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야기

한번모여

서 휴 2012. 3. 22. 23:34

 

한번 모여

서 휴

 

 

맷돌바위 언저리에 하나씩 하나씩 진달래가 필 때면

우리 한번모여

반가운 얼굴들 둘러앉아 즐거운 이야기 하자한다

 

처마 밑 목련이 외로이 홀로 활짝 필 때면

우리 한번모여

상록수에서 세상사 흘러감을 이야기 하자한다

 

푸른밭 딸기가 방울방울 오라오라 손짓할 때면

우리 한번모여

웃으며 싸우며 목소리 높여 내기바둑 하자한다

 

한여름나절 참외가 무르익고 수박이 터질 때면

우리 한번모여

부채 흔들고 떠들며 큰소리로 바둑이야기 하자한다

 

그렇게 초복이 중복이 말복이가 기승을 부릴 때면

우리 한번모여

백두산 천지에 올라 미역 감으며 바둑을 두자한다

 

국화꽃이 활짝 피어 광교산 하늘이 그렇게 파랄 때면

우리 한번모여

인생과 바둑이 같이 가나 안가나 내기 하자한다

 

학장님 장군님 차관님 왕회장님 홍사범님 회장님들

우리 한번모여

얼굴 마주하고 어제 오늘 이야기하며 또 바둑 두자한다

 

상록수기원 홍원장이 잘 드는 돌칼로 사과 썰 때면

우리 한번모여

세상살이도 아름답다고 은은한 돌 소리로 이야기 하자한다

 

 

***** 1999년 상록수 기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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