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야기

이기는 돌

서 휴 2014. 4. 27. 15:19

이기는

서길수

 

 

저분은 지는 걸 참 싫어해요

져 주시지 그랬어요.

지다보니 화가 나셨나 봐요.

 

눈목자을 놔요

그냥 날일자로 나가야 끊이지를 않지요.

 

나도 이기려 한 것은 아니지요

남들이 다 보는데 안 잡을 수가 있나요

 

그렇긴 해요.

그래도 지고 나니 되게 섭섭한 모양이지요.

 

내기도 아닌데 너무 섭섭하게만 생각해선 안 되지요.

내기도 친한 사이에 재미있게 둘 수 있지요

하기야 돈 내기든 아니든 지고 좋아 할 사람은 없는 것 같지요

 

바둑은 지려고 두는 것인지도 몰라요.

지는 횟수가 더 많은 개임이라고 하지요

 

바둑은 지고이기는 걸 떠나

두면서 즐겁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인생도 안 되는 일이 많지요

안 되는 일을 되게 만드는 묘미가

성공하였을 때의 기쁨을 더욱 크게하지요

 

바둑도 단계단계 마다 어려운 판단을 잘하여

성공시켰을 때를 생각하며

희망을 가지고 두는 것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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