 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지요

 

오른 켠 으로는 섬등반도를 향하는 절벽이 이어지며

바다 물결이 바깥간여중간간여큰 간여 사이를 출렁이고

저 멀리 섬등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성견여가 보일 듯 말듯 합니다.

 

이 앞바다를 넓은 밭처럼 보인다하여 밭맨이라 부르는데

태풍이 불어오거나 비바람이 많이 몰아 칠 때에는

많은 배들이 몰려와 가거도 항구에서 피항避港을 하게 되지요.

 

옛날 828년경부터 장보고張保皐/ 張寶高 장군이

지금의 완도莞島청해진淸海鎭을 세우고

 

무역선단貿易船團교관선단 交關船을 이끌고

산둥반도山東半島칭다오靑道옌타이烟台를 드나들다

태풍이 오면 이 가거항구 可居港口에 와서 머물렀지요.

 

머물며 구경하면서 가거도가 너무 아름답다며

가가도嘉佳島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가도嘉佳島는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섬이란 뜻이 되겠지요.

장보고장군이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옛날부터 우수한 우리솜씨를 앞세워 좋은 배들을 많이 만들고

더 넓은 해상통로海上通路를 개척하는 전통傳統을 만들었다면

 

우리나라가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도

우리가 먼저 진출進出하였을 것으로 생각되어지지요.

 

이십년밖에 견디지 못한 청해진淸海鎭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인생의 시련試鍊이 많았던 장보고 張保皐장군을 생각하며

정치를 잘해야 국민이 잘살며 나라가 발전한다는 말을 알게 합니다.

국회가 열심히 일을 하면 나라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되겠지요.

좋은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잘생긴 왕자님은 시원한 해풍海風에 옷깃을 여미며 약초들이 무성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당제堂祭에 다다르게 되지요.

 

옛날 옛적이 아닌

가까운 옛날에

 

성도 이름도 모르는 한 스님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없는 한 스님

 

모두들 잘 살기를 바라며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나 함께하면서

풍어제豊漁祭를 올려주기도 하며

많은 봉사를 하면서 오랫동안 더불어 살았답니다.

 

가거도 사람들은 이 스님은덕恩德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하여

수호신守護神으로 모시며 당제堂祭를 지어

땅재라 부르며 제사를 올려 드리지요

 

그래요 자기가 하고픈 을 좋게 하다가 떠나가면 될

스님처럼 고생하더라도 아름답게 살아가면 될

 

큰일을 해내겠다며 욕심을 내어 거창하게 소문을 내면서

세월호 처럼 남에게도 나라에도 많은 피해를 남기며

처량하고도 씁쓸하게 야산에서 시신이 되어 떠나기도 하지요

 

하기야 이런저런 사람들이 어울려 웃게도 하고 울게도 만들며

칭송도 받고 손가락질도 받으며 어울려 사는 곳이

세상이라 하니 별일들이 많이 벌어지겠지요. 

 

그러나 우리에게나 우리주변에

이런 일들보다는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어요.

좋은 희망希望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살아가야지요

 

당제堂祭에서는 가거도의 큰 마을인 대리마을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회룡산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곳이 기도하지요

 

큰 마을 대리마을 앞 바다로 천천히 내려오면

검은 몽돌들이 파도와 손을 잡으며 노래하는 짝지 밭에 오게 됩니다.

 

가거 도에서는 몽돌이나 도팍 이라고 하며 검은 돌들이 많지요. 

짝지 밭이라고 하면 무얼 할 만한 평평한 곳을 가리키지요.

평평한 곳이 아주 드믄 곳이 가거도라 논을 만들지 못한답니다.

 

잘생긴 왕자님은 장군봉을 지나며

망추개 큰납덕여 오동여 똥개섬 섬들이 감싸고 있는

몽돌들이 깔리어 해수욕을 할 수 있는 짝지 밭에서

검은 듯 푸른 물결이 철석이며 오고가는 짝지 밭에 서서

바다 밑 용궁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고향을 떠나는 아쉬움에 눈물 흘린답니다.

 

장군봉굴 섬이라고도 부르지요

장군봉에는 깊은 동굴이 있기 때문이지요.

 

깊은 동굴을 따라 들어가면 용궁에 갈수 있다고 하는데

잘생긴 왕자님이 회룡산 바위가 되면서 막히고 말았답니다.

 

이 막히다보니 아무도 용궁龍宮을 가볼 수 없어

우리는 용궁龍宮을 상상의 세계로 그려보게 되지요.

 

전설傳說은 그래요

하필이면 중요한 대목에서 왜 막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좋은 이야기를 하며 매듭을 짓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중요한 대목에서 막히지 않아야 할 텐데

좋은 과 좋은 을 하며 막히지 않도록 잘 풀어가며 살아야 할 텐데

마음속으로 기도祈禱를 하여봅니다.

 

4. 가무짝지 歌舞作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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