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야기

밑에 깔린 돌

서 휴 2013. 4. 7. 02:32

밑에 깔린 돌

서길수

 

 

막걸리 술잔이 한 순배巡杯 돌아가자

이야기는 신바람을 탄다.

 

작은 술집에서 시비是非가 붙었지요.

옥신각신하다 자리에 돌아와서도

흥분興奮을 못 참는 거예요

 

참아 제는 점잖아

이제 40대 같아

너는 50대잖아

 

무슨 소리야

제는 운동運動도 안한 것 같아

나는 마라톤 하고 헬스클럽에 나가잖아

 

버릇없이 어딜 대들어

안 돼

참아 참으라니까

 

화장실化粧室에 다녀오니 둘이 붙었어요.

누가 밑에 깔렸겠어요.

내 친구親舊 50대에요

 

형 같은 사람한테 이게 뭐야

고함高喊을 질렀지요.

뜯어 말리느라 혼났어요.

 

으로는 안돼요

나이는 못 속여요

 

맞아

나이라는 건 어쩔 수 없나 바

 

지금 바둑 두고 있는 김회장會長

도 좋고 기억력記憶力이 대단하셨지.

학벌學閥 좋고 부러울 게 없는 분이야

 

몇 년 까지만 해도 프로한테 2급 둔 분이야

예리하게 잘 두셨어.

당할 사람이 없었어.

 

요새 보면 아니야

을 또 잃고 있는 것 같아

두다 잊어버려 필름이 끊기나 바

 

기억력記憶力도 나이 따라 가는 것 같아

70이 훨씬 넘어가면 보긴 좋아도

이나 기억력記憶力이 허울뿐인 것 같아

 

왜 그리 수를 못 보지요 참

욕심欲心을 버려야지

과거過去에 잘 났으면 뭐해

 

우리와 같이 막걸리나 먹지

글쎄 말이 예요

 

아줌마

한 병 더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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